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그룹코리아가 한국 시장에 뿌리를 내린 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수입차 업체 중 처음으로 현지 법인을 세우며 국내에 발을 들인 BMW는 지난 30년간 한국 시장에서 다양한 기록을 세우며 성장해왔다.
1997년 말 외환위기 당시 수많은 해외 기업이 한국을 떠나는 순간에도 BMW는 한국에 남아 의리를 지킨 해외 기업 중 하나다. 한국 진출 이후 오랜 기간 수입차 업계에서 독주를 이어온 BMW의 성장 배경에는 과감한 투자와 한국 기업들과의 동반 성장, 막강한 서비스 네트워크 등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를 바탕으로 전기차 시대도 선점하겠다는 것이 BMW의 포부다.
아낌 없는 현지 투자로 동반 성장 부각
BMW그룹코리아는 1995년 독일 BMW그룹이 100% 투자해 설립됐다. BMW를 필두로 BMW 모토라드(1999년)와 MINI(2005년)를 국내에 선보이며 수입차 시장의 성장을 주도했다. 특히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에도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믿고 투자를 이어갔으며 2002년 누적 판매 1만대, 2017년 연간 판매량 5만대를 돌파하며 수입차 업계의 선두 자리를 지켰다.
1999년 한국 시장에서 판매 순위 36위로 시작한 BMW는 2000년대 중반 들어 급성장을 이뤘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7년 연속 수입차 1위' 자리를 차지했으며 지난해에도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국내 수입차 판매 1위를 지켰다.
'고급 독일차'라는 이미지만으로는 소비자의 신뢰를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 BMW가 한국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지켜온 비결로는 적극적인 현지 투자 전략이 꼽힌다.
현재까지 BMW는 한국에 약 4000억원에 가까운 투자를 진행했다. 총 950억원을 들여 만든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는 세계 유일의 자동차 복합문화공간으로, 지역 랜드마크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162만명이 방문했다.
빠른 부품 공급을 위해 국내 육상 물류 중심지인 안성에 둥지를 튼 BMW부품물류센터는 약 7만평 규모로 축구장 8개를 합친 것보다 크다. 이 물류센터는 국내 수입자동차 브랜드가 운영하는 부품센터 중 최대 규모다. BMW는 이곳에 총 1300억원을 투자했으며 오는 2027년까지 65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부품물류센터 규모를 3만1000m2(약 1만평)가량 증축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BMW차량물류센터에 약 850억원을 들였으며 BMW그룹 R&D센터코리아에 120억원의 투자를 마쳤다.
투자는 고용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말 기준 BMW그룹코리아의 임직원은 325명이며 딜러사를 포함한 국내 직·간접 고용인원까지 보면 1만7830명이나 된다.
BMW그룹코리아 관계자는 "앞으로도 한국 사회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투자 활동을 전개해 외국계 기업이 한국 사회에 기여하게 되는 선순환 경제 구조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파트너십으로 완성한 미래 모빌리티
BMW는 시설 투자뿐 아니라 한국 기업과의 파트너십 강화에도 적극적이었다. 2023년에는 국내 기업에서 약 6조5350억원 상당의 부품을 구매했는데, 이는 같은 해 BMW그룹코리아의 매출(6조1066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2010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 협력업체로부터 구매한 부품 누적 금액만 약 37조원에 이른다.
국내 기업과의 협력 관계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현재 판매 중인 BMW 전기차 11종 중 9개 모델에 탑재되는 고전압 배터리를 삼성SDI에서 공급받고 있다. 2022년에는 삼성그룹이 BMW 뉴 i7의 국내 출고 1호 차량을 포함해 10대를 업무용으로 구매하며 두 그룹 간의 신뢰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지난해 6월 선보인 '뉴 MINI 컨트리맨'에도 한국 기업의 기술력이 담겨 있다. MINI와 삼성디스플레이가 협력해 개발한 원형 OLED 디스플레이가 자동차 업계 최초로 탑재된 것이다.
'BMW 차징 허브 라운지'는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으로 탄생한 전기차 충전소다. 지난해 9월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 문을 연 프리미엄 라운지형 급속 충전소로, GS칼텍스와 협력해 과거 주유소였던 에너지플러스 서울로 빌딩에 자리 잡았다. 이곳에는 LG전자가 개발한 200kW급 급속 충전기 6기가 설치됐으며 충전 사업은 GS차지비가 맡고 있다. 라운지형 카페 운영은 GS리테일이 담당한다. 여러 기업의 강점을 결합한 이러한 운영 방식은 BMW 차징 허브 라운지가 처음이다.
애프터 세일즈 강화로 전기차 시대 준비
BMW그룹코리아는 국내 수입차 업체 중 가장 많은 서비스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BMW 81개, MINI 40개 서비스센터를 통해 고객들에게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특히 우수한 정비 인력 양성을 위해 자체 테크니션·서비스 어드바이저 인증 제도를 도입했으며 2669명의 정비 인력 중 2438명이 BMW 공식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대비해 애프터 세일즈 서비스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모든 공식 서비스센터(81곳)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포함한 전기화 모델의 점검·정비, 소모품 교환 등을 지원하며 전기차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고 있다.
전기차 정비 전문가 양성에도 꾸준히 힘을 쏟고 있다. BMW 독일 본사와 협력해 △고전압 테크니션 △고전압 전문가 △카본 차체 수리 테크니션 과정을 운영하며 업계 최다 수준인 348명의 전기차 전문 정비 인력을 확보했다.
한편 BMW그룹코리아는 한국 진출 30주년을 기념해 새로운 슬로건 '운전의 즐거움, 내일의 새로움으로(Define Driving Pleasure, Again)'를 발표했다. 이 슬로건은 BMW가 핵심 가치로 여겨온 운전의 즐거움을 재정의하고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더욱 혁신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