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줍줍 에디터들이 직접 선별(PICK)한 기업공시를 평일 아침 7시에 전해드리는 [공시줍줍 PICK]!
오늘 공시PICK은 변경된 최대주주에게 주식 락업 조치가 내려진 한창바이오텍과 미국 배터리 소재공장 설립에 제동 걸린 엘앤에프, 그 밖에 사업다각화를 위해 시각효과 회사를 인수한 이아이디, 주식담보 대출로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이 있는 제이스코홀딩스 이야기를 가져왔어요.
변경된 최대주주 주식 락업 걸린 한창바이오텍
코스닥 상장사 한창바이오텍은 15일 재무구조 안정과 경영정상화를 위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최대주주를 변경했다고 공시했어요.
유상증자 규모는 620만1550주로 전흥씨엔씨가 약 120억원의 자금을 들여 유상증자에 참여했는데요. 전흥씨엔씨는 지분 14.5%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랐고 기존 최대주주인 한창은 이번 유상증자로 지분율이 14.57%(532만6312주)에서 12.45%로 줄어 2대주주에 머물렀어요.
그런데 이날 최대주주 변경 관련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타시장안내 공시를 냈는데요. 새로운 최대주주 전흥씨엔씨가 법인 등의 외관을 가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영업활동을 하지 않는 명목회사(실체가 없는 이름뿐인 회사)이거나 법령상 인허가, 신고·등록 의무가 없는 투자조합으로 확인됐다는 건데요. 이에 따라 거래소는 전흥씨엔씨가 취득한 신주 전량을 신규 상장일인 9월 29일부터 1년간 의무보유해야 한다고 밝혔어요.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보유주식에 락업이 걸린 건데요. 만약 전흥씨엔씨가 1년의 의무보유 조치를 완료하지 않을 경우 이를 어긴 다음날 바로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어요.
전흥씨엔씨는 이용흥 대표가 100% 소유하고 있는 회사로 지난 7월 13일 자본금 100만원으로 설립된 명목회사예요. 회사 자금이 없다보니 전흥씨엔씨는 유상증자 참여자금 약 120억원 전액을 라이언인터내셔널, 웰브릿지 등에서 빌려왔다고 밝혔는데요. 라이언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말 감사보고서에서 유동부채 규모가 총자산보다 88억원 이상 많아 기업존속이 의심된다는 지적을 받은 곳이에요. 즉 자금조달이 필요한 회사에서 자금을 빌려와 주식을 산 셈인데요. 차입기간은 내년 3월까지예요.
그런데 전흥씨엔씨는 지난 8월 5일 한창바이오텍과 경영권변경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번 유상증자 외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연달아 공시했어요. 2023년 10월과 2024년 1월에 각각 125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가로 한다고 밝힌건데요. 납입일을 2024년으로 설정한 4개의 신주인수권부사채 총 500억원 규모를 발행한다고도 공시했어요. 150억원씩 총 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도 발행해요. 전환사채 납입일은 9월 30일과 10월 17일이에요.
다만 전환사채 발행 대상은 전흥씨엔씨가 아닌 그 종속회사인 엑서지21인데요. 엑서지21 역시 이용흥 대표가 100% 보유한 명목회사로 보여요. 이렇게 조달한 자금은 모두 한창바이오텍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인데요. 구체적인 활용방안은 현재 알 수 없는 상황이에요.
참고로 한창바이오텍은 기존에 발행한 전환사채 규모가 230억원이 있는데요 10월이면 모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게 돼요. 전환가격은 1520~1630원으로 현재 시세인 4440원(15일 종가)의 절반도 되지 않아 채권자들이 수익 전환을 위해 주식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요.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규모는 현재 상장 주식의 21.69%(819만7447주)에 달해요.
한창바이오텍 주주라면 10월 이후부터 전환사채 물량이 시장에 대거 나올 수 있다는 점 기억해 주세요. 또 여러 차례에 걸쳐 자금을 조달하기로 한 최대주주가 실제 자금조달 능력이 있는지, 약속대로 자금을 조달하는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특히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최대주주에 오른 만큼 당초 목적인 한창바이오텍의 재무구조 안정과 경영정상화를 위한 활동들도 따져봐야 해요.
전흥씨엔씨는 오는 30일 주주총회를 소집해 사명변경과 정관변경, 이용흥 대표 본인을 포함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신규 선임 등의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에요.
참고로 한창바이오텍은 의약품원료의 제조 및 판매를 주요사업으로 하던 회사인데요. 지난해 최대주주와 임원진이 변경되면서 음식물처리기, 홈쇼핑 등 유통사업부문에서 대부분의 매출을 내고 있으며, 나머지는 부동산개발, 시공사 선정 컨설팅 등을 하는 PM사업에 주력하고 있어요.
