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와 석유화학 산업이 높고 거친 파도를 눈 앞에 둔 대표 업종이라는 것은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대응에 따라 그 미래는 달라질 것이고 우리는 이를 기회로 만들고자 합니다. 시대에 부합하는 친환경 에너지 플랫폼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해 기업 가치를 제고해 나갈 것입니다. 정유와 석유화학을 넘어 블루수소, 화이트바이오, 친환경 화학소재 등 친환경 미래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부회장의 발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처음으로 ESG 통합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ESG 경영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통합보고서를 통해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방향성과 성과를 공개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적극 소통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회사의 ESG 전략 방향을 결정하고 주요한 ESG 이슈 사항 등을 검토하기 위해 2021년 6월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면서 "2022년 7월에는 전담 조직인 ESG전략팀을 신설해 전사 관점의 ESG 추진전략을 수립하고 대내외 이해관계자의 요구사항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현대오일뱅크의 ESG 활동 성과는 어떠한지 살펴봤다.
현대오일뱅크는 전 세계 기후변화에 따른 국내외 탄소저감 정책 강화와 소비자들의 친환경 기업 활동에 대한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다양한 친환경 신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 계열사인 현대케미칼과 함께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을 본격화 하고 있다 .
올해 상반기 상업가동한 HPC 공장은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이 3조원 이상을 투자한 초대형 석유화학 설비다. 이 공장은 연간 에틸렌 85만톤 , 프로필렌 50만톤을 생산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HPC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태양광 패널 소재 EVA 생산 능력은 30만톤으로 단일라인 기준 국내 최대다. 현대오일뱅크는 향후 기초소재, 에너지소재, 2차전지소재, 바이오소재 등 친환경 화학소재를 중심으로 석유화학 다운스트림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HPC 공장을 활용해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에도 나선다. 현대케미칼은 롯데케미칼, LG생활건강과 함께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3사는 이 협력을 통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활용한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을 출시한다.
현대케미칼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기존 공정의 원료로 도입해 친환경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역할을 맡는다. 롯데케미칼은 현대케미칼이 만든 친환경 플라스틱을 제품 특성에 맞게 최적화 하고 새롭게 적용할 수 있는 제품군을 개발하는 역할을, LG생활건강은 친환경 플라스틱을 납품 받아 친환경 용기를 양산하는 역할을 각각 담당한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는 폐비닐 등의 폐플라스틱을 무산소 조건에서 가열해 만든 원유 성상의 기름으로, 폐플라스틱을 소각하지 않고 다시 플라스틱의 원료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크다.
현대오일뱅크는 바이오플라스틱 사업 로드맵을 설정하고 제품 개발에 나선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미생물에 의해 쉽게 분해되는 생분해 플라스틱과 식물성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만드는 플라스틱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미국 대니머 사이언티픽사와 바이오플라스틱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바이오 플라스틱 연구개발 , 마케팅 , 제조 등에 있어 폭넓은 협력을 약속했다. 바이오플라스틱을 적용한 신규 고부가 활용처를 개발하고 아시아권 수요에 공동대응, 생산설비 공동 투자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2024년까지 국내 파일럿 공장을 가동하고, 2030년까지 상업 공장을 가동하고 시장 판매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재활용이 어려운 폐플라스틱의 소각, 매립 등에 따른 생태계 파괴가 심각함에도 플라스틱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기존 플라스틱을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대체해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