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줍줍 에디터들이 직접 선별(PICK)한 기업공시를 평일 아침 7시에 전해드리는 [공시줍줍 PICK].
오늘 공시줍줍 PICK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대규모 자금조달을 했는데도 상한가를 기록한 WI 이야기와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선 한진칼, 2조원 규모의 암 치료 신약 공동계발 계약을 체결한 셀트리온과 새주인을 맞이한 쌍용차의 공시 내용을 가져왔어요.
운영자금 부족해 자금조달 했는데 상한가 기록한 WI
기업이 신규 시설투자나 사업확장을 위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아닌 인건비나 제품 원재료비 등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대규모로 자금을 조달하면 보통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은데요.
WI는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는데도 오히려 21일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했어요. 어떤 내용인지 지금부터 알아볼게요.
코스닥 상장사 WI는 본래 반도체 검사장비 개발, 제조를 목적으로 1998년 설립한 회사인데요. 2019년 사업다각화를 위해 콘텐츠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위드모바일을 합병하면서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어요.
WI는 카카오프렌즈 라이선스를 보유해 현재 카카오 캐릭터를 활용한 무선충전기, 보조배터리, 핸드폰 케이스 등 핸드폰 액세서리와 가습기, 칫솔살균기와 같은 미니가전 등을 제조해 판매하고 있는데요. 핸드폰 액세서리 제품이 전체 매출의 90%(160억원)를 차지, 반도체 검사장비는 2.75%(5억원)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요.
현재 매출은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WI는 2019년을 제외하고 최근 몇 년간 계속해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2020년 약 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3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요. 지난해에는 54억원의 영업손실과 13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손실 규모를 키우고 있어요.
이처럼 경영상황이 좋지 않자 WI는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21일 2건의 유상증자와 350억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 발행 공시를 냈는데요.
우선 첫번째 유상증자는 지난 3월 처음 공시했던 최대주주와 최대주주 관계사를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대상 등을 변경하는 내용이에요.
신주발행가격이 1080원에서 811원으로 낮아지면서 발행 신주를 4629만주에서 5000만주로 늘리고 조달금액은 약 500억원에서 405억원으로 줄이는 내용인데요. 5000만주의 신주를 받는 대상은 최대주주인 변익성 대표와 관계사인 코럴핑크 대신에 리튬인사이트라는 회사로 변경했어요.
유상증자 규모인 5000만주는 기존 발행주식의 61.8%에 달하는데요. 9월 기준 변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 2411만653주(29.8%)보다 두 배 이상 큰 규모예요. 즉 이번 유상증자로 최대주주가 변경될 수 있다는 얘기죠.
참고로 유상증자를 통해 주주 권리가 발생하는 납입일은 오는 10월 31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11월 16일이에요.
WI는 이날 라크나가조합이라는 곳에서 10억원 미만(9억9999만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소액공모 유상증자도 공시했어요. 소액공모는 회사가 증권신고서 등을 제출하지 않고 간단히 자금을 모집하는 방법인데요. 발행 신주는 123만12주, 납입일은 9월 27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10월 14일이에요.
WI는 2건의 유상증자로 약 415억원을 조달하는데요. 모두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에요.
소액공모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WI 발행주식 총수는 1억3213만4885주로 늘어나는데요. 현재 최대주주인 변 대표의 지분은 18.24% 반면, 리튬인사이트 지분은 37.84%로 늘어나 오는 10월 31일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이 있다는 점 기억해 주세요.
추가로 WI는 이날 350억원 규모 사모 전환사채 발행 공시도 냈는데요. 이 역시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것이에요. 전환사채 대상은 황진혁이라는 사람이 지분 100%를 보유한 '제이에이치투자조합1호'인데요. 표면이자 0% 만기이자 3%로 주식 전환을 목적으로 전환사채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어요.
납입일은 유상증자 신주 상장 이후인 11월 21일, 전환가격은 915원으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규모는 현재 주식의 47.28%(3825만1366주)에 달해요. 채권을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가정하면 리튬인사이트에 이어 2대주주(28.94%)에 오를 수 있는 규모예요.
전환사채 투자자는 발행일(납입일) 다음날부터 회사에 전환사채를 되사가라고 청구할 수 있는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요. 단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시기는 내년 11월 21일부터예요.
유상증자로 주식수가 대거 늘어나면서 기존 주주들의 주식가치 희석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에 앞서 기존 주주들이 주의깊게 봐야할 점은 바로 WI가 기존에 발행한 전환사채예요. WI는 지난해 1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고 현재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상황이에요.
전환시기가 도래한 지난 6월 이후 WI 주가는 전환가격(1160원)과 비슷하거나 낮아 주식전환 가능성이 작았는데요. 21일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WI 주가가 전일 대비 340원(29.82%) 오른 1480원에 마감했어요.
이제는 기존 전환사채 투자자들이 시세차익을 노리고 대규모 물량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상황이 됐어요. 이들이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물량은 현재 발행주식의 15.98%에 달하는 규모예요. 즉 당장 전환사채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점 꼭 기억해주세요.
