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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고 잘멈추는 마세라티 '기블리' 타보니

  • 2022.09.09(금) 08:15

[차알못시승기]
준대형 세단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주행·제동 성능 '인상적'

마세라티 기블리 GT 하이브리드./사진=김동훈 기자

이탈리아 고급차 브랜드 '마세라티'의 준대형 세단 '기블리 GT 하이브리드'를 최근 시승했다. 시승 코스는 서울 한남동에서 경북 안동까지 왕복 약 450km. 수도권을 오가는 일반적 시승 코스와 비교하면 상당한 장거리를 달린 셈이다. 그러나 운전하는 재미 덕에 힘들지도 그렇다고 지루하지도 않았다.

제한속도 110km의 고속도로를 장시간 운전하면서 주행 성능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기블리는 북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 부는 거친 바람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그 바람처럼 거칠고 빠를까. 이른바 '풀악셀'을 밟으면 어느새 제한속도까지 도달했고, 고속에 진입한 이후에도 망설임 없이 속도를 더욱 높여나갔다. 

동일 차종을 시승한 다른 기자들은 말이 차량을 잡아당기는 것 같았다는데, 개인적 느낌은 황소가 잡아끄는 듯했다. 민첩하게 달리는 느낌보단 소처럼 힘있게 나아가는 인상이 강했다는 얘기다. 

기블리 GT 하이브리드,/사진=김동훈 기자

제원을 살펴보면, 왜 그런지 알 법했다. 기블리의 공차중량은 2030kg,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약 5.7초(제로백)가 소요된다. 국산 대형 세단 제네시스 'G90'(2025kg, 제로백 5.9초)과 비교하면 조금 무겁지만 더 빠르다는 느낌이다.

파워 트레인을 보면, 2.0리터 4기통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고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결합돼 최고출력 330마력, 최대토크 45.9kg.m를 발휘한다. 최고 속도는 시속 255km까지다.

핸들링도 인상적이었다. 저속에선 부드럽게 조향됐고, 고속에선 묵직해졌다. 기블리에는 시속 60~180km에서 작동하는 차선 유지 어시스트(LKA)뿐 아니라 핸들링의 편안함을 높인 조향 시스템(EPS)이 적용됐다고 한다.

기블리 GT 하이브리드./사진=김동훈 기자

운전석에서 들리는 엔진 배기음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잘 들리지 않을 정도. 그만큼 소음을 잘 차단한 것으로 이해되지만, '붕붕붕붕'하는 슈퍼카 배기음을 상상한 입장에선 아쉬울 수 있다는 생각이다. 다만 뒷좌석에 앉으면 특유의 포효를 잘 들을 수 있었다.

코너링 실력도 준수했다. 기블리는 엔진을 차체의 전면에, 48V 배터리를 후면에 장착하면서 중량 밸런스를 향상시켰다고 한다. 승차감, 풍절음은 다소 부족했지만 운전의 재미를 보면 참을만한 수준.

국내 인증 복합연비는 8.9km/l다.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감속·제동 과정에서 에너지를 회수하는 기능을 갖춰 연비를 향상시켰다고 한다. 실제 주행에선 평균 8.5km/l 수준이 나왔고, 고속도로 주행 때는 11.9km/l까지도 기록됐다.

달리기 실력보다 놀란 점은 제동 능력이었다. 고속도로 1차선을 달리던 때였다. 저속 주행하던 대형트럭이 갑자기 1차선으로 이동했다. 어쩔 수 없이 급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아찔한 상황에서 대단히 안정적으로 제동됐다.

기블리 GT 하이브리드./사진=김동훈 기자

마세라티 측은 이에 대해 주철 강도와 알루미늄의 가벼움을 결합한 '브렘보 듀얼 캐스트 브레이크'가 적용돼 높은 수준의 적용 면적과 냉각 효율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를 통해 구현한 시속 100km에서 완전 정지까지 제동거리는 35.5m다. 이밖에 ADAS(능동형 드라이빙 어시스트) 기능도 부드럽게 작동돼 만족스러웠다.

운전을 마치고 차량 내외부를 살펴봤다. 전면부를 보면 그릴은 '마세라티 튜닝 포크' 모양의 바를 적용했고, 부메랑 모양의 LED 라이트를 갖췄다. 우아하면서 강인한 인상이다. 전장 4970㎜, 전폭 1945㎜, 전고 1485㎜의 외관은 크지도 작지도 않다. 현대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전장 4990mm, 전폭 1875mm, 전고 1470mm)와 유사한 크기다.

브랜드 첫 하이브리드 차량이란 특징을 반영하기 위해 C필러, 브레이크 등 곳곳에 푸른색을 가미했다. 상대적으로 뒷모습은 무난한 모습이다.

기블리 GT 하이브리드./사진=김동훈 기자

실내는 비행기 조종석에서 영감을 받은 대시보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대시보드 중앙에 위치한 동그란 아날로그 시계를 보면 세련미보단 전통적 매력이 강하게 느껴진다.

또한 마세라티 브랜드는 이탈리아 대통령 의전차량으로도 유명하다. 운전하는 재미를 위해 VIP가 직접 모는 것은 아닐지 궁금할 정도의 인상이 남았다. 가격은 1억2000만원대. 

'차'를 전문가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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