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이 부동산 기반 NFT 게임 '모두의 마블' 등 블록체인과 연계한 게임을 선보인다. 오는 3월 선보일 'A3: 스틸얼라이브'를 시작으로 전체 게임의 70%를 블록체인과 연계할 방침이다. 대체불가능토큰(NFT)를 활용해 경제활동을 하는 '메타노믹스'와 가상인간 '메타휴먼' 등 메타버스 사업도 키워나간다.
넷마블은 자체 IP를 중심으로 올해부터 내년까지 20종 이상의 신작을 선보일 계획이다. 전체 게임의 80% 이상을 글로벌 시장 타깃으로 개발해 '글로벌 파이오니어'로서의 성장도 지속한다.
블록체인·메타버스 중심 신사업 전개
넷마블은 27일 서울 구로구 신사옥에서 4년 만에 제5회 NTP(Netmarble Together with Press)를 열고 신작과 미래 전략을 공개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이 자리에서 미래 신사업의 2가지 축을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로 정의했다. 과거 온라인 게임의 등장으로 게임시장이 급속도로 커진 것처럼 앞으로는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게임이 진화하고 게임산업 또한 팽창할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특히 블록체인 사업은 투트랙 전략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방준혁 의장은 "넷마블은 게임을 중심으로 블록체인을 결합하는 모델을 추구하고 넷마블에프앤씨는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게임과 콘텐츠를 결합하는 모델을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은 전체 게임의 70% 정도를 블록체인과 연계한 게임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3월 'A3: 스틸얼라이브(글로벌)'을 시작으로 줄줄이 게임을 출시한다.
메타버스 사업도 속도를 낸다. 미들웨어 기술이 발전한 데다 블록체인 테크가 결합되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비대면의 일상화는 메타버스 산업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
넷마블은 게임사가 가진 기술과 경험, 운영 노하우에 블록체인 테크를 결합해 메타버스 사업을 키워나갈 방침이다.
부동산 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NFT 게임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를 통해 메타버스 게임을 확대하고 가상인간 '메타휴먼'은 게임은 물론 웹툰·웹소설 등 다양한 콘텐츠에 적극 활용한다.
"블록체인 게임, 출시하되 규제 통해 부작용 줄여야"
방 의장은 이날 블록체인 게임에 대해 "한국뿐 아니라 많은 글로벌 게임 업체들이 블록체인 기반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만 서비스하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돈 버는 게임(P2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등의 이유로 게임 등급 분류를 거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게임사들은 해외를 타깃으로 P2E 게임을 출시 또는 준비하고 있다.
방 의장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콘텐츠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이 발전하고 있는데 유독 게임과 연계돼 출시가 안 된다"며 "P2E 게임의 출시를 막기보다는 적절한 규제를 통해 부작용을 줄여가는 게 올바른 방향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방 의장은 '블록체인 게임은 하나의 유행일 뿐'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과거 VR은 스타트업 이외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회사가 거의 없었지만 블록체인 게임은 세계의 많은 회사들이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준혁 의장은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를 통해 게임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2~3년 안에는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할 만큼 커질 것이라는 기대다.
다만 산업 초기인 만큼 조심히 접근해야 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방 의장은 "블록체인이나 메타버스는 산업 초창기이기 때문에 어느 길이 맞다고 확신하지 않는다"며 "어디에서 좋은 성과가 날지 어디에서 부작용이 생길지 노크하듯이 접근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자체 IP 강화 통해 글로벌 확장
넷마블은 자체 IP 강화를 통해 글로벌 확장에 힘쓸 예정이다. 과거 넷마블은 퍼블리싱을 중심으로 성장해 자체 IP가 부족하다는 평을 들었다. 하지만 자체 IP를 꾸준히 육성한 덕분에 최근에는 공동 제작 IP(10%)를 포함한 자체 IP 비중이 75%까지 늘었다.
이날 넷마블이 공개한 신작 라인업 20종 가운데 15종은 자체 및 공동개발 IP 게임이다. 넷마블은 개발 자회사들이 준비 중인 자체 IP 게임 외에도 웹소설·웹툰·콘텐츠 제작사들과 협업해 IP를 성장시켜나갈 방침이다.
이에 더해 플랫폼도 다변화한다. 기존 모바일뿐 아니라 PC·콘솔 플랫폼까지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오늘 소개된 게임 대부분이 PC와 모바일에서 동시 구현 가능한 멀티플랫폼으로 개발되고 있다"며 "액션베틀게임 '스쿼드배틀'과 '오버프라임'은 스팀을 통해 PC 플랫폼으로,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은 모바일을 넘어 PC와 콘솔에도 출시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NTP에서는 넷마블의 해외 성과를 짚어보기도 했다. 지난 2015년까지만 해도 넷마블의 해외 매출 비중은 28%에 불과했다. 하지만 글로벌 파이오니어(Pioneer)가 되겠다는 계획하에 지난해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74%까지 늘었다. 이 가운데 북미는 44%, 유럽이 11%, 동남아와 일본은 각각 10%와 9%를 차지하며 한국은 21% 수준이다.
방준혁 의장은 "전체 매출에서 한국의 비중이 상당히 줄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해외 매출 비중이 8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북미 캐주얼게임 개발사인 스핀엑스를 인수한 바 있다. 인수 금액은 2조5000억원으로 국내 게임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M&A로 꼽힌다. 방 의장은 "스핀엑스 인수의 경우 서구 중심의 캐주얼 게임 영역을 좀 더 확대하겠다는 의지"라며 "넷마블의 글로벌 파이오니어 계획은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도 넷마블 게임의 80% 이상이 글로벌 마켓을 타깃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