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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족쇄' 벗은 이재용 부회장…회장 승진하나

  • 2022.08.12(금) 14:48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유일한 부회장 직급
전문경영인에 맡기고 '뉴삼성' 속도낼 가능성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15 광복절 복권 대상으로 확정되면서, 이달 15일부터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이 부회장의 경영 활동에 법적 제약이 없어지면서 재계에서는 그의 회장 승진 및 등기이사 복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부회장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더욱 열심히 뛰어서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정부의 배려에 보답하겠다"고 입장문을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취업제한 족쇄 풀려, 정상적 경영 가능 

정부는 광복절을 맞아 이 부회장을 비롯한 서민생계형 형사범·주요 경제인·노사관계자·특별배려 수형자 등 1693명을 오는 15일자로 특별사면·감형·복권 조치한다고 12일 밝혔다. 윤석열 정부 들어 단행한 첫 특사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으로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지난해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형기는 지난달 29일 만료됐으나 공식 경영 활동은 할 수 없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에 따라 5년간 취업제한에 걸려 있어서다.

하지만 이번 복권으로 취업제한이라는 '경영 족쇄'가 풀리면서 경영을 직접 진두지휘할 수 있게 됐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여부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고(故) 이건희 회장의 건강이 악화된 2014년 이후부터 삼성을 이끌며 사실상 총수 역할을 맡아왔다. 올해 54세인 이 부회장은 2012년 12월 44세의 나이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현재까지 10년째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4대 그룹 가운데 회장 직함이 없는 총수는 이 부회장이 유일하다. 4대 그룹 가운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정몽구 회장을 대신해 회장직을 맡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부친인 최종현 회장이 별세한 뒤 1998년 9월 회장에 취임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구본무 회장 별세 이후 2018년 6월 회장으로 승진했다.

현재 삼성전자에선 이 부회장을 비롯해 작년말 정기 인사에서 나란히 승진한 정현호·한종희 부회장 총 3인이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삼성전자 내에서 '회장' 직위를 가진 것은 김기남 종합기술원 회장이 유일하다.

DS 부문 경영전반 총괄 및 대표이사를 맡던 김 회장은 작년 인사에서 종합기술원으로 이동해 현재는 경영자문 역할을 맡고 있다. 사실상 회장 직함을 달고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인물은 없는 것이다.

회장 승진은 사내 주요 경영진이 모여 의결하면 이뤄진다. 만약 올해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 이건희 회장보다 10년 늦게 회장직을 달게 된다. 이건희 회장은 1987년 12월 45세의 나이에 회장직에 올랐다.

책임경영 차원서 등기임원 복귀 관심

이 부회장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등기임원에 다시 오를 지도 관심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6년 10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 이사회는 급변하는 IT 사업 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이 부회장이 이사회 일원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맡을 시기라고 판단해 그의 등기이사 추천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부회장은 2019년 10월 임기 만료로 등기임원에서 퇴임한 이후 현재 미등기임원이다. 그동안 가석방 상태여서 등기임원을 맡을 수 없었으나 이번 복권으로 등기임원이 될 길이 열렸다. 이를 위해선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야 한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등기임원과 함께 대표이사직까지 맡으면서 삼성을 직접 경영할 지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아버지 이병철 회장이 별세한 1987년 그룹 회장에 올랐고 1998년 대표이사에 취임해 2008년까지 10년간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이른바 '오너 CEO' 역할을 했던 것이다.

삼성전자는 작년말 인사에서 기존 김기남·김현석·고동진 3인의 부문별 대표체제를 한종희·경계현 '투톱' 체제로 전환했다. 

다만 이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당장 맡기보다 그룹 총수로서 미래 먹거리 육성과 신시장 개척에 주력하면서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겠느냐란 관측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 경영 행보상 대표이사직은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고 그룹 전반의 큰 그림과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룹 컨트롤타워 재건 여부 주목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 그룹의 컨트롤타워 조직을 다시 만들 것이란 관측이 있다. 삼성은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던 미래전략실을 해체한 바 있다. 미전실 해체 이듬해 사업지원TF이란 조직을 만들어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사들의 공통된 이슈에 대한 대응과 협력을 조율해왔다. 

작년말 인사에서 승진한 정현호 부회장은 미전실 출신이며 '미전실의 후신'인 사업지원TF의 수장도 맡아왔다. 삼성전자는 미전실과 같은 그룹 컨트롤타워 조직을 만들지 않는 대신 정 부회장을 승진시키며 그의 역할에 힘을 실어줬다.

한편 이 부회장이 이번에 사면됐다고 해서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는 건 아니다.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재판 등으로 매주 재판을 받는 만큼 사법 리스크가 여전하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당장 광폭 행보를 보이기보다 경영 보폭을 차츰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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