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긴축 행보로 증시가 흔들리는 가운데 내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지수 정기변경에 관심이 쏠린다. 통상 MSCI 지수에 편입되면 이 지수를 추종하는 해외 자금이 유입되면서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는 설 연휴 이후인 9일 분기 리뷰를 거쳐 10일 지수 정기변경 결과를 발표한다. 편입 기준은 시가총액과 유동시가총액으로 실제 리밸런싱(변경)은 같은달 28일 이뤄진다.
지수에 신규 편입되려면 전체 시가총액이 MSCI가 정한 컷오프(기준점) 금액의 1.8배 이상, 유동시가총액이 컷오프 절반의 1.8배 이상이 돼야 한다. 쉽게 말해 MSCI가 시총이 커진 종목은 지수에 새로 넣고 시장 영향력이 약해진 종목은 빼는 것으로 보면 된다. 컷오프는 마지막 10영업일 가운데 랜덤하게 결정된다.
메리츠금융·메리츠화재 유력…"실현시 각 1000억 이상 유입"
증권가에서는 2월 신규 편입 종목으로 최근 자사주 매입 효과를 톡톡히 본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화재를 공통적으로 꼽는다.
이들 두 종목은 같은 메리츠 금융 계열사인 메리츠증권까지 합해 지난해에만 총 10번(신탁계약 체결 금액 7700억원)의 자사주 매입을 공시했다. 주가는 최근 1년새 각각 344%, 186%씩 폭등했다.
김동영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 연구원은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달 18일 기준 시가총액(6조9000억원)과 유동시가총액(2조1000억원)이 MSCI의 체크 기준을 모두 충족한다"며 "이 종목의 실질 유동비율이 낮아 유동시총 조건에 미달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최근 3개월간의 자사주 증가와 미미한 실질 유동비율 감소폭을 고려하면 편입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는 연초 2주간 주가가 40% 폭등하면서 편입이 유력해졌다. 김 연구원은 "주가가 급등해 시가총액이 급증했고 유동시가총액 또한 MSCI 기준을 충족한다"며 "유동비율이 20%까지 하락하면 편입에 실패할 수도 있지만 있으나, 그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밝혔다.
고경범 유안타증권도 "2월 정기변경에서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화재의 편입 가능성을 'High'로 평가한다"며 "메리츠화재의 경우 최근 편입 후보군으로 스크린되기 시작했지만, 메리츠금융지주 대비 수급 영향력은 더욱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MSCI 지수는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투자하는 해외 대형펀드 운용의 주요 기준이 된다. 때문에 신규 편입시 이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삼성증권은 이번 정기변경으로 메리츠금융지주에 1290억원, 메리츠화재에 1540억원의 수급이 들어올 것으로 전망했다. 유안타증권은 메리츠금융지주에 1316억원, 메리츠화재에 1230억원의 자금 유입을 예상했다.
FTSE 편입 실패한 LG엔솔, MSCI엔 들어간다
지난달 27일 코스피에 입성한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은 이튿날인 28일 MSCI 지수 조기 편입을 확정했다.
다만 이는 분기·반기 지수 정기변경과는 다른 '조기 편입'으로 오는 14일 편입을 거쳐 15일 적용된다. MSCI는 신규 상장 종목이 상장일이나 그 다음날 조기 편입 조건을 충족하면 이를 공표해 지수에 편입한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글로벌 지수 수시 편입에는 실패했지만 MSCI 편입으로 LG엔솔에는 5500억원(NH투자증권 추정)에서 6900억원(삼성증권 추정)가량의 수급이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허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에서 책정한 LG에너지솔루션의 유동비율은 9%로 이에 따른 예상 유입자금 규모는 최대 5550억원 수준"이라며 "공매도 또한 아직 코스피200 종목이 아닌 만큼 코스피200 조기 편입이 예상되는 오는 3월부터나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MSCI 코리아내 종목 비중은 1%, MSCI EM(신흥국)내 비중은 0.11%로 MSCI EM의 유효 추종자금 5000억달러와 같이 감안하면, LG엔솔에는 6900억원의 수급 영향이 따를 것"이라며 "이 수치는 편입일까지 주가 변화에 따라 증가 혹은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