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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4·2나노 동시 베팅…삼성 "AI 슈퍼사이클 잡는다"

  • 2026.07.30(목) 15:07

DS 89조 질주·DX 첫 적자…AI가 갈라놓은 성적표
메모리 공급난 2028년까지…"LTA 70% 선제 대응"
파운드리 회복·AI 투자 확대…미래 성장동력 확보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생산능력(CAPA)의 최대 70%를 장기공급계약(LTA)으로 확보하는 전략에 나섰다. 미국 테일러 제2공장 착공과 2나노 파운드리 증설도 본격화한다.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장기 성장 기회로 삼아 메모리와 파운드리 양축에서 시장 주도권을 굳히겠다는 구상이다.

물량 확보가 경쟁력

삼성전자 분기 실적./그래픽=비즈워치

30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 171조5000억원, 영업이익 89조5000억원으로 3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AI 메모리 호황은 사업부별 희비도 극명하게 갈랐다. 반도체(DS) 부문은 영업이익 89조2000억원을 거두며 전 세계 테크기업 가운데 최고 수준의 분기 수익을 올렸다. HBM과 고용량 D램 판매 확대에 메모리 가격 강세가 더해지면서 전사 실적 대부분을 DS가 책임졌다. 

반면 스마트폰·TV·가전 등을 담당하는 완제품(DX) 부문은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2021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이날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고 있다"며 "신규 팹 건설부터 웨이퍼 생산까지 3년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 부족은 내년 더욱 심화되고 2028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이어지는 만큼 당분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 쉽지 않다는 진단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을 장기공급계약 중심으로 재편한다. 전체 생산능력의 60~70%를 장기공급계약(LTA)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미 글로벌 데이터센터 사업자 5곳과 계약을 체결했고 AI 분야 대형 고객사 5곳과도 협상을 마무리하는 단계다. 계약은 기본 5년에 매년 1년씩 연장하는 '롤링' 방식이다. 

일부 고객사로부터는 계약 이행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선수금도 받고 있으며 현재까지 전체 선수금의 약 4분의 1을 수취했다. 급증하는 AI 메모리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실적 변동성을 낮추겠다는 포석이다.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 선점에도 속도를 낸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업계 최초로 양산한 HBM4 매출이 2분기부터 본격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HBM4는 기존 제품보다 성능과 전력 효율을 끌어올린 차세대 AI 메모리로 주요 AI 고객사를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3분기 HBM4 매출은 전 분기보다 3배 이상 늘고 하반기께 HBM4가 전체 HBM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최초로 HBM4E 샘플도 주요 고객사에 공급한 만큼 내년에는 HBM과 범용 D램 모두에서 시장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파운드리에도 봄이 온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분기 실적./그래픽=비즈워치

파운드리 사업도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강석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흑자 전환 시점을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가까운 시일 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율 개선과 가격 인상, 가동률 회복이 맞물리며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AI 반도체 투자 확대도 긍정적인 신호다. 첨단 공정 수주가 늘면서 실적 개선 속도 역시 빨라질 것으로 회사는 기대했다. 올해 2나노 수주 과제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대형 클라우드서비스제공업체(CSP)와 AI·고성능컴퓨팅(HPC) 고객 프로젝트를 확보했고 브로드컴 등 주요 고객사와 첨단 공정 협력도 넓혀가고 있다.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함께 공급하는 '턴키' 전략 역시 신규 고객 확보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규모 투자도 이어진다. 미국 텍사스 테일러 제1공장은 계획대로 가동을 준비 중이며 제2공장은 올해 말 착공해 2030년 양산을 목표로 한다. 2나노 생산능력을 순차적으로 확대, 고객 문의가 늘고 있는 1.4나노 공정을 위한 추가 팹 확보도 검토하고 있다. 

이는 AI 반도체 시장 확대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생산 기반 강화 차원이다. 2분기 시설투자는 총 16조8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반도체(DS) 부문에만 15조4000억원을 집행했다. 연구개발(R&D) 투자 역시 분기 기준 최대인 16조원으로 기술 초격차 유지에 힘을 실었다.

완제품(DX) 사업은 AI와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수익성 회복을 노린다. 모바일 부문은 갤럭시 S26 시리즈 판매 호조에도 메모리 가격 상승과 원가 부담 확대로 채산성이 악화됐다. 하반기에는 갤럭시 Z8 시리즈와 AI 글라스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동시에 AI 생태계 확장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영상디스플레이(VD)는 AI TV와 삼성TV플러스 등 플랫폼 사업 비중을 높여 수익원을 다변화할 방침이다. 최근 노태문 DX부문장 직속으로 신설한 로보틱스경험(RX)사업추진실을 중심으로 로봇 사업도 본격 육성해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

한편 삼성전자는 주주환원 정책도 기존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올해 종료되는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예정대로 이행하는 한편 특별배당을 포함한 차기 정책도 이사회와 경영진을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메모리 LTA 선수금과 임직원 성과급 지급을 위한 자사주 매입 등이 잉여현금흐름(FCF)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은 현재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이날 이사회는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주당 374원의 현금배당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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