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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처럼 내려놓고 내려놓은 김범수…해외 집중

  • 2022.04.15(금) 08:00

미래 이니셔티브센터장·픽코마 사내이사 계속
이해진 네이버 GIO 이어 '사임 후 해외 공략'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카카오에 이어 인공지능 연구개발(AI)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의 등기임원직을 내려놓았다. 지난해 카카오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데 이어 카카오 공동체 내 계열사 등기임원 자리를 차례로 내려놓으면서 숙원 사업이라 할 해외 시장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마치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네이버 이사회에서 물러난 이후 GIO(글로벌투자책임자)란 직책을 맡고 해외 사업에 역량을 모으는 것과 비슷한 궤적을 밟는 것이라 관심이 모인다. 
김범수, 카카오브레인 이사회 떠나

15일 카카오에 따르면 김 창업자는 지난달 28일자로 AI 계열사 카카오브레인의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카카오브레인은 카카오가 미래 성장 분야로 인공지능을 육성하기 위해 설립한 연구개발(R&D) 전문 계열사다. 머신러닝 방법론을 비롯해 로보틱스 및 자율 주행, 강화학습, 최적화, 자연어처리(NLP), 음성 인식 및 합성, 의료 진단 등을 다룬다.

이 회사의 설립 초기에는 김범수 창업자가 신설법인의 대표이사를 맡아 사업을 진두지휘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김 창업자는 카카오브레인 대표이사직을 약 2년간 맡다 2018년 9월 박승기 전 대표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대표 자리를 내놓긴 했으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려놓으면서 경영의 끈을 놓지 않았다.

작년 말 기준 국내외 194개에 달하는 카카오 계열사 가운데 김 창업자가 등기임원직을 겸임하고 있는 곳은 카카오브레인을 포함해 몇개 되지 않았다. 그만큼 이 회사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는 의미다.

김 창업자가 카카오브레인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현재 그가 등기임원직을 맡고 있는 계열사는 일본 웹툰 플랫폼 픽코마가 유일하다.

김 창업자는 카카오의 미래 사업을 담당하는 '미래 이니셔티브센터장'이란 직책을 맡고 있으나 작년말 카카오 이사회에서 물러나면서 사내이사직을 내놓았다. 미래 이니셔티브센터를 통해 카카오의 새로운 먹을거리, 그 중에서도 해외 사업을 통해 기회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김 창업자는 사임 의사를 밝힌 지난달 14일 사내 메세지를 통해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서 내려와 비욘드 코리아를 위한 카카오 공동체의 글로벌 확장으로 업무 중심을 이동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비욘드 코리아는 비욘드 모바일과 함께 카카오가 꼽은 미래 전략 키워드로, 각각 해외 시장 개척과 신사업 공략을 의미한다.

카카오는 김 창업자의 카카오브레인 이사직 사임에 대해 "카카오 이사회 사임 당시 밝힌 이유와 일맥상통한다"며 "글로벌 시장으로 힘을 싣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이해진 GIO와 비슷한 행보 비교도

이 같은 경영 행보는 네이버 이해진 창업자와 비슷하다. 이 창업자는 2017년 네이버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해외 사업에 사실상 '올인'하고 있다.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해외 무대 진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두 창업자가 비슷한 궤적을 밟아 나가고 있다.

이 창업자는 2017년 네이버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하고 2018년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일각에선 이 창업자가 총수로 지정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배구조 등을 관리받을 것을 대비해 사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네이버 측은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해외 먹거리로 콘텐츠를 삼은 점에서도 두 창업자는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이 창업자의 의장직 사임 이후 웹툰 서비스로 북미와 유럽과 일본, 동남아 등에 본격 진출했다. 특히 IP(지식재산권) 영상화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인수로 네이버 웹툰의 월간 이용자 수는 1억6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김 창업자는 카카오픽코마(전 카카오재팬)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 나서고 있다. 픽코마는 2016년 카카오픽코마가 일본에 론칭한 디지털 만화 및 소설 플랫폼으로, 지난해 당기 순이익 520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143억원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9월엔 픽코마 유럽 법인을 설립한 뒤 지난달 프랑스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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