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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사태 '몸통' 도주 5개월만에 검거…수사 절정으로

  • 2020.04.24(금) 14:31

작년말 잠적한 이종필·김봉현, 경찰에 붙잡혀
핵심 피의자 확보, 정관계 로비수사 여부 관심

1조원대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의 이종필 전(前) 부사장이 도피 5개월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라임의 '전주(錢主)'로 알려진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전 회장도 함께 검거됐다.

그동안 핵심 피의자들이 자취를 감추면서 부진했던 라임 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번 사태에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나 정치권 관계자가 연루됐는지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 작년말 나란히 잠적, 5개월만 막내린 도주 행각

24일 금융투자 업계 등에 따르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날(23일) 오후 서울 성북구 빌라 인근에서 김 전 회장을 검거했다. 이어 인근 빌라에 숨어 있던 이 전 부사장도 붙잡았다.

이로써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작년 11월과 12월 나란히 잠적한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회장의 도주 행각은 각각 4, 5개월만에 막을 내렸다.

라임 사태는 라임자산운용이 투자자에게 펀드 부실을 고지하지 않고 연 5~8%의 수익률을 약속해 상품을 판매하다 결국 환매중단에 이른 사건이다. 사모펀드의 환매중단은 사실상 파산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현재 라임 고객의 피해액은 1조6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전 부사장은 라임 펀드를 기획·운용하는 역할을 맡아 이번 사건의 몸통으로, 김 전 회장은 '돈줄'로 지목됐다. 이 전 부사장은 라임이 투자한 코스닥 상장사 리드의 800억원대 횡령 사건에 직간접적 연루 혐의가 포착되자 지난해 11월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앞두고 잠적했다.

이후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아 피살설, 해외 도피설 등의 다양한 추측을 낳기도 했다. 라임자산운용의 최고운용책임자(CIO)였던 이 전 부사장은 문제가 된 라임 펀드를 기획 및 관리했으며, 부실자산 매입과 수익률 조작, 횡령 등 부정 의혹의 핵심에 있다.

◇ 라임 '전주', 사태 무마 로비 혐의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사장과 함께 라임 사태를 키운 핵심 인물이다. 라임자산운용으로부터 자신이 실질적으로 소유한 스타모빌리티란 회사에 595억원을 투자 받고, 517억원의 회사 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경기 지역의 버스업체 수원여객에서 161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수사를 받다 작년 12월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돌연 잠적했다.

김 전 회장은 '고향 친구'로 부르던 청와대 前 행정관(금융감독원 팀장)에게 현금과 향응을 제공하고 라임 사태를 무마하려 로비를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라임 사태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청와대 전 행정관 김 아무개 금감원 팀장은 지난 18일 구속됐다.

앞서 검찰은 라임펀드 판매사인 신한금융투자의 임모 전 PBS 본부장을 지난달 27일 구속한 이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 전 본부장은 라임과 함께 코스닥 상장사인 리드에 투자를 해주고 그 대가로 리드 경영진으로부터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라임 사태와 관련한 피의자 신병을 확보한 것은 임 전 본부장이 처음이다.

검찰은 라임 사태에 가담한 인물들을 줄줄이 구속기소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초에는 이종필 전 부사장의 측근으로 지목된 김모 라임 전 대체운용본부장을 구속했다.

아울러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회장의 도주를 도운 운전기사 2명 및 라임 펀드 자금이 투입된 상장사의 주가를 조작한 일당을 구속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회장까지 붙잡히면서 검찰의 라임 수사는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주요 피의자들의 신병이 모두 확보된 이상 검찰은 이번 사태에 정치권이나 금융당국의 고위 관계자가 연루됐는지 수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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