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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지만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맛은 잃지 않았다. 현대차의 첫 플래그십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9의 한줄 시승 후기다. 거대한 차체와 넉넉한 실내, 정숙성, 안락함까지. 아이오닉 9은 덩치만 크고 둔한 전기차가 아니었다. 묵직한 안정감과 기민한 반응 속도를 겸비한 이 차량은 패밀리 전기 SUV의 새 기준을 제시하고 있었다.
크고 넉넉하다
지난 11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양평까지 왕복 약 100km 구간을 아이오닉 9으로 시승했다. 이날 시승한 차는 아이오닉 9 성능형 AWD 캘리그래피 풀옵션 모델.
첫인상부터 압도적이다. 전장(차 길이) 5060mm, 전폭(너비) 1980mm, 전고(높이) 1790mm(루프랙 포함), 휠베이스 3130mm. 크기만 놓고 보면 팰리세이드 수준이지만 전동화 전용 플랫폼(E-GMP)을 기반으로 설계된 덕에 실내 공간은 더 넉넉하다. 2열과 3열 모두 성인 남성이 여유롭게 앉을 수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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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히 살펴보면 외관은 전기차 특유의 유선형 차체로 매끄럽고 둥근 인상을 준다. 멀리서 보면 마치 거대한 돌고래가 달려오는 듯하다. 전면부는 기존 현대차 소형 SUV 코나(SX2)와 비슷한 '디자인 언어'를 따른다. 가까이서 보면 21인치 휠과 넓은 차체 덕분에 훨씬 웅장한 느낌을 준다.
내부는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럽다. A필러부터 천장까지 감싸는 스웨이드 소재는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소재의 부드러운 촉감 덕분에 프리미엄 차량을 탄다는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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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즈캔슬링 SUV'
도심을 벗어나 고속도로에 들어서면서부터 스포츠 모드로 바꿔봤다. 심심한 일반·에코 모드와 다른 주행감을 느끼기 위해서다. 시속 100km로 가속 페달을 깊게 밟자 최고출력 315kW(428마력), 최대토크 700Nm(71.4kgf·m)의 힘이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전기차 특유의 순간 토크로 차체가 가볍게 치고 나갔다. 둔한 대형 SUV라는 느낌 없이 묵직하면서도 민첩한 가속이었다.
고속 주행 시 차체 흔들림이 거의 없었다. 급격한 차선 변경이나 곡선 구간에서도 안정적인 움직임을 유지했다.
이날은 춥고 바람이 강했지만 쌩쌩 달리는 고속 주행 중에도 실내는 조용했다. 마치 무선 이어폰의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켠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 같은 정숙성은 △이중 접합 차음 유리 △강성 발포제 △휠 하우스 삼중 구조 패드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 덕분이다. 고속도로에서도 풍절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고 타이어에서 올라오는 노면 소음도 효과적으로 차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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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초보자라면 반가울 기능이 많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2, 고속도로 주행 보조 2(HDA2) 등이다. 앞차와의 간격을 자동으로 조정하고, 차선을 유지하며, 고속도로에서 스티어링까지 보조해 준다. 운전자의 순간적인 판단을 요구하는 상황에서도 차량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부담을 덜어주고, 장거리 주행 피로도를 낮춰준다.
이날 시승 코스에는 급격한 커브 구간이 많았는데, 이런 보조 기능 덕분에 곡선 구간에서도 차량이 자연스럽게 대응했다. 제법 숙련된 운전자가 된 기분도 났다. 차량이 자동으로 차로를 유지하고 속도를 조절하며 곡선을 부드럽게 돌도록 도와준 덕이다.
패밀리카·캠핑카로 손색없다
아이오닉 9의 배터리 용량은 110.3kWh. 현대차 전기차 중 가장 큰 배터리를 탑재한 덕에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최대 532km에 이른다. 기자가 시승을 시작할 때 잔여 배터리는 92%였고, 왕복 100km를 주행한 뒤 잔량은 79%였다. 주행 모드를 일반과 스포츠로 번갈아 사용하며 전비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음에도 최종 전비는 4.2km/kWh를 기록했다. 공식 전비(4.1~4.3km/kWh) 수준에 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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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 공간은 넓고 활용도가 뛰어나다. 키 180cm 성인 남성이 앉아도 레그룸이 넉넉해 '공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헤드룸(머리 공간) 역시 여유롭다.
2열에는 180도 회전 가능한 '스위블 시트'가 적용됐다. 이를 활용하면 3열 좌석과 마주 보고 앉을 수 있다. 만약 캠핑을 즐긴다면 2열을 후면으로 돌려놓고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좋은 활용법이 될 것이다.
한 줄 평. "대형 SUV의 묵직함과 전기차의 민첩성을 모두 원한다면."
'차'를 전문가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