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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 '주차딱지' 폭탄..이케아 방문객 '울상'

  • 2015.01.15(목) 10:44

# 지난 4일 이케아 광명점을 찾은 이모(36, 서울 마포구)씨는 주차장 진입로에 차가 길게 늘어서 있는 것을 보고 차를 돌렸다. 그는 광명역 인근 이면도로에 차를 댔다. 이 씨는 "도로에 주차된 차량이 많아 괜찮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며 "친구가 광명시에 살아서 자주 들르는데 불법 주차 차량에 대한 단속이 잘 이뤄지지 않아 내심 안심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씨가 이케아에 들렀다 나오자 예상과 달리 차에는 '불법주차' 딱지가 붙어 있었다. 이 씨는 "매장에 갔다 온지 1시간이 채 안됐는데 딱지가 붙어있었다"면서 "광명시에서 거의 실시간으로 불법 차량을 단속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적 가구브랜드 이케아를 찾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KTX 광명역 일대 불법 주정차 단속 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족단위 방문객이 몰려든 주말에는 광명점 개장전에 비해 단속건수가 3~4배 가량 증가했다.

 

이케아 광명점 개장이후 교통 대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광명시는 이케아에 매장 인근 임시 주차장 확보, 주차 요원 충원 등을 요구해 교통난을 어느 정도 해소한 상태. 하지만 이미 수년 전부터 광명역 인근에 주차난 문제가 제기 됐고, 이케아 대형매장까지 추가돼 교통난이 예상돼 왔는데도 광명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 보다는 불법 주차 단속에 집중해 '졸속 행정'이란 비난을 자초했다. 시민과 고객 입장에서는 불법 주정차로 인한 교통체증, 단속에 따른 과태료 등 불필요한 비용을 치른 셈이다.


◇ 광명역 일대 '주차 딱지' 3배↑

 

15일 광명시에 따르면 이케아 개점일인 지난달 18일부터 교통 대책 시행일인 지난 9일까지 KTX 광명역 인근 불법주정차 단속 건수는 주말 200~300건이었다. 광명점 개점 전 주말 단속 건수가 70건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4배 증가한 수준이다.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많지 않은 주중 하루 단속 건수는 개점 전 30~40건, 개점 후 40~50건으로 소폭 증가했다.

 

광명역 인근 이면도로는 평소 불법 주정차 차량이 많아 이케아 광명점 주차장이 꽉 차거나 진입 대기 시간이 길어질 경우 고객들이 불법 주차 유혹을 쉽게 받게 되는 장소다. 광명시 지도민원과 광명역세권 주정차팀 관계자는 "임시 주차장이 부족한 상태에서 방문객들이 불법 주차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광명역 인근 오리로와 덕안로에서 주로 단속이 많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케아가 문을 연 후 하루에 2만여명의 고객이 몰렸지만 매장 내 주차 공간은 2000대 뿐이라 넘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했다. 광명점 인근 도로에는 차량이 1~2km씩 정체되면서 방문객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 예고된 시민 불편..주차 대책은 '뒷전'

 

이같은 교통난은 이미 예견돼 온 사안이라는 점에서 시당국의 교통행정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케아 개점 전에도 KTX 광명역 일대는 주차난으로 인한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광명역은 지난 2004년 개통 초기에 비해 이용객이 3배 이상(1일 2만여명) 늘어났다. 역까지 자가용을 끌고 오는 승객수도 많아졌다. 그럼에도 광명역 주차장은 2451대 규모에 불과해 인근 도로는 무단 주차 차량으로 몸살을 앓아 왔다.


지난해 광명시청 홈페이지 민원 게시판에는 "주차 공간을 만들어 놓고 단속을 하든가 말든가 하라" "불법 주차로 주말마다 코스트코 인근 도로가 막힌다" "지금도 교통이 막히는데 이케아 매장이 들어섰을 때 대책은 있나" 등 민원이 잇따랐다.

 

전문가들은 이케아 개점 후 주차 대란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광명시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교통영향평가 업체 관계자는 "광명시가 일찍이 임시 주차장 확보나 주차 안내 시스템 설치 등 제대로 된 교통 대책을 세웠더라면 지금과 같은 혼란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명시가 교통 대책 마련은 소홀히 한채 손쉬운 단속에만 치중함으로써 시민과 고객들의 불편을 가중시킨 셈이다.

 

지난해 11월 광명시 측은 이케아,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등 대형 매장 입점 등으로 KTX 광명역세권의 교통 혼잡이 예상된다며 역세권 주정차 단속팀을 별도로 꾸렸다. 광명시청 관계자는 "역세권 불법 주차 단속이 늘어나다 보니 조직 개편 과정에서 역세권 팀이 새로 생겼다"고 말했다.

 

광명시의 집중 단속으로 현재 KTX 광명역 인근 불법 주정차 적발 건수는 줄어든 상태다. 또 지난 9일부터 광명시와 이케아가 교통난 해소 대책을 시행하면서 주차난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점도 불법 주차를 줄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광명시 지도민원과 광명역세권 주정차팀 관계자는 "지난 주말 광명역 인근 불법 주정차 단속 건수가 하루에 70여 건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한편 광명시는 오는 10월 이케아로부터 대규모 교통난 유발 시설에 부과하는 교통유발부담금을 징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광명시는 지난 2012년 교통유발부담금 계수를 두 배로 올렸다. 이케아 광명점 인근 코스트코가 지난해 낸 교통유발부담금은 6082만1980원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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