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이 신차 QM3의 가격을 공개했다. 국내 시판되는 동급 차종에 비해 가격을 낮췄다. 내수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르노삼성의 모델들은 그동안 옵션을 포함할 경우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은 QM3의 기본 사양을 강화하고 옵션은 최소화하는 정책을 선택했다. 아울러 경쟁 모델로 폭스바겐 골프 1.6TDI 블루모션을 지목했다.
눈여겨 볼 대목은 QM3의 국내 영업은 물론 경쟁 타깃을 설정한 인물이 박동훈 부사장이란 점이다. 그는 폭스바겐코리아 대표로 재직하다 올해 르노삼성으로 자리를 옮겼다.
◇ 박동훈 부사장, 친정을 겨냥하다
QM3는 르노의 스페인 공장에서 생산된 물량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는 모델이다. 유럽 시장에서는 르노의 '캡처'라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엄밀히 따지면 수입차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르노삼성의 엠블럼을 달고 판매된다.
르노삼성은 이 점을 강조한다. 르노삼성의 엠블럼을 달았지만 수입차인 만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2000만원대에 수입차를 탈 수 있다는 것이 르노삼성의 마케팅 포인트다.
실제로 르노삼성은 QM3의 주 타깃으로 수입 디젤 소형차를 꼽았다. 박동훈 르노삼성 부사장은 "QM3의 경쟁 모델로 한국GM의 트랙스를 꼽지만 진짜 경쟁 상대는 폭스바겐의 골프 블루모션"이라고 밝혔다.
| ▲ 르노삼성의 신차 QM3(왼쪽)와 폭스바겐 골프 1.6TDI 블루모션. 르노삼성은 QM3의 타깃으로 폭스바겐 골프 1.6TDI 블루모션을 지목했다. |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 모델의 인기는 최고다. 지난 10월 국내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 톱 10 중 9개 모델이 디젤이었다. 박 부사장이 경쟁모델로 지목한 골프 1.6 TDI 블루모션의 경우 올들어 10월까지 전년대비 68.2% 증가한 1960대를 판매했다.
폭스바겐 1.6TDI의 배기량은 1598cc, 연비는 18.9㎞/ℓ다. 가격도 2990만원으로 QM3와 비슷하다. 박 부사장이 QM3를 앞세워 친정인 폭스바겐을 정조준한 까닭이다. 그는 폭스바겐코리아 대표 출신이다. 올해 르노삼성으로 자리를 옮겨 영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밖에도 가격과 배기량 등을 고려했을 때 QM3와 경쟁할 만한 수입차는 푸조208 5도어 정도다. 208 5도어의 배기량은 1398cc~1560cc, 연비는 18.8~21.1㎞/ℓ다. 가격도 2630만~2990만원이다.
◇ 국내 소형 SUV와 비교해 보니
르노삼성은 QM3의 가격을 2250만원에서 2450만원으로 책정했다. 총 3개 트림을 선보인다. 각 트림별 가격 차이는 100만원이다. 최고급 모델이 2450만원인 점은 매력적이다. 최근 디젤차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한 가격 정책이다.
국내에 시판되고 있는 동급 차량들과의 가격을 비교해 봐도 경쟁력이 있다. 국내에 판매될 예정인 QM3는 1.5 디젤 모델이다.
1.5 디젤 모델인 만큼 국내 시판 중인 2.0 디젤 SUV 모델들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소형 SUV라는 점을 기준으로 본다면 QM3의 가격 포지션이 어느 정도인지는 가늠할 수 있다. 일단 QM3가 국내에 출시될 경우 현대차의 투싼iX, 기아차의 스포티지R, 쌍용차의 코란도C 등과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
QM3의 예상 경쟁 모델들은 대부분 배기량 2000cc급이다. 하지만 연비는 QM3가 가장 높다. 아울러 배기량이 경쟁 모델보다 적은 대신 그만큼 가격도 이들보다 낮게 책정돼있다.
따라서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엔트리카 모델로는 적당하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또 디젤 모델에 고연비를 갖췄다는 점도 장점이다. 르노삼성 내부에서도 QM3에 대한 기대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QM3의 가격, 마케팅 등을 보면 르노삼성의 기대가 큰 것 같다"며 "결국 마케팅이 관건인데 기존 국내 또는 수입 소형 SUV와 차별화하지 못한다면 QM5 처럼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