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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6세대 C클래스 타보니…'예쁜데 잘달리네'

  • 2022.04.06(수) 17:29

[차알못시승기]
디자인·퍼포먼스 '합격점'…승차감 아쉬워

메르세데스 벤츠의 C클래스 미디어 시승 행사에서 차량이 소개되고 있다. / 사진=김동훈 기자

메르세데스 벤츠의 중형세단 'C클래스'의 6세대 완전변경 모델 2종을 타봤다. 지난 5일 벤츠코리아가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한 미디어 시승 행사에서다. 이날 시승한 차는 지난해 2월 공개된 '더 뉴 C200 4MATIC 아방가르드'와 '더 뉴 메르세데스 벤츠 C300 AMG 라인'. C클래스의 부분변경 모델은 2018년 제네바 모터쇼에서도 등장했지만, 5세대 모델이 2014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점을 고려하면 완전변경 모델은 8년만이다. 

주행 성능 '좋아요'

시승 구간은 여의도 소재 '서울 마리나'에서 파주 'K 필름 스튜디오'까지 왕복 약 90km. 파주행 시승차량은 C200이었고, 서울 복귀차는 C300이다. 두 차량의 내외관은 파주에 도착해서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고, 일단 탑승했다. 

서울 도심 주행이 시작됐다. C200의 스티어링 휠과 엑셀러레이터 페달의 조작감은 부드러웠다. 브레이크 페달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살짝만 브레이크를 밟아도 잽싸게 멈추는 느낌이었다. 차량 조작·제동 성능이 부드러우면서 민첩해 복잡한 도로 환경에서 편안하고 안전하다는 인상이다.

올림픽대로를 거쳐 자유로에 접어들어 시야가 트일 때였다. 엑셀을 꾹 밟으니 멀리 앞서가던 차량을 순식간에 따라잡았다. 제로백(시속 0km에서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을 테스트해보고 싶을 정도로 빨랐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C200 4MATIC 아방가르드' / 사진=김동훈 기자

C200과 C300엔 C클래스 최초로 2세대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과 '48볼트 온보드' 전기 시스템을 갖춘 4기통 가솔린 엔진에 '통합 스타터 제너레이터'(ISG)가 탑재됐다고 한다. 이를 통해 가속할 때 최대 20마력의 힘을 추가로 제공할 수 있다는 게 벤츠측 설명이다.

여러 전기 장치를 작동하기 위해 쓰이던 기존의 12볼트 배터리에 추가적인 48볼트 시스템을 적용, 엔진이 달리는데만 힘을 쓸 수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곡선 도로에서 퍼포먼스는 부드러웠고, 오르막길에서도 아무런 지체 없이 잘 달렸다. 

운전석 왼쪽 A 필러가 시야를 다소 가리는 느낌이 있었으나, 운전석 모양으로 구현된 좌석 보정 시스템으로 좌석 포지션을 손쉽게 조정해 시야를 확대할 수 있었다.

C200의 내부 인테리어 / 사진=김동훈 기자

차량 중앙에 설치된 11.9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에는 S 클래스에서 선보였던 2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돼 지문 인식으로 즐겨찾기, 일정 관리 등 다양한 개인화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내비가 세로로 길쭉한 덕분에 먼거리 교통상황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편리했다. 이 화면 하단에 배치된 버튼을 통해 에코, 스포츠 등 주행모드를 변경하며 운전하는 맛을 바꿀수도 있었다. 스포츠 모드에서 가속할 때는 엔진 소음이 경쾌하게 터지면서 쭉쭉 치고 나갔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C300 AMG 라인' / 사진=김동훈 기자

디자인도 '멋진데'

목적지에 도착해 차량 내외관을 살펴봤다. 전면부는 중앙의 커다란 삼각별 로고만으로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C300의 경우 라디에이터 그릴에 벤츠의 별 모양 패턴이 가미돼 세로 패턴이 강조된 C200과 차별점을 보인다.

차량 옆면은 앞보다 뒤가 훨씬 짧아 역동적인 모습이다. C200의 길이는 4755mm이고, C300은 4795mm인 까닭인지 AMG 라인의 역동성이 조금 더 돋보인다. 국산차와 비교하면 아반떼(4650mm)보단 길고, 소나타(4900mm), 그랜저(4990mm)보단 짧다.

너비(1820mm)는 똑같은데, 높이는 C300(1455mm)이 C200(1440mm)보다 살짝 크다. 뒷모습은 테일램프가 피자조각 모양처럼 보이는 까닭인지 전면에 비해선 유려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C300'의 뒷모습 / 사진=김동훈 기자

내부는 이전 세대 대비 25mm 늘어난 휠베이스로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마련했다고 한다. 실제로 뒷좌석에 앉아보니, 무릎 앞에 여유 공간이 꽤 남을 정도로 넓은 느낌이다. 전형적인 중형차다. 그러나 승차감은 고급차 수준까진 아니었다. C클래스의 상위 모델과 비교하면 푹신함이 부족한 인상이다.

