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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관세 쇼크 끝났다…현대차·GM '숨통'

  • 2025.10.30(목) 11:01

미국, 한국산 자동차·부품 관세 인하 합의…日·EU와 동등 대우
현대차 실적 개선·GM 생산 유지 기대…상의 "무역 안정 신호"

/그래픽=비즈워치

한미 간 자동차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가 숨통을 틔웠다.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부과해온 25%의 고율 관세를 15%로 인하하기로 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관세 쇼크'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실적 꺾였던 현대차…반등 기대감↑

지난 29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 브리핑에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대미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에 대해 일본·유럽연합(EU)과 동등한 수준의 관세율을 적용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7월 양국이 합의했으나 세부 조율이 지연돼 발효되지 못했던 협상을 최종 마무리한 것이다. 그동안 한국은 25%의 관세를 그대로 적용받으면서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일본·유럽산 대비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었다.

/그래픽=비즈워치

관세 인하의 최대 수혜자는 현대차그룹이다. 올 하반기 들어 본격 반영된 25% 관세 부담으로 현대차와 기아의 실적이 급격히 꺾였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6% 감소한 2조4514억원, 기아는 23.4% 줄어든 2조2073억원으로 추정된다.

두 회사 합산 영업이익은 4조6587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28% 감소할 전망이다. 이는 세타2 엔진 리콜 충당금이 반영됐던 2022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25% 관세율이 유지될 경우 현대차와 기아의 연간 부담액이 약 8~9조원에 달했을 것"이라며 "관세 인하로 5조원대 수준으로 줄어들며 현대차 2.2조원, 기아 1.6조원가량의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대차와 기아의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가 각각 18.2%, 16.3% 상향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이번 협상 타결로 관세 리스크가 완전히 제거됐다"며 "관세 15% 적용 시 현대차·기아의 연간 영업손실은 각각 3조2000억원, 2조원 수준으로 감소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특히 관세 인하에 따라 수익성뿐 아니라 시장 내 가격 전략의 유연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완성차 업체들은 25%의 고율 관세를 상쇄하기 위해 현지에서 대규모 인센티브를 지급하거나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이런 전략은 단기 판매에는 도움이 됐지만 장기적으로는 마진을 훼손하고 브랜드 가치에도 부담을 줬다.

관세 부담이 줄어들면 이런 출혈 경쟁을 완화할 수 있다. 차량 가격을 무리하게 올리지 않으면서도 시장 상황에 맞춰 프로모션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여력이 생기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미국 시장 내 가격 안정과 브랜드 경쟁력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박광래 연구원은 "고율 관세 하에서는 가격 경쟁력 약화를 보전하기 위해 공격적인 인센티브를 지급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제는 소비자 가격(MSRP) 인상을 최소화하거나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조정할 여력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완성차·부품도 '숨통'…관세 인하 온기 번진다

현대차뿐 아니라 한국GM도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한국GM 차량의 대부분이 미국으로 수출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GM의 연간 판매량은 49만9559대였으며, 이 중 41만8792대(83.8%)가 미국 시장으로 향했다. 부평과 창원공장에서 만든 차량 10대 중 8대 이상이 미국으로 수출된 셈이다.

미국 의존도가 높은 만큼 25% 관세가 적용되자 업계에선 GM이 한국 생산을 접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이번 관세 인하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줄면서 GM의 국내 생산 유지 명분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부품업계 역시 급한 불을 껐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82억2200만달러(약 11조7000억원) 규모다. 25% 관세가 유지될 경우 연간 부담액은 20억5550만달러(약 2조9000억원) 수준이지만, 이번 인하로 12억3330만달러(약 1조7500억원)까지 줄어들게 된다.

자동차 업계 전반에선 이번 합의가 '실적 반등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3분기까지 이어진 관세 부담이 해소되면서, 내년 상반기부터는 북미 시장 판매 회복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준성 연구원은 "관세 인하로 현대차그룹의 하방 리스크가 제거된 만큼 실적 전망이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며 "전동화 라인업 확대와 맞물려 미국 시장 내 점유율 회복세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현대차는 이날 즉시 관세 인하에 대한 환영의 뜻을 밝혔다. 현대차는 "어려운 협상 과정을 거쳐 타결에 이르기까지 헌신적으로 노력해주신 정부에 감사드린다"며 "관세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각적 방안을 추진하고, 품질·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기술 혁신을 통해 내실을 더욱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한미 관세협상이 이번 APEC을 계기로 타결된 점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이번 합의로 대미 무역·투자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반도체, 자동차, 의약품 등 주요 산업에서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게 된 점은 다행"이라며 "앞으로 한미 간 신뢰를 바탕으로 첨단산업 분야의 투자·기술·인적 교류가 한 단계 더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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