엘앤에프 미국 공장설립 제동 건 정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제조 기업 엘앤에프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미국 양극재 공장건설을 불허했다는 보도에 대해 "정부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라면서도 "미비점을 보완해 재심의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어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을 앞두고 주요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진출에 나서고 있는데요.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세제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차량의 최종 조립과 배터리에 사용되는 부품이나 광물을 미국산으로 쓰도록 하는 내용이 IRA에 담겼기 때문이에요.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려면 사실상 '메이드 인 미국' 딱지를 붙여야 한다는 얘기인데요. 배터리와 완성차 기업을 비롯해 배터리 소재 기업들이 미국행을 준비 중인 이유예요.
엘앤에프는 미국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 레드우드와 합작법인(JV) 공장을 건설해 미국에 진출할 계획이었는데요. 이를 위해 신청한 기술 수출 승인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불승인 결정을 내린 거예요.
산업기술보호법상 배터리를 비롯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국가 핵심기술을 수출하거나 관련 회사가 인수·합병(M&A) 대상이 되면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의결을 거쳐 산업부 장관에게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요. 산업부는 심의 결과 첨단 기술인 양극재 제조 기술에 대한 유출 방지나 보안대책이 미흡하다고 판단했어요.
엘앤에프는 에코프로비엠, 포스코케미칼과 함께 국내 주요 양극재 기업중 하나로 꼽히는데요. 2차전지 중에서도 고급 전기차에 사용되는 니켈 함량 90% 이상인 '하이니켈' 양극재를 국내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LG에너지솔루션, 테슬라 등이 주요 거래처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시가총액 8조2638억원(15일 기준)으로 코스닥 3위에 이름을 올린 기업이에요.
정부는 국내 기업들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IRA와 관련해 국가차원의 대응을 하고 있는데요. 이번 불승인 결정도 IRA에 간접적으로 대응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어요. 배터리 소재를 공급하는 엘앤에프가 미국에 진출하지 못할 경우 미국 테슬라 등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엘앤에프는 단독 진출을 포함해 핵심기술을 보호할 여러 방안을 추가로 검토한다는 방침인데요. 엘엔에프의 향후 행보가 미국 진출을 준비 중인 다른 배터리 소재 기업들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요.
그 밖에 간추려본 기업공시
- 유류도매업을 주요사업으로 하는 코스피 상장사 이아이디가 CG, 전시용 영상, 리얼타임 시각효과 등을 주업으로 하는 래빗워크 인수에 나섰어요. 이아이디는 15일 래빗워크 주식 2만2800주를 131억원에 인수, 지분 57%를 확보해 경영권을 취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이중 50억원은 현금으로 나머지 81억원은 전환사채로 지급할 방침이에요.
이아이디는 래빗워크 인수 목적으로 '사업다각화'를 꼽았는데요. 이아이디는 유류도매업 외에 컨텐츠 제작 및 유통, 2차전지 제조 설비, NFT(대체불가능토큰) 등 최근 핫한 다양한 사업들을 펼치고 있어요. 다만 매출의 50% 이상을 유류도매업에서 나머지 30% 가량은 2차전지 설비·제조업에서 올리고 있고 디지털콘텐츠 사업 매출실적은 매우 미미한 수준으로 보여요.
반면 래빗워크는 2019년부터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꾸준히 증가하며 견실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회사예요. 래빗워크의 매출액은 2019년 40억원, 2020년 67억원 2021년 96억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각각 4억원, 9억원, 18억원으로 매년 2배가량 증가했어요.
이아이디 주주라면 래빗워크의 경영권 인수를 통해 회사가 앞으로 어떤 사업을 전개해 나갈지 관심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수익다각화를 통해 실제 신규수익을 창출하는지도 지켜봐야겠죠.
단 인수금액 중 81억원을 전환사채로 지급한 만큼 전환사채 인수자들이 향후 주식전환을 통해 수익을 확보하려고 할 경우 기존 주주들에게 물량부담이 있을 수 있다는 점 기억해 주세요.
이아이디가 발행한 전환사채 규모는 총 1651억원, 이중 651억원이 현재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상태이고 나머지 1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도 오는 11월 30일 전환 시기가 도래해요. 전환가격은 현재주가보다 소폭 높은 수준인데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사채 규모는 전체 발행주식의 55.8%에 달해요.
- 철강재 제조업체인 코스닥 상장사 제이스코홀딩스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담보계약 체결 관련 공시를 냈어요.
제이스코홀딩스 최대주주인 캐디언스시스템은 지난해 12월 보유지분 11.68%(424만7099주) 가운데 300만주를 상상인저축은행에 담보로 맡기고 30억원을 빌렸는데요. 담보 주식의 지분율이 8.25%에 달해 채무를 갚지 못할 경우 최대주주가 상상인 저축은행으로 변경될 수 있어요.
담보로 맡긴 주식은 현 시세(1985원, 15일 종가)로 계산하면 약 60억원 규모예요. 캐디언스시스템은 담보제공기간을 9월 15일에서 12월 15일로 미룬 상태인데요. 대출이자율이 13%로 높은데다, 최대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중 110만주는 2023년까지 대차계약을 한 상태라는 점도 참고해 주세요.
*[공시줍줍 PICK]은 매일 아침 8시 30분 유튜브 라이브방송 및 방송 직후 클립영상으로도 만나볼 수 있어요. 유튜브에서 [공시줍줍]을 검색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