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지분 100%를 보유한 농업용 화학 제품 제조업체 팜한농은 자회사 팜화옹 청산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팜화옹은 결손해소 목적으로 지난 27일 369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팜화옹이 팜한농을 상대로 발행한 사채 등 368억원을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1억원을 현금으로 댔다.
이번 유상증자에 따라 팜화옹에 대한 팜한농의 지분율은 68.42%로 늘었다. 팜화옹의 자사주(27.84%)를 포함하면 전체 지분의 96.26%를 확보했다. 나머지 3.74%는 소액주주들이 갖고 있다. 팜화옹은 이들 잔여 지분을 자사주 형태로 매입할 예정이다.
팜한농은 지난해 말 이미 팜화옹 지분 68.36%를 확보, 청산을 위한 지분율 요건(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을 충족했지만 청산과정에서 잡음을 우려해 잔여지분을 팜화옹이 모두 인수키로 했다. 이에 따라 팜화옹은 지난달부터 3차례에 걸쳐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지분 12.86%, 1.04%, 13.99%를 각각 매입하며 소액주주들의 지분율을 줄여왔다.
팜화옹은 동부그룹에 속했던 농작물 방제업체 세실이 2009년 5월 농산물 수출 전문 기업 육성을 위해 50억원(지분 50%)을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2012년말 팜화옹은 정부 지원액 87억원과 동부그룹 지원액 380억원을 투입해 경기도 화성시 화옹간척지 4공구에 10.5헥타르(3만1762평) 규모로 아시아 최대 규모 유리온실을 지었다.
하지만 사업은 순탄치 못했다. 대기업의 농업 진출에 반발하며 농민들의 반대여론이 거세지자 2015년 우일팜이라는 업체에 매각대금 170억원에 화옹간척지에 지어진 유리온실을 모두 처분했다. 팜화옹은 수익이 인식되기 시작한 2011년 이래 순손실을 기록하고 주력 사업을 매각한 2015년에는 적자가 371억원까지 치솟는 등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2016년 LG화학이 팜한농과 세실을 인수하면서 LG그룹 계열사로 편입됐지만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해말 현재 팜화옹의 자본잠식액은 353억원까지 늘었다.
팜화옹 처분은 모회사 팜한농의 자금 부담을 줄여줄 전망이다. 팜한농 관계자는 "3%대 남은 소액 주주들의 지분을 매입해 연내 청산을 완료하는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