이번주 금융시장 시선은 올해 두 번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쏠릴 전망이다.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가 중론이다.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원·달러 환율이 다소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발(發) 관세전쟁 압박으로 경기 부양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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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5일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연 3.0%에서 연 2.75%로 0.25%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인하가 현실화하면 2022년 10월(2.5→3.0%) 이후 약 2년 4개월 만에 2%대로 회귀하는 것이다.
시장은 한은이 지난달 숨고르기(금리동결)을 선택한 만큼, 이번엔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게 본다. 인하가 점쳐지는 가장 큰 이유는 낮아지는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다. 한은은 지난달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기존 1.9%에서 1.6~1.7%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금리인하를 통한 유동성 공급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으로 세계 경제 불활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씨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 부품, 의약품, 반도체 등에 25%의 관세를 물리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0.203%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금통위가 열리는 날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한다.
지난달에 비해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완화됐다. 지난달 금통위는 환율 변동성을 근거로 금리를 동결했는데, 당시 1460원이 넘었던 환율이 이달 들어 1440원 안팎까지 내려왔다. 지난 21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6원 내린 1434.3원에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하락으로, 지난달 24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최저치다. 변동성이 가라앉은 만큼 금리인하를 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이 다시 확대되며 원화 약세에 대한 우려를 자극할 수 있으나 금리인하나 성장 전망치 하향 조정을 지난 연말부터 가격에 반영해왔던 만큼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각으로 오는 24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27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가지는 것도 눈 여겨봐야 한다.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한 협상, 전후 구상 등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보여서다. 세계 각국에 부과할 예정인 신규 관세에 대한 언급도 나올 가능성이 크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핵심 인플레이션 데이터로 주목하는 PCE(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도 확인해야 한다. 오는 28일(현지시각)에 1월 PCE 물가지수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증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6% 각각 상승하면서 석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