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LG생명과학을 합병한다. 이로써 양사는 15년 만에 다시 한 회사가 됐다.
LG화학과 LG생명과학은 12일 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합병은 ‘소규모 합병(합병을 주도하는 존속법인이 합병으로 인해 사라지는 해산법인 주주들에게 신규 발행해 지급해야 하는 주식 수가 전체 발행주식의 10%를 넘지 않을 때 진행)’ 방식으로 이뤄지며 LG화학이 신주를 발행해 합병비율에 따라 LG생명과학 주주들에게 신주를 제공한다. 합병비율은 보통주의 경우 1대0.2606772, 우선주는 1대02534945주다.
소규모 합병은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를 모두 거쳐야 하는 만큼 양사는 향후 오는 11월 29일 합병승인 이사회(LG화학) 및 합병승인 주주총회(LG생명과학) 등의 절차를 갖고 2017년 1월 1일자로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번 합병은 바이오사업을 육성하겠다는 LG그룹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LG화학은 저유가와 제품 스프레드 호황으로 실적 성장을 지속하며 우수한 현금 창출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와 물, 바이오 3대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전략을 세운 상태다. 지난 4월 팜한농(옛 동부팜한농) 인수를 통해 그린바이오 분야에 진출했고, 바이오사업 다각화 및 규모를 키우기 위해 레드바이오 분야로의 확장을 검토해왔다.
LG생명과학은 신약 연구개발(R&D) 중심으로 사업기반을 구축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개발 성과가 없었고 인력 유출 등 고민도 있었다. 이를 극복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투자재원 확보 및 핵심역량 강화가 필요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번 합병으로 바이오 분야 사업을 본격 확대하며 미래지향적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며 “LG생명과학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재원 확보를 통해 신약개발 등에 과감한 투자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신약 분야인 레드바이오 사업 조기 육성을 위해 해마다 3000억~5000억원 규모의 R&D 및 시설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현재 투자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이를 통해 그린바이오와 함께 바이오 사업에서 2025년 매출 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또 기존 주력인 기초소재사업을 비롯해 전지, 정보전자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고 바이오를 포함한 균형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2025년 매출 50조원 규모의 회사로 성장해 글로벌 화학사 톱5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바이오는 인류의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분야”라며 “선제적 투자를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사업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오사업 구성 전 세계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바이오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재 바이오 사업은 제약을 상징하는 레드바이오(Red Bio)와 환경 및 에너지 분야를 뜻하는 화이트 바이오(White Bio), 농업 등 식량 분야를 총칭하는 그린바이오(Green Bio) 등으로 구분된다.
레드바이오는 세포치료제 및 항체치료제 등 바이오기술을 접목해 새롭게 개발하는 바이오신약,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을 약효가 유사하게 생물학적으로 복제하는 바이오시밀러, 예방의학 개념인 백신 등이 대표적이다.
화이트 바이오는 생분해성 고분자를 활용한 하수처리용 미생물이나 생물자원(바이오매스)을 이용하는 바이오플라스틱 및 바이오에탄올, 바이오디젤 등 바이오연료 분야가 있다. 화이트바이오는 석유자원 의존도를 낮춰 환경오염 문제 해결책으로 꼽힌다.
그린바이오는 유전자 재조합식품(GMO)으로 알려진 개량종자나 건강기능식품, 친환경 농약 및 사료 첨가제 등이 해당된다. 국가별 빈부격차가 심해지며 빈곤층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사료나 식량 재배량을 늘려 식량 자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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