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발견]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재들을 다룹니다. 먹고 입고 거주하는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우리 곁에 늘 있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들에 대해 그 뒷이야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려 합니다. [생활의 발견]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여러분들은 어느새 인싸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여러분은 평소에 다이소를 얼마나 찾으시나요? 저는 무언가 필요한 게 생기면 가장 먼저 다이소부터 갑니다. '없는 거 빼고 다 있소'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데엔 이유가 있더군요.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생각지 않았던 물건까지 사게 되면서 양손이 무거운 채로 나올 때가 많습니다.
다이소 매장에서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를 끄는 곳은 단연 식품 코너입니다. 화장품은 10대와 20대, 주방·청소용품은 20~50대까지 다양한 소비자들이 쇼핑을 즐기지만, 식품 코너는 다이소의 주력 품목이 아님에도 유일하게 전 연령층의 발길을 멈춰 세웁니다. 고물가로 고통 받는 상황이 지속하고 있는 만큼 다이소 식품코너는 소비 욕구를 마구 자극합니다. 잠시나마 '억만장자'가 된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하죠.
이런 식품 코너에서 꾸준히 잘 팔리는 건 역시 과자류일 겁니다. 그런데 다이소 과자에는 몇몇 의혹들이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습니다. '유통기한이 임박했다', '타 유통채널보다 품질이 낮다'는 등의 이야기가 대표적인데요. 대부분 과자의 가격이 1000원, 비싸야 3000원으로 낮게 책정된 영향이 큽니다. 이번 [생활의 발견]에서는 다이소 과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이상 무(無)'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모두 사실이 아닙니다. 유통기한의 경우 오히려 편의점에서 구매한 과자보다 다이소 과자류의 유통기한이 2개월에서 4개월가량 긴 상품이 많았습니다. 그만큼 다이소 과자가 잘 팔린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데요. 의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서인지 다이소는 '식품은 유통기한을 엄수해 판매하고 있다'는 문구를 매장 곳곳에 붙여놓기도 했습니다.
품질은 어떨까요. 어디서나 편하게 들를 수 있는 편의점과 비교해보겠습니다. 일단 과자를 뜯기 전 뒷면에 적힌 원재료명은 편의점 상품과 동일했습니다.
저는 롯데웰푸드의 빼빼로를 개봉해봤습니다. 육안으로 봤을 때 품질이 떨어진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고요. 길이와 초콜릿 코팅, 두께 등에서도 별반 차이가 없었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빼빼로의 개수였죠. 아몬드는 다이소(8개)가 편의점(9개)보다 한 개 적었고, 초코필드와 오리지널은 각각 3개와 2개씩 덜 들어있었습니다.
이는 중량의 차이 때문인데요. 다이소에서 구매한 오리지널의 중량은 46그램(g)으로 편의점(54g)보다 8g 적었습니다. 초코필드도 다이소가 편의점보다 8g 낮았습니다. 아몬드는 다이소가 32g으로 편의점(37g) 대비 5g 가벼웠습니다.
그램 당 가격은 어떤 게 더 저렴할까요? 다이소에서 산 빼빼로는 1000원, 편의점은 1800원이었습니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오리지널은 다이소 기준으로 21.7원, 편의점은 33.3원입니다. 초코필드는 각각 22.2원, 34.0원으로 오리지널과 비슷했습니다.
개수와 중량이 모두 적었던 아몬드의 경우 다이소가 31.3원, 편의점이 48.6원 수준으로 가장 가격 차이가 컸습니다. 결과적으론 과자의 중량이 적은 다이소 상품이 더 싸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분명 같은 상품인데요. 가격 면에서 차이가 난다는 점입니다. 오리온의 '초코칩 쿠키'는 다이소와 편의점에서 중량이 104g으로 같습니다. 하지만 가격은 다이소(1000원)가 편의점보다 600원 저렴했습니다. 또 다이소에서 파는 '포카칩 어니언'의 중량은 110g으로 편의점(66g)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차이 났지만, 300원 더 비싼 데 그쳤습니다."이럴 땐 내가 더 저렴해"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걸까요. '균일가'라는 다이소의 사업 정책 속에 답이 있는데요. 다이소는 고객이 상품에 느끼는 가치가 변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원가를 절감하고 마진을 최소화해 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등 총 6개의 균일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정책은 상품을 들여올 때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정해진 여섯 가지 가격에 맞추는 조건이 성립돼야만 제과업체로부터 제품을 공급 받는다는 것이 다이소의 공식 입장입니다.
다만 다이소에서 구매하는 모든 과자가 무조건 저렴하다고 단정지을 순 없습니다. 다이소는 균일가 정책 덕분에 할인 행사를 하지 않고도 '가성비가 좋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큰 곳입니다.
반면 편의점은 '1+1', '2+1' 등의 행사를 상시 진행하죠. 할인 품목은 그때그때 다르지만, 편의점에서 먹고 싶은 과자가 '플러스원' 행사 중이라면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상품 가격과 유사하거나 훨씬 이득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방문했던 CU는 현재 '빈츠(3000원)'를 '2+1'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두 개를 사도 하나를 더 주니 개당 2000원꼴인데요. 할인받은 이 상품은 다이소에서 파는 빈츠(2000원)와 가격이 동일했습니다. 중량도 각각 102g으로 같았습니다.
편의점이 다이소보다 더 저렴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꼬깔콘 군옥수수맛'으로 예를 들어볼까요. 꼬깔콘 역시 투플러스 행사 중인 상품인데요. 한 개(134g)에 34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비싸다고 느껴질 가격입니다. 하지만 다이소에선 1000원(52g)에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이들 상품의 그램 당 가격을 살펴보면 편의점은 16.9원, 다이소는 19.2원입니다. 투플러스 행사 기간에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꼬깔콘 3봉이 다이소에서 8개를 대량으로 사는 것보다 이득인 셈입니다.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늘고 있는데요. 편의점에서 먹고 싶은 과자가 세일하고 있지 않은 이상 일관된 균일가를 고수하고 있는 다이소의 가성비가 더 높아 보입니다.
지금까지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과자에 숨겨진 재미난 사실들을 알아봤는데요. 앞으로는 다이소 내 식품 코너에 들를 때마다 그램 당 가격을 확인하는 게 습관이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다이소에서 과자를 구매하신다면 오늘 이야기를 한 번쯤 떠올려 보시는 건 어떨까요? 아마 재미있는 시간이 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