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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라이브]테슬라보다 낫네…'가정용 ESS' 소파 뒤까지 끌어당겼다

  • 2025.01.12(일) 14:12

스탠다드에너지, 집안 벽면 부착 '에너지 타일'
세계 최초 불 안 나는 '바나듐 이온 배터리' 기반
"20년 이상 사용, 가구당 1일 사용전력 20% 절감"

CES 2025 스탠다드에너지 부스. 관람객들이 '에너지 타일'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강민경 기자

[라스베이거스=강민경 기자] 화재 위험이 없는 이차전지를 가정에 배치해 '비상용 보조배터리'처럼 이용할 수 있으면 어떨까?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문 기업 스탠다드에너지가 불이 나지 않는 '바나듐 이온 배터리(VIB)'를 집 안에 설치할 수 있도록 개발, CES 2025에서 혁신상을 거머쥐며 눈길을 끌었다. 가령 인덕션과 전자레인지, 에어컨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 발생하는 일시적 정전을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당초 스탠다드에너지가 주력해 온 바나듐 이온 배터리는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와 달리 물 기반 전해액을 사용, 발화 위험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이 특징이다. 기름에 기반한 전해액을 이용하는 리튬 이온 배터리가 화재에 취약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스탠다드에너지는 올 1분기까지 양산 체제를 구축해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이러한 바나듐 배터리를 타일형으로 집안 벽면에 부착할 수 있도록 구상, 이번 CES에서 첫선을 보였다. 집에 있는 두꺼비 집이나 전력 컨트롤 박스 내 전선망을 끌어와 벽에 설치된 해당 배터리에 연결하면 되니 설치 방법도 간편한 편이다.

에너지 타일 하나의 크기는 가로·세로 각각 15cm. 개당 10와트의 전력을 보조하고 사용자는 원하는 용량에 맞춰 개수를 배치할 수 있다. 건물일체형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할 경우, 에너지 타일을 주택 한 면에 설치하게 되면 가구당 1일 사용 전력의 약 20%를 절감할 수 있다.

또 타일은 낱개로 분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타일 하나가 고장 났을 경우엔 전체를 교체할 필요가 없다. 별도 충전이 필요하지 않아 반영구적인 것도 장점이다.

홍규혁 스탠다드에너지 매니저는 "핸드폰 배터리는 보통 4000~6000번 사이클로 충·방전을 하면 성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당사의 제품은 10만번 충방전을 해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며 "때문에 한 번 설치하면 20년 이상 사용할 수 있고, 만일 타일 하나가 고장 나더라도 전체를 다 뜯어낼 수 없이 문제가 되는 타일만 뺐다가 다시 부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스탠다드에너지의 에너지 타일은 낱개로 분리되도록 설계, 고장이 나도 낱개로 교체할 수 있어 장점이다./영상=강민경 기자

부스를 방문한 관람객들도 "집안에 ESS를 배치한다는 것은 처음 봤다"며 설명을 듣기 위해 줄을 섰다. 테슬라도 가정용 ESS 배터리인 '파워월'을 생산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화재 위험이 있어 차고지 외벽면에 비치, 해당 제품의 차별점이 돋보인다는 반응이다.

홍 매니저는 "테슬라 기술의 거리적 한계가 차고지 외벽이라면 당사의 한계는 소파 바로 뒤까지"라며 "최근엔 아파트를 짓기 시작할 때부터 이러한 배터리 도입이 가능하게끔 설계를 했고 현재 국내 건설사들과도 논의 및 검토 중에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스탠다드에너지는 카이스트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이 주축이 돼 2013년 설립한 업체로, 롯데케미칼이 2대 주주로 있다. 지난해 6월 세계 최초이자 배터리 업계 최초로 바나듐이온 배터리 제품 인증을 받았고, 그해 7월 고객사에 제품 공급을 시작했다. 올해부터 미국과 일본을 타깃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오는 2026년께 유럽과 중동 시장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이어 2027년 기업공개(IPO)를 최종 추진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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