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업체 AMD와 협력해 데이터센터 등에 쓰이는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 입지강화에 나선다. 최근 두 회사는 GPU 부문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이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9일 AMD의 서버용 CPU 2세대 EPYC 프로세서(7002)와 호환되는 SSD, D램 모듈 양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SSD와 D램은 EPYC 7002와 함께 신규 서버에 탑재된다.
양사는 제품 개발단계에부터 CPU와 메모리 반도체의 호환성을 높일 수 있게 협력을 지속했다. 두 제품을 동시에 쓸 경우 다른 회사 제품을 쓸 때와 비교해 더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다고 삼성전자 관계자는 설명했다.
NVMe SSD 제품인 PM1773은 역대 최고 성능의 SSD다. PCIe 4.0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며 카드타입 NVMe SSD에서 연속 읽기 초당 8000메가바이트(MB), 임의 읽기 150만 아이옵스(IOPS·초당 입출력 작업 처리 속도)를 구현한다. 기존 PCIe 3.0 인터페이스 SSD보다 성능이 두 배 이상 향상됐다. 이 제품은 5세대 512기가비트(Gb) 3비트 V낸드를 탑재해 30.72테라바이트(TB), 15.36TB 두 가지 타입으로 양산된다.
PCIe는 메모리 제품을 꽂는 포트, 데이터 전송방식을 포괄한다. NVMe는 PCIe 인터페이스 기반으로 SSD 탑재 서버, 컴퓨터 성능과 설계 유연성을 높인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양산하는 D램은 두 종류로 AMD 신규 프로세서 EPYC 7002에서 각 규격별 최대용량을 지원한다. RDIMM은 8Gb, 16Gb DDR4 제품을 활용해 8GB부터 최대 256GB 용량을 제공한다. 사용자들이 고용량 RDIMM을 활용할 경우 CPU당 최대 4TB 메모리를 쓸 수 있다. RDIMM은 서버용 D램모듈, LRDIMM은 DIMM의 처리속도를 개선한 제품이다.
이번 협력은 양사 모두에 이득이다. AMD는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삼성전자란 동맹군을 등에 업고 서버용 CPU 시장을 사실상 독점한 인텔을 추격할 동력을 얻을 수 있다.
AMD는 서버 시장에서 '타도 인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AMD가 이번에 내놓은 EPYC 7002는 서버용 CPU 최초로 회로 선폭을 7나노까지 좁혀 성능을 개선했다. 인텔의 최신 서버용 CPU는 회로 선폭이 10나노에 그친다. 반도체는 회로 선폭이 좁을수록 회로 간 데이터 이동속도가 빨라지며 성능이 좋아진다.
삼성전자의 경우 AMD가 점유율을 높일 경우 안정적 수급처를 추가로 확보하는 이점을 얻는다. 삼성전자는 서버용 D램, SSD시장에서도 1위 지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콧 에일러 AMD 데이터센터 솔루션그룹 총괄 부사장은 "AMD의 EPYC 7002 프로세서와 이를 지원하는 삼성전자의 고용량, 고성능 메모리를 함께 출시해 기쁘다"며 "최고의 설계 기술로 최적화된 코어, 혁신적인 성능과 보안 기능이 내장된 제품을 통해 고객은 자사의 비즈니스 성장 속도에 맞춰 데이터 센터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 전무는 "삼성전자는 AMD와 함께 차세대 서버에 탑재할 최신 프로세서, 메모리, 스토리지 제품 분야에서 밀접하게 협업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SSD, D램 모듈과 함께 AMD는 EPYC 7002 프로세서를 고객들에게 제공하며 새로운 표준을 적용한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