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들의 대활약 속에 거침없이 내달렸던 국내 증시가 최근 주춤합니다. 코로나19 재유행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가운데 미중 갈등과 미 대선 등 각종 변수들까지 부각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모습입니다. 가뜩이나 저금리 시대를 맞아 투자할 곳이 마땅찮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머릿속은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죠.
이럴 때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상품 중 하나가 '랩어카운트(Wrap Account·종합자산관리)'입니다. 흔히 '랩'으로 줄여 부르는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일정 수수료를 받고 고객이 맡긴 돈을 대신 굴려주는 종합자산관리 상품을 말하는데요. 금융투자회사가 자산을 운용해 준다는 점은 펀드와 비슷하지만 펀드가 다수 고객을 관리한다면 랩어카운트는 한 명의 고객을 1대 1로 관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죠.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일임형 랩어카운트의 6월 말 기준 계약자산은 116조1199억원으로 전월 대비 3761억원 늘어났습니다. 특히 3, 4월에 9조원 넘게 줄었다가 5월부터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선 게 관측됩니다.
증권사들은 직접투자에 어려움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랩어카운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고 다양한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하나금융투자가 이달 초 내놓은 '하나 믿을秀랩'도 그중 하나입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 상품에 대해 '저위험 안정추구형'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수익은 좀 적게 나더라도 위험을 낮추겠다는 의미입니다. 그에 맞게 투자 대상도 현금성 자산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원금보장형 파생결합사채(ELB)입니다. ELB는 하나금융투자가 발행합니다. 회사 신용을 기반으로 하는 상품이라는 거죠. 참고로 하나금융투자의 신용등급은 AA(한국기업평가 기준)입니다.
ELB가 뭔지 궁금하시다고요? ELB는 기초자산 가격 변동에 연계돼 수익이 결정되는 파생결합증권의 일종인데요. 우리가 익히 아는 주가연계증권(ELS)의 원금보장형 상품이라고 보면 됩니다. 사채가 아닌데 이름에 사채가 붙어 있는 건 주가에 연계를 해서 수익을 내면서도 채권처럼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특성 때문입니다. 행여 위험자산에 투자한 돈을 모두 잃더라도 안전자산에서 발생한 이자로 이를 상쇄해 원금 손실을 막는 구조죠. ELS로 크게 데인 적이 있는 투자자라면 상대적으로 안심할 수 있습니다.
ELB 만기는 6개월입니다. 수익 구조는 단순합니다. 만기상환 시점에 최초 기준가격을 웃돌면 연 4.02%(수수료 차감 전)를 이자로 지급하고 최초 기준가격을 밑돌더라도 연 4.0% 이자를 줍니다. 최초 기준가격은 가입 다음날 기초자산 종가로 정합니다.
수수료는 연 0.5%인데요. 상품을 해지할 때 빠져나갑니다. 수수료를 감안해도 3.5% 이상의 이자를 보장하니 1% 내외인 시중은행 6개월~1년 정기예금 금리와 비교하면 꽤나 쏠쏠합니다. 특히 단기자금을 안전하게 굴리고 싶은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입니다.
하나 믿을秀랩은 최소 500만원 이상, 100만원 단위로 최대 3000만원까지 가입 가능하고 추가 입금은 안 됩니다. 투자자가 원하면 중도 해지가 가능한데요. 별도 중도해지수수료는 없지만 ELB 중도 상환 등에 들어가는 비용으로 약간의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은 알고 투자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