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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發 호재에도 OCI 이우현은 '신중모드'

  • 2021.04.30(금) 08:49

[워치전망대-어닝인사이드]
1분기 영업익 470억원 흑자전환
美·中 갈등 속 수혜…2Q 질주 예고에도
'신장 폴리실리콘 금수효과 오래 못 가'

이우현 OCI 대표이사 부회장/그래픽=비즈니스워치

OCI가 신사업 관련 일회성 비용 반영에도 호실적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적 개선에는 태양광 패널 원재료인 폴리실리콘과 카본블랙, 벤젠, TDI 등 주력 제품의 가격 상승이 주효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자 시장에서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OCI는 지난 28일 올해 1분기 매출액이 5737억원, 영업이익이 47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0.9% 소폭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3분기 8개 분기만에 흑자로 돌아선 이후 3개 분기 연속 흑자다. 지난 1분기에는 자회사 DCRE의 도시개발사업 관련 비용이 130억원 반영됐다는 것을 고려하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한 수준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 백조 된 미운 오리 '폴리실리콘'

부문별로 보면 베이직케이칼 부문은 매출 2300억원, 영업이익 320억원을 기록했다. 판매량이 급증했던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6.3% 감소했지만 전년동기 대비로는 387.5% 폭증했다.

석유화학 및 카본소재 부문 매출은 27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5.7% 급증한 35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벤젠, TDI 등 일부 품목의 가격이 지속 상승세를 기록한 덕이다. 에너지솔루션 부문의 경우 매출 830억원, 영업이익 10억원으로 3개 분기만에 영업손익 흑자를 회복했다.

폴리실리콘 등을 담당하는 베이직케미칼 부문은 OCI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사업이지만, 지난 2018년 3분기부터 적자를 기록하며 기업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은 증국 업체들이 폴리실리콘을 대거 쏟아내자 전세계가 공급과잉에 빠졌고, OCI는 작년 초부터 국내 군산공장에서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을 중단했다. 여기서 발생한 7505억원의 손상차손이 반영돼 실적은 더욱 악화됐다.

실적이 반전된 것은 작년 3분기부터다. 중국 폴리실리콘 업체인 GCL 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하면서 태양광 발전 원료 시장이 공급과잉에서 일부 벗어났다. 베이직케미칼 부문이 적자에서 탈출하자 회사 실적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3분기 OCI 영업이익은 181억원으로 2년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관련기사: OCI 이우현의 결단, 적자터널 뚫었다(2020년 11월4일)

◇ 쫓겨나듯 옮겼던 말레이시아 공장, 더 키운다

업계에서는 2분기 OCI의 급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3~4월 폴리실리콘 시장가격의 상승분이 2분기 판매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월 평균 가격은 1년새 3배가량 치솟았다.

이는 최근 폴리실리콘 강세는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시장 상황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태양광 패널 5억개 설치 공약도 내걸었다.

이와 동시에 미국은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생산하는 폴리실리콘 금수 조치를 내렸다. 최근 미국 태양광 협회는 오는 6월까지 미국 태양광 업체들이 신장과의 관계를 모두 청산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수요를 늘리면서 공급은 끊어버린 셈이다. 중국 신장은 세계 폴리실리콘 생산량의 45%를 생산하는 지역이다. 신장 지역에서 생산하는 폴리실리콘 수입이 금지되면, 저렴한 중국 제품에 밀렸던 다른 태양광 업체들에게는 기회가 된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도 이우현 OCI 대표이사(부회장)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태세를 보였다. 좋은 시장 상황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원가경쟁력을 높여 다시 업계 선두로 올라서겠다는 것이다.

이날 진행된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이 부회장은 "올해 3~4월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반등하면서 태양광 에너지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많지만 이 여건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폴리실리콘 업체의 대부분이 중국 신장 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정치적 문제는 예상할 수 없고, 이보다는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OCI는 말레이시아 공장 증설을 계획도 내놨다. 내년까지 생산능력을 5000톤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이우현 부회장은 "5월부터 5000톤 규모의 P3 라인을 말레이시아로 이동해 내년 가동을 목표로 테스트하고 있다"며 "이후 3만~4만톤 이상의 설비를 추가 증설해 가격경쟁력에 있어 중국업체 대비 훌륭한 원가 구조를 갖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재무구조와 관련해서는 DCRE의 도시개발사업이 마무리에 들어서는 2023년에는 현금 흐름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분기 기준 OCI 차입금은 지난해 말 대비 320억원 늘어난 1조6900억원 수준이다. 순차입금도 80억원 증가한 9800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86%에서 88%로 늘었다.

이 부회장은 "도시개발 사업은 스케줄을 자체적으로 조율하기 어려워 가이던스를 주기 어렵지만, 비용은 초기에 많이 들어가고 그 이후 현금흐름이 좋아진다"며 "도시개발 사업을 하다보면 차입금이 늘어날 수밖에 없지만 이를 감안해도 견실한 재무구조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만반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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