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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뚫린 '곱버스'…1800원도 깨질까

  • 2021.06.25(금) 13:19

[추풍낙엽 곱버스①]
증시 상승세에 상장 이후 최저치
풀매수 나선 개미들 타격 불가피

코스피가 3300선을 뚫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곱버스' 투자자들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곱버스 가격이 상장 이후 최저치를 또 한번 갈아치우며 곤두박질치고 있어서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곱버스 또 밑바닥 찍었다

곱버스는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2배 역추종하는 상품으로 코스피200 지수가 하락하면 그 하락률의 2배가량 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상장지수펀드(ETF)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 곱버스 상품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200선물인버스2X'는 오전 11시 현재 장중 1830원으로 곤두박질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피가 3312.39을 기록하면서 3300선을 돌파한 영향이다.

전날에는 1860원으로 마감하면서 지난 2016년 상품 상장 이후 종가 기준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가 3286.10으로 사상 최고치를 새로 경신하면서 하락이 불가피했다. 

KODEX 200선물인버스 2X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발 증시 충격으로 코스피 지수가 폭락할 당시 1만2815원으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쭉 내림세다. 올해 들어 증시가 3000선을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2000원을 밑돌다 현재 1800원대를 기웃거리고 있다. 올해 들어서 장중 1800원대를 터치한 것만 총 12번이다. 

전날 다른 곱버스 상품인 KB자산운용 'KBSTAR200선물인버스2X'는 1865원,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200선물인버스2X'는 1855원을 기록하며 일제히 1800원대를 터치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200선물인버스2X' 1930원, 한화자산운용 'ARIRANG200선물인버스2X' 3735원으로 마감했다. 곱버스 올라탄 개인투자자 '울상'

증시의 조정을 예상해 곱버스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은 울상 짓고 있다. 특히 기관투자자가 아닌 개인투자자들이 곱버스 대량 매수에 나섰다는 점에서 이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4일까지 개인투자자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 상품을 340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가 KODEX 200선물인버스2X 상품을 3650억원어치 팔아치운 것과 대비된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박스권에 머물던 증시가 단기간 급등하면서 다수의 개인투자자가 증시 하락에 베팅한 것이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 상품의 순매수 규모는 삼성전자(1조2751억원), 카카오(9254억원), POSCO(4219억원)에 이어 전체 4위다.

전문가들은 곱버스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염승환 이베스트증권 부장은 "지난해부터 국내 증시가 오를 때마다 조정을 예상한 개인투자자들이 곱버스를 많이 사들였다"라며 "코스피가 1800선일 때부터 개인투자자의 곱버스 매수가 급증했는데 지금은 3300선으로 당시보다 80%나 올라 손실률이 거의 100%에 가까울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식 투자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으로 지수 상승 또는 하락에 베팅하는 것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라며 "정말 큰 하락장이 오지 않는 이상 곱버스 투자는 실익이 없으며 곱버스는 투자가 아닌 투기라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손해가 이어진다고 해도 장기 투자는 금물이다. 곱버스는 증시의 방향과 별개로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3개월간의 만기 때마다 롤오버(월물교체)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수익률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곱버스는 변동성이 클수록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보유기간에 증시가 하락해도 그간 변동성이 크다면 누적수익률에서 레버리지 효과는 작아질 수 있어 장기 보유는 불리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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