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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구원투수 '윤활유사업' 지속가능 전략은…

  • 2022.05.16(월) 16:18

공급 회복 이슈로 수익성 낮아져
수요견조한 만큼 고급화전략 대응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정유업계 실적의 버팀목이 됐던 윤활기유(윤활유 원재료) 사업이 정유사업에 주력 바통을 넘기고 있다.

정유 사업이 조 단위 영업이익을 쏟아낸 것과 비교하면 윤활기유 덩치가 작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 1분기중 윤활기유 사업이 대체로 견조했고 전망도 나쁘지 않은 만큼 앞으로는 고급화 전략으로 수익성을 유지해갈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윤활유, 역할 끝났나

16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S-Oil),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들의 지난 1분기 윤활기유 사업 영업이익 합계는 494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들의 정유 사업 영업이익 합계가 4조4349억원으로 전년대비 210% 증가한 것과 차이난다.

윤활기유가 정유사들의 핵심 사업은 아니다. 코로나19 위기에서 구원투수 역할을 했던 게 윤활기유 사업이었기에 이같은 차이가 눈에 띈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19를 겪으며 적자의 늪에 빠졌던 정유 업계가 지난해 흑자전환을 할 수 있게 한 일등공신은 윤활기유였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윤활유(윤활기유) 사업 영업이익이 9609억원에 달하며 연간 영업이익이 1조7656억원을 기록했다. 윤활유 사업 영업이익만 전년대비 267% 증가하면서다. 이에 따라 SK이노는 2020년 영업손실 2조5688억원에서 흑자전환할 수 있었다.

에쓰오일도 지난해 윤활기유 사업 연간 영업이익이 1조17억원(발표 당시 기준)에 달했다. 전년대비 136% 증가한 것이다. 덕분에 전체 영업이익도 2조2064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양사의 올 1분기 윤활기유 사업 영업이익도 견조한 편이긴 했으나, 작년 성장세와 비교하기는 어렵다. 1분기 SK이노의 윤활유 영업이익은 2116억원으로 전년대비 54% 증가했고, 에쓰오일은 1953억원으로 3% 증가에 그쳤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부진했다. GS칼텍스 윤활유 사업 영업이익은 1분기 711억원으로 전년보다 43% 감소했고, 현대오일뱅크는 164억원으로 전년보다 84% 줄었다.

수요 견조하지만 공급 늘어나

업계가 지목한 윤활기유 사업이 다소 주춤한 원인은 공급 증가다. 코로나19 시기에 윤활기유 사업이 크게 개선된 이유는 견조한 수요 속에서 공급이 부진했기 때문인데, 이제 상황이 바뀐 것이다.

업체별로 상황이 다소 다르지만 연간 기준으론 전반적 수익성 약화가 예상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의 올해 윤활유 영업이익은 2771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에쓰오일의 올해 윤활유 영업이익은 7090억원으로 전년보다 3000억원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영업이익 역시 7930억원으로 2000억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정유공장들이 가동을 축소하면서 윤활기유 원료가 되는 석유 공급이 크게 감소한 반면 수요는 견조해 윤활유가 강세를 보였다"며 "하지만 이제 공장 가동이 점차 정상화되면서 예전만큼 수익성이 나오지 않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원가 부담도 커졌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이같은 상황 변화에 대응해 고급기유 중심으로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는 중장기적으로도 유효한 전략이다. 윤활유 시장은 중장기적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전세계적인 트렌드인 친환경 정책과 연관있다. 윤활유가 기계 장치의 장기 사용을 돕고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어, 탄소배출 규제에 대응하려는 수요가 생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활유는 전기차에선 모터·기어의 열을 식히고 불필요하게 흐르는 전기를 차단하는 역할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윤활유는 친환경 정책 관련 수요뿐 아니라, 전기차 관련 수요도 생기고 있어 장기적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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