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원자력발전소 6기 건설이 공식적으로 백지화됐다. 설계수명이 다한 노후 원전 16기는 폐쇄된다. 이를 통해 현재 24기인 국내 원전을 2038년까지 14기로 단축한다. 원전 축소로 줄어드는 전력공급은 재생에너지로 대체, 현재 7%인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0년 20%로 확대한다.
정부는 24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정책권고에 따라 정부 방침을 확정하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후속조치와 보완대책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탈원전 로드맵’에 따르면 우선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는 공론화위원회 권고대로 공사를 재개하되, 현재 계획된 6기의 신규 원전 건설은 전면 백지화하기로 했다. 울진 신한울원전 3·4호기를 비롯해 영덕 천지원전 1·2호기, 아직 부지·명칭이 정해지지 않은 2기 등이다.
2038년까지 수명이 만료되는 고리 2~4호기, 월성 2~4호기, 한빛 1~4호기, 한울 1~4호기 등 노후 원전 14기는 수명 연장 없이 폐쇄된다. 한 차례 설계수명을 연장한 월성 1호기의 경우도 전력수급 상황에 맞춰 조기 폐쇄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원전 백지화와 노후 원전 폐쇄는 문재인정부의 탈원전정책 공약에 따라 지난 7월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도 포함된 것으로 이번 로드맵을 통해 공식화됐다.
이렇게 되면 국내 총 원전은 올해 24기에서 2022년 28기로 정점을 찍은 뒤 2031년 18기, 2038년 14기 등으로 단계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문재인 정부 기간인 2022년 원전수가 4기 증가하는 것은 건설이 재개된 신고리 5·6호기와 완공을 앞둔 신고리 4호기, 신한울 1·2호기의 신규 가동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또 원전 비중 축소로 줄어드는 전력공급을 상당부분 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7%인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0년 20%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폐기물·바이오 중심의 재생에너지를 태양광·풍력으로 전환하고, 협동조합·시민 중심의 소규모 태양광 사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탈원전정책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원전 인접 지역과 원전산업에 대한 보완책도 강구된다. 원전이 밀집한 동남권에 원전해체연구소가 설립된다. 원전 수출 지원을 위해 신규 원전이 예정된 체코·사우디·영국 등과 정상회담·장관급 양자회담을 추진한다.
원전 운영기관인 한국수력원자력도 향후에는 원전 안전 운영과 해체산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 수력 등 새로운 사업발굴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