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굳게 잠갔던 금리 동결의 빗장을 1년 3개월 만에 풀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첫발을 뗐다.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대표적인 금리 인상 수혜주인 은행주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리 0.75%로 인상
26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현재 연 0.5%인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했다. 기준금리 변동은 지난해 5월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한은은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낮춘 뒤 코로나 충격 완화를 명목으로 14개월간 9차례 연속 동결해 왔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가계부채 급증과 부동산 시장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은은 경기 회복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자산 가격 거품 등 금융 불균형 문제에 대한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대표 수혜주 '은행주'
기준금리가 높아지는 것은 은행들에 호재다. 금리 인상 시 대출금리가 빨리 오르는 반면 예금금리는 상대적으로 늦게 오르면서 예대 마진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도 금리 인상 이슈로 은행주가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면서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등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하기도 했다.
일각에서 국내 은행주에 금리 인상 호재가 선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이번 금리 인상과 관련해 은행주들의 장기 상승 여력이 커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 바탕에는 향후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깔려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의 근거로 현재 대출 감축이 시급해진 정부가 대출에 대한 양적 규제보다 가격 규제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꼽고 있다. 대출 가격 규제의 대표적인 방법은 금리 인상을 통한 간접적 규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는 펀더멘털 측면에서 상승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라며 "이번 금리 인상 이슈를 떠나 향후에도 금리 인상이 추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은행주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단기 금리가 올라가면 은행 마진은 4분기부터 추가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향후 금리가 또 인상된다면 은행주의 추가 반등을 기대해 볼 수도 있는 상황으로 일단 이주열 총재의 코멘트가 어떻게 나올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은행주 외에 보험주도 이번 기준금리 인상의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으로 지목하고 있다. 보험사는 고객으로부터 거둔 보험료를 채권 등에 투자해 운용하는데 금리 인상 시 채권 투자 수익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