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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7년, 어떻게 성장했나

  • 2022.04.10(일) 07:20

승차거부·수급 불균형 출발점
성장과정서 기존질서와 마찰
류긍선 대표, 상생과 글로벌 진출시도

카카오T 택시를 통한 누적 택시 운행 건수는 13억건이 넘는다. 호출수는 22억2000만건 이상이다. 2015년 4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운행건수는 월평균 6.5% 성장율을 보이며 꾸준히 증가했다. 2021년 3분기 기준 3000만명의 이용자가 카카오T를 이용하고 있다. 대한민국 인구 5185만명 중 58%가, 생산가능인구(만15∼64세) 3735만명 중 79%가 카카오T를 통해 이동하고 있다.

'2021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에 담긴 내용이다.

올해로 카카오택시 서비스는 7살, 카카오모빌리티 법인은 5살이 됐다. 나이로 치면 아직 신생이다. 하지만 영향력은 대단하다. 카카오모빌리티 서비스는 일상 속에 스며들었다.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를 통해 지난 7년을 돌아보고, 미래전략을 살펴봤다.

모빌리티 플랫폼, 일상 속으로

카카오T 택시는 2014년 6월 카카오의 '탐구생활 TF'에서 검토되기 시작한 프로젝트다. 모빌리티 플랫폼이 확산되던 해외와 달리 국내 택시시장은 당시만 해도 인터넷과 모바일의 불모지에 가까운 영역이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오랜 시간 굳어진 택시시장을 혁신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지역별 택시 사업자들이 생태계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었고, 그나마 존재하던 호출영업 시장인 콜택시도 전체 운행량 대비 5% 미만에 불과한 상황이었다"고 회고했다. 

전체 택시 기사의 70%를 차지하는 개인택시 기사와 일일이 소통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수십년간 지속되어온 과거의 영업 방식에 익숙한 택시 사업자들이 디지털 환경으로의 변화에 관심이 없는 것도 난관이었다.

개발자들은 모바일앱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의 기사를 위해 폰트가 유난히 크고, 인터페이스는 매우 단순화된 시니어 친화적인 기사앱을 만들었다. 최초 출시 당시 내비게이션 기능이 빠져있었던 것을 보완하기 위해 김기사 내비(현재 카카오내비)와 협업해 불과 사흘 만에 새로운 카카오 택시 앱을 배포한 것도 에피소드다. 

서비스 론칭 이후 반응은 어땠을까. 생활에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쓰인다. 특히 2018년 여름은 무척 더웠다. 서울지역 최고 기온은 39.6도까지 올랐다. 1907년 기상 관측 이후 최고 기록이라고 할 정도였다. 카카오T 택시호출이 급증했다. 덥거나 춥거나 힘들거나 바빠서 택시가 필요할 때, 많은 이들이 카카오T 택시를 떠올린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수요급증에 탄력을 받아 2018년 10월 신용카드 등록으로 결제과정을 없앴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면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각광받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다양한 이동수요에 맞춰 카카오T 블루(가맹택시), 카카오T 블랙(고급택시), 카카오T 벤티(대형택시) 서비스를 확장시켰다. 또 카카오T 대리, 주차, 바이크, 비즈니스(기업회원전용), 셔틀 서비스를 추가 론칭시켰다. 

정부에 대해선 탄력요금제를 제안하기도 했다. 시간대, 날씨, 이벤트 등 다양한 상황에 따라 수요와 공급이 달라지는 현상을 요금에 반영하면 진짜 필요할 때 택시가 안잡히는 문제를 일정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사업구역 완화도 제안했다. 택시기사는 면허 취득시 지정 사업구역내 영업만 허용된다. 사업구역을 완화하면 택시 공급부족 문제를 일부 완화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데이터, 경험치를 뒤바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동을 보다 빠르고 스마트하게 만드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됐다. 이 목표를 위해선 혁신이 필수며, 그 중심에는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예를들면 배차시스템에 도입된 머신러닝이다. 카카오T 택시에는 기사들이 선호하는 지역으로 이동하는 이용자를 매칭해주는 배차시스템에 머신러닝이 도입되어 있다. 더 많은 대리 이용자들이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된 AI 추천요금제는 또 다른 사례다. 카카오 내비에서도 목적지까지 소요시간을 예측하는 모델에 머신러닝이 활용됐다.

이용자의 경험을 통해 쌓이는 평점, 리뷰 데이터는 택시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발판이 됐다. 데이터가 쌓이면 불쾌한 경험을 양산하는 기사를 친절한 기사와 분별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배차에도 활용된다. 호출 반경내 있더라도 친절하고 평가가 좋은 기사를 이용자와 매칭시키는데 활용된다. 

GPS 기반 앱미터기는 기계식 미터기도 대체했다. 카카오T 블루는 2020년 7월 중형택시로는 최초로 앱미터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탄력요금제, 사전확정요금제 등 다양한 요금제 적용이 가능해졌다.  

단거리 승차거부 사라져

과거엔 돈을 내고 타는데도 단거리를 이동하면 마음이 불편했던게 택시다. 단거리란 이유만으로 택시기사들이 직간접으로 불만을 쏟아냈다. 승차거부 사례도 많았다.  

카카오T 택시는 배차로직, 자동배차 등의 기술로 승차거부를 줄였다. 실제로 '2020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에 따르면 카카오T 택시로 운행을 완료한 이동 중 운행거리 5km 미만의 단거리 운행은 전체 운행완료 건수 중 50%(2020년 기준)를 차지했다. 

요즘엔 카카오T 택시 이용행태가 '예약'과 '대신 불러주기'로 확대됐을 정도다. 카카오T 블랙(2018년 11월)에 이어 카카오T 벤티(2021년 6월)로 예약 서비스가 도입됐는데 이용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신 불러주기는 부모님이 병원갈 때, 자녀가 학원 갈 때 이용자가 동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로 이용된다. 2020년 7월 도입 이후 현재 월평균 25만명이 이용 중이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과제, 상생과 글로벌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생태계와 함께 성장하기 위해 상생기금 500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기금은 플랫폼 공급자의 수익과 처우를 개선하고, 중소 사업자의 비용 부담을 낮추는 데에 쓸 예정이다. 이를 통해 '파괴적 혁신'이 아닌 '상생적 혁신'을 이루겠다는 의지다.

또 자율주행 운송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연내 로봇 배송을 상용화해 모빌리티 플랫폼의 핵심 서비스인 '사람과 사물의 이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이를 바탕으로 "3분기 안에 글로벌 진출에서 의미있는 소식을 전해드리겠다"며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카카오는 2018년 일본에서 택시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팬택시'와 연동 협약을 맺으며 해외 진출의 첫 단추를 끼운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국가간 이동이 어려워지자 해외 진출이 잠정 중단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함께 해외여행 등이 가능해지면서 국가 간 이동 수요가 늘어나리라 판단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 재개할 계획이다. 올해를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삼고 해외 시장 진출 기회를 탐색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카카오T 플랫폼을 주요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과 연계해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방문객뿐만 아니라 해외로 출국한 국내 이용자들까지 카카오T로 이동할 수 있는 서비스를 검토 중이다. 국내 방문율이 높은 국가의 모빌리티 기업과 제휴를 늘리고, 해외 시장 투자도 적극 단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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