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내년부터 LS그룹의 총수가 된다. 구 신임 회장은 LS '태·평·두' 창업 3형제 중 막내인 고(故)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 장남이다. 머지 않아 계열 분리를 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LS지만 사촌 간 공동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LS그룹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그룹 회장직을 맡기로 하는 동시에, 주요 회사 최고경영자(CEO) 신규 선임과 역대 임원 총 47명의 승진 등의 내용을 담은 2022년도 임원인사를 확정했다.
구자은 회장은 그의 사촌형 구자열 회장이 맡아온 그룹 회장직을 승계한다. 이는 창업 1세대인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이 세웠던 공동경영 원칙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LS는 초대 구자홍 회장(구태회 장남)이 2004~2012년, 2대 구자열 회장(구평회 장남)이 2013~2021년까지 각각 9년간 그룹 회장직을 맡아왔다.
1964년생인 구자은 회장은 1990년 옛 LG정유(GS칼텍스)에 사원으로 입사해 LG전자, LG상사를 거쳤고 LS니꼬동제련, LS전선, LS엠트론 등에서도 경력을 갖췄다. 전자, 상사, 정유, 비철금속, 기계, 통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국내와 해외를 망라한 현장 경험을 두루 쌓았다는 게 LS 측 설명이다.
그는 2018년 3월 지주사 ㈜LS의 사내이사로 선임돼 차기 그룹 회장 선임 가능성을 높였다. LS엠트론 회장 직함을 단 2019년부터는 지주사 내 미래혁신단도 맡아 각 계열사별로 추진 중인 디지털 전환 과제를 촉진하고 애자일 경영기법을 전파하는 데 주력했다. ▷관련기사: LS그룹, 구자은 회장 승진…차기 대권 수순(2018년 11월27일)
LS 관계자는 "구 회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친환경 흐름으로 촉발된 '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LS가 주력으로 하는 전력 인프라와 종합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LS의 제 2 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꼽힌다"고 소개했다. 구자열 회장은 향후 ㈜LS 이사회 의장으로서 차기 회장을 측면 지원하고 경영 멘토로서의 역할을 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는 지주회사인 ㈜LS를 비롯해 주요 회사인 LS전선과 LS엠트론 등 총 9개 계열사의 수장이 교체됐다. 우선 명노현 LS전선 사장이 ㈜LS CEO로 이동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비이러스 감염증) 상황에서도 해상풍력, 전기차 부품 등의 사업을 중심으로 성과를 일궜다는 평을 받는다.
또 구본규 LS엠트론 부사장이 LS전선 CEO로 낙점됐다. 구 부사장은 LS엠트론의 부진을 털어내고 흑자전환을 이끌었다. 그는 1979년생으로 구태회 회장의 2남인 구자엽 LS전선 회장의 장남이다. 그가 비운 LS엠트론 CEO 자리에는 신재호 부사장이 선임됐다.
아울러 LS일렉트릭에는 디아지오 북아시아, 웅진식품, 농심 켈로그 대표이사를 지낸 김종우 사장이 글로벌/SE(Smart Energy) CIC(사내 독립 기업)조직의 COO(최고운영책임자)로 영입됐다. 전체적으로 부사장 2명, 전무 6명, 상무 15명, 신규 이사 선임 24명 등 총 47명이 승진했고, CEO 선임 및 이동 12명, 외부 영입 1명 등을 포함해 역대 최대 규모의 승진 인사라는 설명이다.
부사장 승진자는 김형원(LS전선), 권봉현(LS일렉트릭) 등 2명, 전무 승진자는 이상호(LS전선), 박성실, 구본권(이상 LS니꼬동제련), 박찬성(LS엠트론), 천정식(E1), 조의제(LS ITC) 등이다. 상무 승진자는 김종필, 김기수, 김병옥, 고의곤(이상 LS전선), 황원일, 박석원, 김병균, 김유종, 조욱동, 채대석, 이유미(이상 LS일렉트릭), 최태선(LS니꼬동제련), 김상무, 김상훈(이상 E1), 최세영(예스코홀딩스) 등이다.
이와 함께 장원경, 팽수만, 이태호(이상 ㈜LS), 홍성수, 김진구, 강병윤, 박승기, 김상겸, 김진용, 양견웅(이상 LS전선), 이진호, 권순창, 김순우, 윤원호, 구병수, 최종섭(이상 LS일렉트릭), 오창호, 한동훈, 이승곤(이상 LS니꼬동제련), 현재남, 최영철, 송인덕(이상 LS엠트론), 이희영(LS머트리얼즈), 오창호(LS메탈) 등 24명을 신규 이사로 선임했다.
LS 관계자는 "새로운 LS 3기 체제를 맞아 그룹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ESG와 친환경으로 인해 더욱 가속화 된 전기화(Electrification) 시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각 계열사 차세대 리더를 대폭 발탁하는 등 미래 성장 박차에 중점을 둔 것이 이번 임원 인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