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 제주항공의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크게 줄었다. 이 항공사 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와 견줘 감소한 것은 2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최근 항공업계는 여객수요 증가와 저유가 지속 덕에 전반적으로 호조의 영업실적을 보여왔다. 특히 제주항공은 수 년 간 높은 성장세와 수익성을 내보여온 대표적인 LCC였다. 그런 만큼 제주항공의 이번 실적 부진은 업계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주항공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11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8.2% 감소했다고 7일 밝혔다. 매출은 2833억원, 순이익은 168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24.2%, 10.2% 늘어난 것이다.
항공업계에 2분기(4~6월)은 비수기다. 겨울 휴가 시즌과 설 연휴가 있는 1분기와 여름 바캉스철을 품은 3분기 사이에 끼어 있어 여객 수요가 줄어드는 시기여서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단거리 국제선 중심의 여객매출을 늘리면서 전체 매출을 작년보다 늘리는 데 성공했다. 작년 2분기와 비교할 때 동남아 매출이 38% 늘어난 626억원을 기록했고, 대양주 매출은 37% 증가한 296억원, 일본 노선 매출은 28% 늘어난 67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보유항공기를 5대 늘리며 국제선 운항편수를 26.4%나 증가시킨 데서 온 것이다. 국내선은 운항편수를 거의 늘리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운항편수, 공급석, 탑승객은 작년 2분기보다 16% 늘었고 탑승률도 90.9%로 0.6%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2분기 항공유 가격이 작년보다 크게 오른 것이 수익성을 훼손했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2분기 항공유가격은 배럴당 84.7달러로 전년동기 62.1달러보다 36% 인상됐다. 이 때문에 매출원가가 30.2% 증가했는데, 그 중 유류비만 61%나 늘었다는 설명이다.
이러다보니 매출이 늘었음에도 매출총이익은 작년 2분기(443억원)보다 소폭 적은 441억원에 그쳤다. 여기에 비수기 판매비와 관리비용이 사업규모와 엇비슷한 14.3% 느는 탓에 영업이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률은 4.1%에 그쳤다.
다만 제주항공은 유류가격 및 환 변동에 대응한 파생상품 헷지(Hedge)를 통해 영업외 이익인 금융이익을 96억원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순이익 증가에 반영됐다.
제주항공은 상반기 누계로는 매출 5918억원, 영업이익 581억, 당기순이익 538억을 기록했다. 매출은 창립이후 처음으로 5000억원대를 돌파했고, 영업이익도 작년보다 33.9% 늘려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지난 7월부터 인도가 시작된 3대의 구매 항공기를 포함해 올해 계획한 항공기가 차질 없이 도입되면 고정비 절감 등 규모의 경제를 통한 긍정적 효과가 더욱 극대화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