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강민경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10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CES 2025는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 각축으로 달아올랐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기조연설에서 모빌리티를 언급, 시장 이목도 더욱 집중됐다.
이번 CES 2025는 소프트웨어 및 솔루션 기반 전시가 주를 이루며 다소 힘을 뺀 모습으로 진행됐다. 한국 주요 기업들은 신제품을 프라이빗 부스에 전시, 중국 기업들의 카피를 피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됐다.
이러한 와중 AI와 전장기술 간 접목을 물리적으로 실체화한 미래 모빌리티는 이번 CES를 경쟁의 장으로 만들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가장 강조한 분야이기도 했다.
운전자 모니터링은 기본…지능형 경고·AI홈 확장까지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은 '차량용 지능'을 주제로 더욱 개인화된 차량 경험 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다.하만이 제안한 자동차용 솔루션 '레디 제품' 포트폴리오 전반에는 생각·느낌·음성 기술이 총망라됐다. 하만의 기술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안전과 편의성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감성 지능 AI 시스템 기반의 핸즈프리 아바타 '루나'를 선보였다. 음성과 비주얼을 통해 개인화된 상호 작용을 제공, 탑승자와 자동차 솔루션 간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AI 시스템이 운전자 및 탑승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이후 아바타가 대화를 통해 안내를 진행하는 식이다. 예컨대 운전자의 스트레스가 감지되면 루나가 커피숍으로 갈 것인지 묻고 최적화된 경로를 안내한다.
도로와 교통 상황을 감지하고 지능형 경고를 하는 '레디 어웨어',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통합돼 안전한 운전을 할 수 있는 '레디 업그레이드 ADV2.0' 디지털 콕핏 등 다양한 제품들도 공개했다.
디지털 트윈 및 머닝러신 알고리즘 기술을 통해 도로와 교통 상황을 분석, 운전자가 교차로와 도로의 위험 요소 등 도로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안전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LG전자는 모빌리티를 단순 이동 수단이 아닌 AI홈 경험을 확장한 공간으로 재해석했다. 부스에서 가장 인기를 끈 것은 '인캐빈 센싱'. 관람객이 AI 기반 콘셉트 차량에 직접 탑승, 가상 운전 시뮬레이션을 경험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AI가 외국어 교통 표지판을 실시간으로 번역해주고, 운전자 시선과 표정을 실시간 분석해 졸음 및 심박수 등 안전 정보를 알려주며 관심을 끌었다.
차량 내부를 개인의 생활 공간으로 재구성한 MX플랫폼(Mobility eXperience)도 주목받았다. 원하는대로 가전을 조합해 차량을 단순 이동 수단이 아닌 업무·취미·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꾸밀 수 있고, 향후 음식 주문 및 세탁, 레스토랑 예약 등 기능도 추가될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인간 친화적 기술'을 표방했다. 이를 위해 32가지 상황별 패턴을 구현할 수 있는 스마트 조명 시스템 '휴먼 센트릭 인테리어 라이팅' 기술을 공개하는 한편 엠브레인이 운전자 뇌파 정보를 분석, 졸음운전 등 부주의 상태를 실시간 체크하고 주의력이 떨어지면 △시각(운전석 주위 LED 경고등) △촉각(진동시트) △청각(헤드레스트 스피커) 등을 통해 경고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아울러 차량 앞 유리창을 디스플레이로 활용하는 기술, 이른바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투명 디스플레이'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바깥에서 보면 단순 투명한 유리창이지만 차량 내부에선 주행 정보·내비게이션·동영상 등 다양한 정보가 생생히 전달된다. 필름과 프로젝트를 설치만 하면 어디에서나 구현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기존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와 차별점도 확연하다. HUD는 내부 장착된 디스플레이를 확대한 후 광학을 통해 반사, 이를 또다시 유리창에 반사시켜서 보는 방식이기 때문에 화질이 다소 떨어지는 반면 홀로그래픽 윈드쉴드는 높은 밝기와 색재현율을 통해 밝은 외부 환경에서도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
또 HUD 영상 크기를 확대하기 위해선 디스플레이 등 패키지 크기를 늘려야 하는데, 차량 내부 공간이 한정적이라 쉽지 않다. 하지만 홀로그래픽 윈드쉴드는 전용 필름만 부착하면 원하는 크기의 화면 구현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