전반적인 내부 인테리어는 눈길을 사로잡을만 했다.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메탈 느낌의 소재, 가죽의 조화가 멋지게 어울렸다. 내비게이션 상단에 위치한 송풍구는 마치 항공기 엔진 덮개인 '나셀'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다.

C200과 C300의 내외부 디자인은 대체로 유사해 라디에이터 그릴, 차량 길이 등 일부 다른 특징에 대한 취향따라 선호가 갈리겠지만, 스티어링 휠은 C300이 낫다는 판단이다. C300의 스티어링 휠이 다소 굵고 다이나믹하게 설계된 까닭에 고속 주행이나 회전할 때 그립감이 더 편했기 때문이다.

C300의 내부 인테리어 / 사진=김동훈 기자

더 강력한 'C300'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C300과 함께했다. 두 차량의 내외관이 거의 비슷해 딱히 다를 게 있을까 싶었다. 이런 생각은 곧장 바뀌었다. 치고 나가는 힘이 많이 달랐다. 테스트를 해봤다. 복귀 코스는 평택파주 고속도로였기에 이같은 가속 성능이 유난히 돋보였다. 

C200과 C300 성능을 비교하면 엔진형식(직렬 4기통 가솔린)이나 배기량(1999cc), 트랜스미션 형식 등이 똑같다. 하지만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다르다. C300의 최고출력은 258마력, 최대 토크는 40.8kg.m이며 제로백은 6초다. C200의 최고출력은 204마력, 최대 토크는 32.6kg.m이며, 제로백은 7.1초. 쉽게 말해 말 50마리 정도가 더 붙어서 힘을 쓰는 것이다.

복합연비도 C300이 11.8km/l로 C200(11.3km/l)보다 낫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벤츠 관계자는 "고성능이 나타나도록 튜닝한 것에서 차량간 차이가 난다"고 귀띔했다.

C300의 내비게이션은 실시간 도로 상황을 증강현실 형태로 확인할 수 있게 돕는다. / 사진=김동훈 기자

C300은 S클래스에 장착된 '디지털 라이트'가 헤드램프에 탑재돼 날씨와 도로 상황에 맞는 최적의 가시성을 보여준다는 게 C200과 또 다른점이다. 하지만 이날 날씨가 맑은데다 세차례 정도 지난 터널마저도 밝은 탓에 큰 차이를 알아차리긴 어려워 아쉬웠다. 

첨단 주행보조 시스템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도 이용해봤다. 앞선 차량과 너무 가까워지면 경고음으로 위험을 알려줬고, 속도를 설정하면 자동으로 변속하고 주행까지 척척해냈다. 일종의 자율주행모드에선 감속과 가속이 부드러워 편안했다.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은 민감한 편은 아닌 까닭에 운전대를 놓을 수준까진 아니었다. 

증강현실(AR) 형태로 운전석 정면 유리에서도 '요약형' 내비게이션을 볼 수 있는 점, 교차로에서 주변 상황을 실시간 동영상으로 보면서 주행할 수 있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내비를 보기 위해 고개를 내리지 않고 전방만 주시해도 'AR 내비'가 시야에 들어오기에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는 인상이었고, 실제 도로 모양과 다르게 생긴 내비의 안내 때문에 도로를 헤매는 일이 없어 편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C300의 옆모습 / 사진=김동훈 기자

이날 시승 행사에서 벤츠코리아 제품전략기획팀 박양원 상무는 이들 차량에 대해 "당신을 위한 가장 편안한 공간이 될 것"이라며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첨단과 고풍스러움이 어우러지는 내외부 디자인이나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주행 성능을 직접 경험해보니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진 않았다. 고속 주행에선 풍절음에 신경이 쓰였고, 매끄럽지 않은 도로에선 차량이 위아래로 통통 튀는 느낌이 들어 승차감이 완전히 만족스럽진 않았다.

메르세데스 벤츠 'C200' 주행 장면 / 사진=벤츠 제공

그러나 이는 S클래스와 E클래스에 이은 하위 모델 C클래스 였다는 점과 이 차종은 '콤팩트한 차량에 담긴 메르세데스의 최첨단 기술'이란 콘셉트에 따라 나온 모델이라는 점에서 나온 아쉬움으로 보인다. 과거 북미에선 C클래스를 '베이비 벤츠'라고 불렀다.

국내 반응이 궁금하다. C클래스는 1982년 190(W 201) 모델을 선보인 이후 전세계에서 1050만대 이상 팔린 벤츠의 베스트셀링 모델이라는 점에서도 그렇고, 국내에서도 최근 5년 사이 3만대 가까이 팔렸기 때문이다.

예쁜 디자인과 함께 덩치가 작아 운전하기 편한데 주행 성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국내에선 여성 고객이 60%에 달하는 차종이기도 하다. 

'차'를 전문가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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