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산업의 연구개발 활동이 고도화되면서 세제 적용 범위와 절차도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R&D 인건비, 세액공제 청구,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GMP) 시설 투자 등과 관련한 세법 개정이 잇따르며 사전에 대응 전략을 수립해 놓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삼정회계법인 최은영 상무는 전날(3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4층 강당에서 열린 '2025년 제약바이오 회계·세무 이슈 동향 및 사례 분석 회계' 세미나에서 달라진 세액공제 제도와 대응전략에 대해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백신·바이오 R&D 인건비 세액공제율 최대 2배↑
세법 개정으로 올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가장 주목되는 변화 중 하나는 '국가전략기술·신성장 기술과 일반 R&D의 공동 수행 시 인건비 안분 기준'이다. 이전에는 국가전략기술·신성장 기술과 일반 R&D 과제를 공동으로 수행할 경우, 인건비를 구분하지 않고 전액 일반 R&D로만 분류해야 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세액공제율이 낮은 일반 R&D 기준으로 혜택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국가전략기술과 신성장 기술에 지정된 건 백신 원부자재 개발,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 등 바이오·헬스 분야 기술이다. 따라서 기업이 관련 기술 범위에 속하는 연구개발을 수행하면 일반 R&D보다 최대 2배 이상 높은 세액공제율(국가전략기술 30~50%, 신성장기술 20~40%, 일반 R&D 0~30%)을 적용받을 수 있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에 따라 지난달 1일부터 국가전략기술·신성장 기술 관련 투입시간이 50%를 넘는 경우 그 비율만큼 인건비를 안분해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연구시간에 따라 세액공제율이 더 높은 국가전략·신성장 기술 비중을 반영할 수 있게 되면서 제약·바이오 기업은 연구 인건비를 보다 정교하게 분류해 세제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최 상무는 "앞으로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연구원 투입시간 기준을 설정하고, 이를 월별 혹은 연도 단위로 산정해야 한다"며 "세무조사 시 과세당국에 50% 산정의 합리성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타임시트(Time Sheet) 관리 프로세스를 사전에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부분의 기업이 세금 목적을 위해 타임시트를 작성하지는 않기 때문에 단순 연구관리 시스템 자료로는 합리성을 입증하는 데 부족할 수 있어 세무 증빙용 데이터를 별도로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만 '신성장·국가전략 기술' 여부는 별도의 심의 절차를 통해 기술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GMP 시설·이월공제 제도, 세제 혜택 범위 확대
바이오의약품 제조업 관련 투자세액공제도 확대됐다. 기존에는 건물·설비 중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항목이 많았지만, 지난 3월 조세특례법이 개정되면서 바이오의약품 분야로 적용대상이 확대되면서다. 이에 따라 바이오의약품 제조공정간 기계장치를 연결하는 배관시설이나 제약용수 관련 설비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최 상무는 "이는 GMP 시설의 핵심 공정 인프라가 투자세액공제 대상임을 명확히 한 것으로 개정 법안에는 적용 시기가 별도로 명시되지 않아 통합투자세액공제가 시행된 2023년부터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기존에 제조공정 시설과 관련한 비용을 세액공제 신청 대상에서 제외했던 기업이라면 이번 개정사항을 확인해 추가 신청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국세기본법이 개정되면서 과세표준이나 세액 변동이 없더라도 이월 세액공제액을 증액할 수 있는 경정청구가 올해부터 허용됐다. 이월 세액공제액은 기업이 R&D 등에 투자해서 세금을 깎아주는 혜택(세액공제)을 받았는데, 당해 연도에 적자 등으로 낼 세금이 없거나 최저한세 때문에 이 혜택을 다 쓰지 못하면, 남은 혜택을 최대 10년까지 다음 연도로 넘겨서(이월) 쓸 수 있게 해주는 제도다.
이는 R&D 활동 등으로 인해 세액공제액이 늘어나는 제약·바이오 기업에 매우 중요한 변화다. 특히 2019년 이전 과세연도분에 대해 경정청구(부당하게 세금을 과다 납부했거나 잘못 신고한 경우 환급받을 수 있는 제도) 기한이 도과돼 신청하지 못했던 기업들을 위해 올해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변경 청구가 허용된다.
최 상무는 "2020년 이후 분은 일반적인 경정청구 기한 내에 처리하면 되지만 과거 미신청분에 대한 소급 청구 기회는 올해 연말이 기한"이라며 "과거 2월 세액공제 증액을 놓친 기업이라면 연말 이전에 검토해 세액공제 증액을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지난 9월 15일 이후 시작되는 세무조사부터는 정당한 사유 없이 장부나 서류 제출을 거부할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받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최 상무는 "그동안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자료 제출 시점을 전략적으로 조정하는 것도 세무 리스크 관리의 일부였지만, 앞으로는 자료 제출 지연에 따른 금전적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며 "R&D 인건비 산정과 세액공제 관련 규정이 세분화되고 있는 만큼 사전 프로세스와 증빙 체계 구축이 기업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