보통 운영자금을 목적으로 한 대규모 자금조달은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고 했는데요. 기존 전환사채 투자자들까지 들썩이도록 WI의 주가가 오른 것은 최대주주 변경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어요.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 리튬인사이트는 비상장사지만 저급 리튬 화합물을 활용해 2차전지용 초고순도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 제조가 가능한 고도 리튬 정제 기술을 보유한 회사예요.
리튬은 2차전지 핵심소재로 향후 2차전지와 관련한 고부가가치 수익 창출이 예상되는 회사라는 얘기. 일각에서는 비상장사인 리튬인사이트가 향후 WI를 이용해 우회상장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어요,
경영권분쟁 후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부양 나선 한진칼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어요. 자사주 신탁계약은 회사가 증권사에 부탁해 회사 주식을 대신 매입하게 해 관리하는 방식인데요. 회사가 자사주를 매입하면 시장 내 유통물량이 줄어들어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요.
한진칼은 2013년 대한항공에서 분할해 설립하면서 발생한 자사주와 이후 주요 자회사인 정석기업의 투자사업부문 흡수합병시 발생한 단수주로 자사주가 늘어난 것 외에 자사주를 사들인 적이 없어요.
즉 이번 자사주 매입은 한진칼로서는 이례적인 결정인데요. 최근 반도그룹과 '경영권분쟁'이 끝난 지난 8월 말부터 주가가 '지옥의 계단'이라 불릴 만큼 큰폭으로 낮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돼요. 8월 중순 6만원대이던 한진칼 주가는 현재 4만원대까지 낮아진 상황.
한진칼은 '주가 안정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번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다고 밝혔어요. 자사주 매입은 신탁계약 종료일인 2023년 3월 22일까지 총 6개월간 진행될 예정이에요.
자사주 매입 자금은 지난 6월 처분한 진에어 주식 매각 대금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어요. 자사주 매입 소식에 이날 한진칼 주가는 전날 대비 3.69%(1500원) 오른 4만2200원(21일 종가)을 기록했어요.
2조원 규모 암 치료 신약개발 계약 체결한 셀트리온
셀트리온은 미국 바이오테크 기업 에이비프로(Abpro)와 HER2 양성 고형암을 표적으로 한 이중항체 치료제 'ABP102'를 공동 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어요.
이번 계약으로 셀트리온은 신약의 공동 개발 및 글로벌 판매 권리를 확보하게 돼요. 셀트리온은 신약개발 시 전임상→임상→허가신청→허가완료 등 신약개발 단계별로 받는 기술료인 '마일스톤'으로 계약상대방에게 약 139억원(1000만 달러) 지급할 예정이에요.
상업화를 통해 신약판매 시 매출 발생 기준에 따라 최대 2조4327억원(17억5000만 달러)의 마일스톤을 지급하고 누적 매출 150억달러(약20조8515억원) 달성 시 최대 2조4327억원(17억5000억달러)을 지급하는 판매 마일스톤 계약도 체결했어요.
즉 이번 계약은 상업화 성공 시 약 2조원 가량의 수익이 예상되는 사업이라는 건데요. 상업화 시 이익금의 약 25~50%는 에이비프로가 가져가게 된다는 내용이에요.
계약 기간은 21일부터 제품의 판매종료 또는 양사가 계약을 종료하는 시점까지로 계약이 해지돼도 별도의 위약금은 없어요.
단 이 계약은 임상시험과 품목허가 등 성공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향후 연구·개발이 중단되거나 품목허가가 실패할 경우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는 점 기억해 주세요.
KG모빌리티로 새 주인 맞이한 쌍용자동차
우여곡절 끝에 쌍용자동차(쌍용차)는 KG모빌리티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고 공시했어요.
KG모빌리티는 쌍용차 회생계획안에 따라 진행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약 3655억원을 들여 쌍용차 지분 61.86%(7309만8000주)를 보유, 최대주주에 올라섰어요.
이번 유상증자로 기존 최대주주인 마힌드라앤마힌드라(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은 26.63%→10.15%(1200만1581주)로 줄어들게 돼요.
앞서 쌍용차는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인가받은 회생계획안에 따라 주식병합과 감자, 출자전환과 다시 주식재병합·감자의 과정을 거쳤어요.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으로는 회생담보권과 회생채권의 변제, 신규투자(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에요.
[오늘 읽어본 공시(공시발표 시각)]
-WI, (기재정정)주요사항보고서(유상증자결정) (07:47, 17:01)
-WI, 주요사항보고서(유상증자결정) (07:48)
-WI, (기재정정)주요사항보고서(전환사채권발행결정) (07:47, 17:02)
-한진칼, 주요사항보고서(자기주식취득신탁계약체결결정) (09:03)
-셀트리온, 투자판단관련주요경영사항(07:39)
-쌍용자동차,최대주주변경, 최대주주등소유주식변동신고서(최대주주변경시) (09:04, 09:43)
*[공시줍줍]은 매일(월~목) 아침 8시 30분 유튜브 라이브방송 및 방송 직후 클립영상으로도 만나볼 수 있어요. 유튜브에서 [공시줍줍]을 검색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