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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한온시스템 품은 한국타이어의 앞날은

  • 2025.01.15(수) 07:20

한국앤컴퍼니그룹, 최근 한온시스템 인수 최종 완료
車부품 시너지 기대감 속 완성차 견제 우려도
올해 연결 반영, 편입 이후 재무구조 악화 필연적

/그래픽=비즈워치

최근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이 세계 2위 자동차 열관리 솔루션 기업인 한온시스템 인수를 최종 완료했습니다. 지난 2014년 한온시스템 지분 19.49%를 확보하며 투자자로 참여한 지 약 10년 만인데요. 이번 인수에 따라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글로벌 자산 총액은 약 27조원으로 늘어나 공정 자산 기준 재계 순위 30대 그룹에 처음 진입했죠.

10년 투자 결실 맺었지만…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이번 인수가 타이어·배터리·열관리 시너지에 기반을 둔 '자동차 하이테크 그룹'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지난 10년간 투자자로 참여하며 시너지 가능성을 면밀히 검증한 만큼 인수 이후 역량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죠.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인수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도 공존합니다. 부실한 한온시스템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서는 한국앤컴퍼니그룹의 '희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죠. 한온시스템은 지난 2018년부터 전기차 전환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는데요. 2018년 마그나그룹의 유압제어(FP&C)사업부문 인수를 위해 1조3813억원을 투입했던 것이 대표적입니다. 그해 연간 영업이익이 4338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과감한 투자죠.

/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전기차 판매가 크게 둔화함에 따라 현재는 실적 부진에 빠진 지 오래입니다. 한온시스템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 6.8%에서 △2020년 4.6% △2021년 4.4% △2022년 3% △2023년 2.9%까지 떨어졌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역시 3%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요.

특히 한온시스템은 작년 4분기 실적에 부실 자산을 모두 반영하는 '빅배스(Big Bath)'를 단행할 확률이 높은데요. 한온시스템은 올해 1분기부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실적에 반영되는데, 그 전에 손실을 일회성 비용으로 처리해 모두 털어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인수 이후 새롭게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차원이죠.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온시스템이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대주주 변경 이후 빅배스 반영에 따라 일회성 비용을 반영한 탓"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증권가의 예상대로 한온시스템이 작년 4분기 대규모의 비용을 인식한다면 지난해 실적은 컨센서스(증권사 평균치)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높죠.

빅배스를 통해 그동안의 손실을 일시에 털어내면, 기저효과에 따라 그 이후의 성과가 빛나게 되는데요. 문제는 한온시스템의 경영 악화가 올해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여기 더해 인수 이후 조직 효율화와 관련된 비용이 추가로 인식될 가능성도 있죠. 이 경우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재무건전성 악화를 피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픽=비즈워치

튼튼했던 내실, 인수 후 흔들린다

다행히 현재 한국타이어의 내실은 안정적입니다. 에프앤가이드 집계 결과 한국타이어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3% 증가한 1조7303억원으로 추정되고요.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 역시 3.9%p(포인트)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재무역량도 건전한 상태인데요. 한국타이어의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 기준 이익잉여금은 7조3328억원입니다. 이는 2023년 말 6조4373억원과 비교하면 9000억원가량 증가한 수준이고요. 같은 기간 기준 순현금은 1조8400억원에 달합니다.

한국신용평가는 한국타이어에 대해 "꾸준한 잉여자금 창출에 힘입어 인수자금에 상응하는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수한 영업현금창출력이 재무안정성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인수 전 한국타이어의 우수한 재무역량, 인수에 따른 영업기반 및 사업포트폴리오 확장효과 등을 고려할 때, 신용등급에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래픽=비즈워치

그럼에도 인수자금 유출 등으로 인해 일정 수준의 재무구조 악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한신평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인수 이후 한국타이어의 재무지표 변동을 추정한 수치를 보면, 부채비율은 32.3%에서 73.8%로, 차입금의존도는 8.5%에서 22.6%로 급등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신평은 "구주취득자금 1조2159억원이 외부 유출되고, 상대적으로 차입 부담이 큰 한온시스템이 연결 편입되며 부채비율, 순차입금 등 주요 재무지표가 저하될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한신평은 인수 전 한국타이어의 부채비율은 32.3% 수준이었는데, 인수 후에는 73.8%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죠.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의 실적 부진이 예고돼 보다 적극적인 재무지원 또는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한온시스템 인수 완료에 따른 사업시너지 도출 방안 공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한국앤컴퍼니그룹이 한온시스템을 인수하면서 내세운 사업 간 '시너지'를 보다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시너지 여부 '변수'

아직 구체적인 방향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자동차 부품사'라는 공통점이 분명한 만큼 두 회사의 시너지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나아가 공조, 타이어 단일 제품이 아닌 두 제품군을 모두 만드는 자동차 부품회사라는 이미지를 형성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의 브랜드 파워도 입지도 다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업계 관계자는 "공동 연구조직 등을 구성해 차량 정보, 트렌드 등 누적된 정보를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데다, 납품을 위한 개발, 운영 프로세스가 동일하다보니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면 효율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양사의 시너지 효과가 없다면 한국앤컴퍼니그룹의 한온시스템 인수가 자칫 악수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옵니다.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그룹과의 관계 때문인데요. 부품사가 합쳐져 확장할 경우, 완성차 입장에서는 가격 협상에서 이전보다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인수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는 거죠.

심지어 한온시스템의 지난 3분기 기준 한온시스템 매출 중 현대자동차의 비중은 21.6%, 현대모비스는 19.3%였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차지하는 비중만 40%에 달하는 건데요. 이런 가운데 현대위아가 자동차 열관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며 한온시스템의 자리를 넘보고 있으니, 현대차그룹의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상황이겠죠.

또 타이어 사업에서 OE(신차용 타이어) 판매, 즉 완성차와의 B2B(기업 간 거래)가 중요한 만큼 한국타이어 입장에서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을 겁니다. 올해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한온시스템과의 유기적 결합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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