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2차전지 장비 제조그룹 원익(WONIK)의 2대(代) 세습 작업이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창업주가 2년 전(前) 주식 대물림을 매듭지은 뒤 경영 승계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는 것. 장남이 부사장 승진과 함께 중추 계열사의 이사회로 직행했다.
3남매 중 주력사 이사회 첫 진입
원익큐엔씨(QnC)는 오는 31일 2025사업연도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이규엽(43) 부사장을 이사회 멤버로 추가 선임(임기 3년)할 계획이다. 창업주 이용한(72) 회장의 2남1녀 중 맏아들이다.
원익QnC는 원익홀딩스를 정점으로 한 원익그룹 81개(국내 46개·해외 35개) 계열 중 원익IPS(반도체 장비), 원익머트리얼즈(반도체·디스플레이용 가스), 원익PNE(2차전지 장비)와 더불어 핵심 제조 계열사 중 하나다. 반도체 소재 석영유리(쿼츠웨어) 업체다.
이 창업주의 2세 삼남매 중 주력사의 이사회에 포진하게 되는 것은 이 부사장이 처음이다. 고희(古稀·70)를 넘긴 이 회장이 장남을 필두(筆頭)로 2대 승계에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이 부사장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출신이다. 원익머트리얼즈 해외영업팀장, 원익홀딩스 부장을 지낸 뒤 2021년 상무 승진과 함께 원익QnC 세라믹영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어 2024년 초 전무(글로벌운영센터장·GOC), 작년 12월 부사장(쿼츠사업부장) 승진과 함께 이번에 이사회에 진입했다.
이 부사장 합류는 오너 부자가 원익QnC 이사회에 동반 참여해 경영 전반을 챙긴다는 의미도 갖는다. 원익QnC는 현재 4인(사내 3명·사외 1명) 이사회 체제다. 이 회장은 2022년 3월 대표에 오른 전문경영인 백홍주(65) 사장(이사회의장 겸임)과 이현덕(65) 부회장과 함께 사내이사직을 가지고 있다.
이 회장의 차남은 현재 원익IPS 사업기획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규민(39) 전무다. 미래 성장동력인 원익로보틱스의 사내이사도 겸하고 있다. 딸도 뛰고 있다. 헬스케어업체 케어랩스의 이민경(37) 대표다. 신사업인 헬스·뷰티케어·레저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3남매→호라이즌→㈜원익→홀딩스 체제
2세 지분 승계는 이미 2년 전 마무리 된 상태다. 이 회장이 개인 유한회사 호라이즌을 지렛대로 삼아 3단계에 걸쳐 작업을 한 데서 비롯됐다. 당시 3남매가 갖고 있던 계열 주식이 차남 소유의 ㈜원익 0.06%뿐이었던 시기다.
매출 ‘제로(0)’의 페이퍼컴퍼니다. 2005년 1월 이 창업주에 이어 2020년 3월 이 부사장이 이사회 멤버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대표직은 2000년 8월 이후 전문경영인 임창빈(65) 원익홀딩스 사장이 맡고 있다.
2024년 초 이 회장은 호라이즌 지분을 3남매에게 넘겼다. 현재 장남과 차남이 공동 1대주주로서 각각 37%(보통주·우선주 합계), 장녀가 26% 도합 99.99%의 호라이즌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이유다. 반면 이 회장은 0.0009%가 전부다.
같은 해 8월에는 원익홀딩스 지배회사인 ㈜원익 지분 38.18%를 전량 호라이즌에 최대주주 할증 없이 당시 주식시세(종가 3785원)대로 263억원에 매각했다. 3남매는 호라이즌(46.33%)→㈜원익(30%·이외 호라이즌 직접지분 1.07%)→원익홀딩스로 이어지는 계열 지배구조의 맨 꼭대기에 지배주주로 자리 잡았다.
이뿐만 아니다. 이 회장은 호라이즌에 ㈜원익 지분 인수자금 대부분인 213억원을 빌려주기도 했다. 현재는 이 차입금도 갚은 상태다. 호라이즌이 작년 ‘텐배거’ 종목 원익홀딩스의 주가가 한창 치솟던 지난해 12월19일과 22일 장내에서 지분 1.07%를 전량 283억원(주당평균 3만4040원)에 처분한 데 따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