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가전제품을 선보였다. 지난 28일 열린 '웰컴 투 비스포크 AI' 행사를 통해서다. AI 가전의 3가지 핵심 가치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고(Easy to Use) △사용자를 돌보며(Care)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는(Saving) 솔루션이다.
이날 문종승 DA사업부 개발팀장(부사장)은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혁신을 넘어 기기간 연결과 AI 기술로 사용자를 이해하고 돌보며 문제를 해결해주는 AI 홈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중삼중 안전장치
삼성전자는 △독자적인 보안 솔루션 '녹스(Knox)' △AI 음성 비서 '빅스비(Bixby)'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SmartThings)' 등을 통해 독보적인 홈 AI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중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보안'이다. AI 제품이 강화되는 만큼 이를 믿고 사용할 수 있도록 보안 시스템을 혁신했다.
삼성전자의 보안 솔루션은 크게 블록체인 기반의 '녹스 매트릭스(Knox Matrix)'와 별도 하드웨어 보안 '녹스 볼트(Knox Vault)'로 나뉜다. 이번 가전 신제품은 녹스 매트릭스 적용 범위를 확장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올해부터 와이파이가 탑재된 모든 가전에 녹스 매트릭스가 적용된다. 여기에 녹스 볼트를 추가, 양자 내성 암호까지 선제 도입함으로써 이중·삼중 안전장치를 걸었다.

'스마트싱스'도 확장된다. 스마트싱스는 IoT 기기를 연결, 언제 어디서나 가전을 다룰 수 있는 플랫폼이다. 가전에 탑재된 '터치스크린'을 통해선 스마트싱스에 연결된 모든 가전을 원격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다.
기존 삼성 가전 사용자가 아니어도 스마트싱스에 가전 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IoT 기기 표준화 덕이다. 지난해 말 1억6000만개 이상 기기가 스마트싱스에 연동돼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와이파이·직비·매터 스레드 등 다양한 프로토콜을 지원하기 때문에 별도의 허브가 없어도 조명과 스위치 등 다양한 IoT 기기까지 연결해 조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보안 우려가 불거진 중국 가전을 스마트싱스에 연결해도 보안은 지킬 수 있다. 또 비스포크 AI 가전 제품을 폐기하거나 다른 사람한테 이전할 경우엔 삼성 계정 정보만 삭제하면 된다.
양혜순 DA사업부 MDE전략팀장(부사장)은 "현재 스마트싱스 내에선 녹스에 기반해 제품 간 보안이 지켜지고 있다"며 "(중국 가전 포함) 스마트싱스 안에 들어오려는 모든 제품들은 삼성의 녹스 전환 시스템을 통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 계정으로 모든 가전이 연결돼 있는 만큼 삼성 계정 정보만 없애면 모든 정보는 깨끗이 지워진다"며 "핸드폰을 폐기할 때 모든 계정 정보를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궁극적 목표, AI 스스로 문제해결"
'빅스비'도 한층 개선됐다. 올해부터는 가족 구성원의 목소리를 구분해 인식하는 '보이스ID' 기능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공용이 사용하는 가전제품이지만, 개인 기기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가령 사용자가 냉장고 앞에서 "빅스비, 내 일정 알려줘", "내 사진 보여줘"라고 말하면 이 사용자의 목소리를 인식해 정보를 불러오는 방식이다.
기존 빅스비가 기기 제어에 보다 집중한 반면 올해 선보이는 빅스비는 자연스러운 대화로 다양한 기능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문 부사장은 "제품 사용법 등도 매뉴얼을 찾거나 서비스 센터에 문의할 필요 없이 빅스비에 질문하면 상황에 맞춰 답변한다"며 "귀찮고 어렵고 힘든 고객의 문제를 AI가 알아서 해결해주는 수준까지 진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와의 대화 및 교감을 통해 사용자 패턴을 효과적으로 학습한다"며 "궁극적 목표는 AI 홈 스스로 사용자의 패턴과 상황을 알아서 해결해주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빅스비가 적용된 2025년형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가 이날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해당 냉장고 전 모델은 "냉장고 문 열어줘"라는 지시만으로 문이 자동 열리는 기능을 갖췄다.

삼성전자는 향후 AI 가전 매출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 부사장은 "올해 AI가 적용된 모델 수를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렸고 이에 따라 판매는 훨씬 늘어날 걸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 가전제품은 10여년 이상 쓰기 때문에 미래의 보안까지 대비할 것"이라며 "새로운 부품을 탑재하다 보면 일부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도 있지만 표준화 및 공동화 등을 통해 원가 절감 노력, 고객들이 보다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