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중국 사업 현장을 방문해 직접 점검했다. 지난 5월 우리나라와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을 찾아가 고객사들을 다독인 데 이어, 미국과의 무역분쟁 속에 경기가 위축되고 있는 중국 대륙의 현지법인을 찾아 사업 상황을 살피고 경영 실적 개선을 모색하려는 적극적인 현장경영 행보다.
LS그룹은 지난 10일 구 회장이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이광우 ㈜LS 부회장과 함께 LS전선 중국법인중 하나인 후베이성(湖北省) 이창시(宜昌市) 소재 LS훙치(樂星紅旗)전선을 방문해 이틀간 사업현장을 살폈다고 11일 밝혔다.
구 회장과 일행은 먼저 LS훙치전선을 방문해 주력 생산제품인 초고압 케이블, 산업용 특수 케이블 생산공정을 둘러봤다. 이어 중국지역본부장으로부터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는 등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이어 저우지(周霽) 후베이성 상무위원 겸 이창시 서기, 저우정잉(周正英) 이창시 부시장 등 중국 정부 및 관계자들과 면담해 현지 사업 협력관계를 공고히 다지는 한편, 새로운 협력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중국은 한국의 가장 큰 교역 상대국이자 파트너 국가"라며 "양국이 주축이 돼 서로의 강점을 활용한 협업 모델을 발굴하고 추진한다면 전력·에너지 분야 세계 시장을 리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LS훙치전선이 양국의 긴밀한 협력에 가교 역할을 해 동북아 전력인프라 거점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저우 서기는 "국가적 프로젝트인 산샤공정(三峽工程) 소재지인 이창은 세계에서 수력발전용량이 가장 큰 곳인 데다, 일대일로(一帶一路)나 창장(長江)경제벨트, 중부지역굴기 등 큰 정책적 프로젝트의 기회가 많은 곳"이라며 "많은 기업가들이 이창에 관심을 두길 바라며 LS그룹이 세운 LS훙치전선의 사업 발전과 확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LS훙치전선은 34만㎡(약 10만평) 부지에 5개 공장, 약 4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현지법인이다. 초고압·배전·산업용특수·해저 등 다양한 케이블을 생산한다. LS전선이 글로벌 확장정책의 일환으로 2009년 현지기업인 융딩(永鼎)훙치전기를 인수해 출범했다.
인수 초기에는 외형 확장 정책을 폈으나 2013년부터는 고부가 사업구조로 방향을 틀었다. 최근에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초고압 케이블의 비중을 확대하며 재도약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2017년에는 쿠웨이트 수전력부와 우리 돈 580억원 규모의 초고압 지중 케이블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작년말 기준 자산규모는 총 2133억원으로, 매출은 2017년 1502억원, 작년 1976억원을 등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재작년 84억원, 작년 12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 면에서는 고전하고 있다.
LS그룹은 지난 2005년 장쑤성江蘇省) 우시(無錫)에 10만평 규모의 산업단지를 조성하며 중국에 처음 진출했다. 현재 LS전선, LS산전, LS엠트론 등 주요 계열사들이 우시, 다롄(大連), 칭다오(靑島) 및 이창 등에 12개 생산법인과 연구소를 두고 있다.
특히 구 회장이 중국 사업에 각별한 애착을 보이며 현지 사업의 고삐를 죄고 있다는 전언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11월에도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중국 국제수입박람회에 참가해 현지 지역본부장 및 법인장들과 만나 중국 사업 현황을 챙겼다.
구 회장은 작년 1월에는 미국 가전박람회 CES에서 중국 기업들의 활약상을 보면서 "LS가 주력으로 하고 있는 전력, 자동화, 그리드 분야에서 중국을 위협이 아닌 기회의 땅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