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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좁아지는 하늘길…누가 떨고 있니

  • 2018.03.20(화) 10:30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의 하늘이 점점 넓어지고 있어요. 작년에는 국제선 여객이 2000만명을 처음 넘어섰어요.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저비용항공사의 국제선 수송여객은 2030만2100명으로 재작년보다 41.9% 늘었어요. 국제선 여객이 가장 많은 LCC는 제주항공이었는데요. 무려 582만5360명을 실어 날랐죠.

  

▲ 국제선 국적 대형·저비용항공사 및 외국적 항공사 여객운송실적(자료: 국토교통부·교통연구원)

 

그 뒤로 진에어가 485만9493명, 티웨이항공 327만8069명, 에어부산 300만3639명, 이스타항공 251만4596명, 에어서울 82만943명 등 순이었어요.

 

재작년과 비교하면 국제 여객 증가율은 에어서울이 599.4%로 가장 높았고, 이어 티웨이항공 62.1%, 제주항공 41.2%, 에어부산 35.6%, 진에어 29.6%, 이스타항공 21.3% 순으로 많이 늘었어요.

 

반면 큰 국적 항공사의 국제선 여객 수송 실적은 변변치 않았어요. 대한항공 국제선 여객은 1903만6977명에서 1892만4701명으로 0.6%, 아시아나항공은 1386만5801명에서 1334만3785명으로 3.8% 줄었어요.

   

국내선에서는 이미 2014년에 저비용항공사 점유율이 절반을 넘었어요. 작년에는 LCC 국내선 여객이 1842만6834명으로 56.9%를 기록했어요. 재작년과는 비슷해요.

   

▲ 항공사변 국내선 운송 실적 추이(자료: 국토교통부·교통연구원)
   

하지만 LCC의 하늘길은 좁아지고 있어요. 이건 또 무슨 얘기냐고요? 하늘길에 경쟁이 점점 심해지면서 항공당국이 면허 발급을 위한 요건을 강화해서에요.

 

국토교통부는 '항공사업법' 시행령·시행규칙, '국제항공운수권 및 영공통과 이용권 배분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했는데요.

 

과거 20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완화했던 LCC 면허를 위한 등록 자본금 요건을 300억원으로 재상향하는 게 골자에요. 또 보유 항공기 대수도 과거 5대에서 3대로 완화했던 것을 5대로 다시 상향해요.

 

이렇게 기준을 강화하는 건 이유가 있어요. "LCC 진입·관리 기준을 현실화하고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을 통해 항공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자문회의 의견을 반영해 개정안을 마련했다"는 게 국토부 관계자 설명이에요.

 

LCC 간 경쟁이 격화하고 안전 확보에 대한 우려가 있는 점을 고려해 신규 항공사가 건실한 조건을 갖추도록 조건을 강화하자는 거죠. LCC 등록 후 자본 부족으로 조기에 회사가 부실해지는 것을 막고, 경쟁력 있는 업체가 시장에 진입하도록 유도해 안전과 서비스 품질을 확보한다는 겁니다.

 

 

기존 항공사 관리도 세져요. 현재는 완전자본잠식이 되거나, 2분의 1 이상의 자본잠식 상태가 3년 이상 지속돼야 국토부가 재무구조 개선명령을 내릴 수 있어요. 하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한 해만 2분의 1 이상 자본잠식이 돼도 개선명령이 발동해요.

 

또 개선명령을 받은 뒤 2분의 1 이상 자본잠식이 2~3년 지속되면 면허취소 처분까지 받을 수 있어요. 항공사 문을 닫도록 한다는 거죠.

 

이렇게 된다니까 떨고 있는 LCC들이 생기게 됐어요. 재무상태가 별로인 항공사들이죠.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의 경우 2016년말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였고, 신생 에어서울은 자본잠식률이 60%를 넘었어요.

 

작년말 기준으로는 좀 나아졌는데요. 티웨이는 자본잠식을 탈피했고, 에어서울의 경우 증자와 감자를 반복하면서 자본잠식률을 50% 아래로 떨어뜨렸어요.

 

다만 이스타항공은 한 해 사이 완전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긴 했어도 자본잠식률을 50% 미만으로 맞추진 못했다고 해요.

 

이스타항공은 작년 240억원 안팎 영업이익을 내 자기자본을 2017년 127억원으로 늘렸다고 전해왔어요. 자본잠식률은 67.1%죠. 아직 제 돈을 까먹고 있어서 항공당국에서는 관심을 가지고 볼 필요가 있는 상태로 여기고 있어요. 다만 이스타 측은 "계속 영업실적이 나아지고 있어 올해 안에 자본잠식을 벗어날 수 있다"고 해요.

 

국토부가 '하늘길을 좁혔다'는 건 바로 항공사 재무 건전성을 강조한다는 의밉니다. 출혈 경쟁 속에 자꾸 적자를 내 재무상태가 부실해지면 안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래요. 돈을 아끼려 사람을 덜 쓰고, 정비를 완벽하게 하지 못하면 안전한 비행을 보장할 수 없다는 거죠.

 

이는 여행 다닐 때 무조건 싼 비행기표만 찾아선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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