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및 태양광업체 OCI가 여섯 분기째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낸 영업손실이 그 중에서도 가장 컸다. 국내에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던 것을 중단하고 이를 반도체용으로 전환하는 대대적 사업재편에 들어간 비용이 컸다. 여기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영향까지 있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OCI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매출 5686억원, 영업손실 929억원의 실적을 최근 잠정집계했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4%, 직전인 작년 4분기보다 11%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전년동기 대비 131.5% 늘었고, 직전분기 대비로는 44.8% 증가했다.
OCI의 분기 적자는 2018년 4분기(432억원 영업손실) 이후 6개 분기 연속이다. 이번 적자 규모는 증권가 예상 평균치(500억원 영업손실)에 비해 컸다. OCI 측은 "폴리실리콘 군산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매출이 줄었다"며 "사업재편 비용 약 785억원을 1분기에 반영해 적자가 확대됐지만 이를 제외하면 영업적자는 약 144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부문별로 폴리실리콘·과산화수소 등을 주력제품으로 둔 베이직케미칼(기초화학) 부문이 매출 2480억원, 영업손실 920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에 비해 폴리실리콘 판매량이 33% 줄면서 매출도 20.8% 감소했다. 이 부문 영업손실도 직전 분기보다 61.4% 늘었다. 하지만 사업재편 비용을 제외하면 적자가 오히려 61.4% 줄어든다는 게 회사 측 분석이다.
카본블랙·피치 등을 주로 생산하는 석유화학 및 카본소재 부문은 매출 2390억원, 영업손실 20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코로나 확산 영향으로 전통적인 1분기 회복 흐름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중국 공장의 경우 현지 코로나 여파로 운영과 제품 판매에 차질을 빚었고 단가 하락으로 영업손실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피치와 벤젠의 판매량이 전분기보다 각각 65%, 29% 늘었다. 하지만 피치와 카본블랙의 판매가격이 떨어진 탓에 이익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부문은 사업재편 비용을 뺄 경우 50억원의 분기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분석됐다.
태양광발전 등을 주로 하는 에너지솔루션 사업부문은 매출 1030억원, 영업이익 110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모듈 생산 자회사의 판매량이 늘었지만 국내 발전 자회사의 판매 감소가 있었다. 전분기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면서 이익은 90억원 가량 늘었다는 설명이다.
OCI 측은 "계획했던 사업재편이 무난히 완료됐고, 지난 1분기중 인력 조정과 관련 비용이 상당부분 인식됐다"며 "군산 공장의 경우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재개를 위해 5월부터 1공장을 재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폴리실리콘 사업에 대해서는 군산 2·3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매출은 줄겠지만, 적자요인이 줄어들고 운전자금이 감소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앞으로는 반도체용은 군산, 태양광용은 말레이시아 공장을 중심으로 한 '투트랙 전략'을 유지하면서 이익률이 높은 제품군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