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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한일시멘트 3세 허정규家 먹는장사…‘흑자가 뭐예요?’

  • 2022.10.06(목) 07:10

한일시멘트③
부친 허남섭 명예회장 일가 차우․세우리 소유
서울랜드 식당·카페 등 운영…수년째 영업적자

중견 한일시멘트그룹 3세인 허정규(31·미국명 허제이정)씨가 레저 분야의 주력사 서울랜드의 경영 참여를 계기로 ‘먹는장사’에 본격적으로 발을 담글 것으로 보임에 따라 조기에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거리다.  

여건은 녹록치 않다. 앞서 ‘[거버넌스워치] 한일시멘트 ②편’에서 언급한 부친 허남섭(71) 명예회장 일가가 주도해 온 외식업체들의 벌이가 지금껏 영 시원찮아서다. 수치가 증명한다. 

‘먹는장사’로 영 재미 못보는 4남家

㈜차우 및 세우리는 한일시멘트 계열의 경기 과천의 테마파크 서울랜드 내의 식당 및 카페 등을 운영하는 곳이다. 먼저 총자산 330억원(2021년 말 기준) 규모인 ㈜차우의 2015년 이후 재무실적을 보면, 매출은 2015년 35억원을 찍은 뒤로 거의 매년 예외 없이 뒷걸음질치고 있다. 작년에는 13억원에 머물렀다. 

이렇다 보니 벌이라고 좋을 리 없다. 코로나19 탓도 있겠지만 7년간 영업흑자를 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게다가 2018년 이후 적자 규모가 점점 불어 작년에는 9억원에 이른다. ‘먹는장사’로는 영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총자산 36억원 가량인 또 다른 외식업체 세우리도 별 반 다를 게 없다. 2019~2021년 매출 규모는 23억~54억원으로 ㈜차우보다 많지만 매년 예외 없이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영업손실이 2019년 3억원에서 재작년에는 15억원으로 급증한 뒤 작년에도 10억원 가까이 됐다. 순익이라고 별반 다를 게 없다. 2억원의 적자를 시작으로 점점 불어 작년에는 10억원의 손실을 냈다. 

외식업체 적자 메운 비결…형제사 녹십자

㈜차우는 다만 순익으로는 2020~2021년 각각 77억원, 14억원 흑자를 냈다. 비결은 딴 게 아니다. 한일시멘트 형제사인 녹십자에 있다. 현재 확인 가능한 범위로, ㈜차우의 2019년 말 매도가능증권 자산은 268억원. 이 중 녹십자 지주회사이자 상장사인 녹십자홀딩스 지분 2.00%(장부가 209억원)를 핵심 자산으로 가지고 있었던 것. 

즉, 2020년 ㈜차우의 대규모 순익흑자는 녹십자홀딩스 지분 매각(2.00%→1.15%) 등으로 101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낸 데 기인한다. 한마디로 본업인 외식업으로는 적자가 쌓여가는 가운데 형제사의 주식으로 이를 메운 셈이다.  

아울러 ㈜차우는 2020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주식투자에 나설 모양새다. 이전까지만 해도 녹십자홀딩스 외에 서울랜드(7.54%), 세우리(10.51%) 등 비상장 관계사 주식만을 보유하고 있던 ㈜차우가 재작년에 상장사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을 볼 수 있는 것. HD현대, SK이노베이션, 기아차, HDC현대산업개발, 제넥신, 지노믹트리 등 6개사 주식으로 액수로는 각각 5억원씩 30억원어치다. 

‘[거버넌스워치] 한일시멘트 ①편’에서 기술한 대로, ㈜차우가 최근 그룹 주력사인 한일시멘트 주식 약 5억원어치를 장내 매입, 주주(지분0.06%)로 등장한 것도 어찌 보면 이와 무관치 않다고 볼 수 있다. (▶ [거버넌스워치] 한일시멘트 ④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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