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 3분기 실적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매출은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했고 이익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글로벌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으로 판매를 이어가며 매출 성장세를 이끌었다. 환율도 우호적이었다. 반면 예상치 못했던 북미 지역 판매 보증 충당금 탓에 이익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이브리드 고맙다
현대차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42조9283억원, 영업이익 3조5809억원의 실적을 냈다고 24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4.7% 늘었고 영업이익은 6.5% 줄었다.
당초 증권가에서 점쳤던 현대차 3분기 예상 매출은 42조8413억원, 예상 영업이익은 3조8699억원이었다.
현대차는 이 기간 글로벌 시장에서 총 101만1808대를 팔았다.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한 규모다. 하지만 싼타페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종 판매가 늘어나 매출 타격은 거의 없었다.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전년 동기 대비 3.7% 상승한 1359.4원을 기록한 점도 매출을 지지했다.
영업이익은 예상치를 밑돌았다. 북미서 람다2 엔진 관련한 선제적 보증 연장 조치로 약 3200억원의 판매 보증 충당금이 발생하면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를 제외하면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며 "일시적인 조치이기 때문에 추가 충당금 전입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4분기도 자신감을 보였다. 수요는 줄수 있지만, 고부가인 하이브리드 차종 중심의 판매를 늘리는 전략이 유효해서다. 현대차는 이번 3분기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총 13만1000대 판매했다. 이 기간 전체 자동차 판매비중의 13%다. 하이브리드 일부 차종은 내연기관차보다 수익이 잘 나오고 있다.
이달 3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가동을 시작, 여기서 확보하는 이익도 4분기부터는 반영된다. HMGMA는 미국에 세워지는 첫 스마트팩토리로, 로보틱스·AI 등을 적용한 제조 혁신 기술이 대거 도입된다. 생산비 절감이 점쳐진다.
연간 실적도 자신했다. 올 4분기를 보수적으로 잡는다고 해도 연초 목표했던 매출과 영업이익률 달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평가다. 목표는 지난해 연 매출 대비 4~5% 증대, 연간 영업이익률은 8~9% 안착이다. 지난해 현대차 연 매출은 162조6636억원, 연간 영업이익률은 9.3%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판매 볼륨을 견조하게 유지할 것"이라면서 "차세대 모델을 잇달아 투입해 새로운 판매 성장 모멘텀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