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총수일가가 고(故) 조양호 회장의 한진칼 지분을 법정 비율대로 상속 받았다. 이로써 한진칼 최대주주는 지분 6.46%를 보유한 조원태 회장으로 변경됐다. 총수 일가에 대한 상속세는 총 2700억원으로,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향후 5년간 분할해 납부할 예정이다.
한진칼은 30일 고(故) 조양호 회장의 한진칼 지분 17.84%를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상속했다고 공시했다.
상속비율은 법정비율(1.5(배우자):1(자녀):1:1)로,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보유한 지분은 보통주의 경우 138만5295주(2.34%)에서 385만6002주(6.52%)로 늘어나게 됐다. 조 회장은 우선주 2867주(0.53%)도 함께 상속받아 전체 지분율은 2.32%에서 6.46%로 높아졌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지분율(보통주+우선주) 2.29%에서 6.43%로,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2.27%에서 6.42%로 상승했다.
한진칼 지분이 없었던 이명희 고문은 보통주 314만1137주(5.31%)와 우선주(0.8%)를 상속받아 전체 지분율은 5.27%가 됐다.
이에 따라 한진칼 최대주주는 종전 '조양호 외 11명'에서 '조원태 외 12명'으로 변경됐다. 변경 후 최대 주주 지분율은 기존과 동일한 28.7%다.
한진 총수 일가에 대한 상속세는 총 2700억원에 달한다. 상속세는 고인이 사망한 시점을 기준으로 전후 2개월씩 4개월 간의 한진칼 종가의 평균을 적용해 20%할증과 50%세율을 적용해 산출한다. 여기에 부동산, 퇴직금 등이 추가로 고려된다.
다만 납부방식은 연부연납을 택해 납부에 따른 자금 부담을 크게 낮췄다. 2000억원 이상 상속세는 연부연납 제도에 따라 5년 동안 6번에 걸쳐 분할 납부할 수 있다.
이로써 1차 납부액은 460억원으로, 한진가는 이날 상속세를 국세청에 신고하고, 이를 납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총수 일가는 상속세 재원으로 조 전 회장이 남긴 650억원 규모의 퇴직금과 조 전 회장의 (주)한진 지분(6.87%)를 GS홈쇼핑에게 넘기고 받은 250억원의 매각 대금 등을 활용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상속세 신고를 완료함에 따라 6개월간 끌어온 한진 총수 일가의 지분상속 작업은 마무리됐다.
다만 상속 이후에도 일가의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향후 경영권을 둘러싼 가족간 분쟁이 또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새롭게 지분을 확보한 이 고문이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나 향후 경영권 승계 등에 있어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단일 주주로는 최대주주인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 KCGI와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대 주주인 미국 델타항공(10%)이 한진일가에 우호 세력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KCGI 역시 반도건설(5%)과 같은 다양한 기업들을 동원해 우호지분을 더 늘릴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