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이재근 KB금융지주 글로벌 사업부문장이 인도네시아를 찾아 KB뱅크(옛 부코핀은행) 현지 경영진과 전략회의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인도네시아 금융당국 관계자와도 만난 것으로 전해지고요. KB금융이 KB뱅크를 정상화하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습니다.
KB금융은 신한금융지주와 리딩 금융그룹 왕좌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엔 주요 경영지표에서 KB금융이 신한금융을 대부분 앞섰습니다. 금융사 수익성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인 ROE(자기자본이익률)와 ROA(총자산이익률)는 지난해 누적 각각 9.72%, 0.68%를 기록하며 신한금융(8.6%, 0.63%)을 제쳤고요. 건전성의 경우 KB금융의 지난해 말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65%로 신한(0.71%)보다 양호했으며, NPL 커버리지 비율도 150.9%로 신한(143%)을 웃돌았죠.
특히 KB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조782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유일하게 5조 클럽에 입성하며 2년 연속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습니다. 호실적 비결은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고른 성장입니다. KB손해보험 8395억원, KB라이프생명이 2694억원 등 보험계열사가 총 1조1089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죠.

그 결과 KB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낮은 60%로 집계됐습니다. 신한금융(74%), 하나금융(84%), 우리금융(91.6%)을 큰 차이로 따돌린 겁니다.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현대증권(현 KB증권),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 인수 등 윤종규 전 회장이 완성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덕택으로 풀이됩니다. 과감하고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한 발 먼저 움직여 우량 매물을 싹 쓸어갈 수 있었던 거죠.
이런 KB금융이 해외 사업에서는 영 맥을 못 추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의 해외법인 5곳의 지난해 합산 순손실은 833억원으로 전년 말(-234억원) 대비 3배 이상 적자가 확대됐습니다. 4대 은행 중 적자를 보고 있는 건 국민은행 한 곳뿐입니다. 신한은행 해외법인 10곳이 거둔 순이익은 총 5720억원으로 전년(4824억원) 대비 18.6% 늘었죠. 그룹 글로벌 순이익은 은행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38.1% 증가한 7589억원을 기록했고요. 역대 최고 실적입니다.
2016년 카자흐스탄 진출 실패의 아픔을 겪은 KB금융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2018년 KB뱅크(옛 부코핀은행)를 인수했지만, 결과적으로 '악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코로나19 직격탄으로 부실이 대거 늘어난 KB뱅크 순손실은 2021년 2725억원, 2022년 8020억원으로 급증했습니다. 2023년에는 적자 규모를 1733억원으로 줄이는데 성공했지만, 지난해 2410억원으로 다시 늘어났더라고요.▷관련기사 : KB 아픈손가락 '부코핀'…정상화는 언제쯤(2024년 10월23일)
금융권은 글로벌 사업을 책임지는 이재근 부문장이 키를 잡고 KB뱅크를 집중관리하고 있는 만큼, 경영 개선 작업이 빨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KB금융 관계자는 "올해 KB뱅크의 흑자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했고요. KB뱅크는 부실자산 정리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39.7%에 달했던 KB뱅크의 부실채권 비율은 지난해 말 23.1%로 개선됐고요. 올해 연말에는 15% 이하로 더 낮출 계획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국민은행의 '지원'이 필수적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