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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에 레고랜드 악재까지…상장리츠 '난감하네'

  • 2022.10.26(수) 07:25

배당수익 감소 우려 확산하며 주가 급락
투자자 우려 달래려 소통에 적극 나서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시장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계속된 금리 인상에다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위기로 차입비용이 크게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리츠 업계는 대다수 리츠의 리파이낸싱 기간이 2년가량 남은 만큼 단기적인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저하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 주가가 하락하면서 오히려 배당 매력도가 높아지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한 달새 낙폭 확 커졌다

26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iSelect 케이리츠 지수는 726.58로 지난 7월 초 대비 26.5% 하락했다.

iSelect 케이리츠 지수는 에이리츠와 KB스타리츠를 제외한 국내 상장 리츠 19종목으로 구성돼 전체 상장 리츠 시장의 동향을 확인할 수 있는 지수다. 하반기 들어 상장 리츠 대부분의 주가가 계속 떨어지면서 지수도 꾸준히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상장 리츠 주가가 이처럼 동반 하향세를 보이는 배경으로는 우선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차입비용이 늘어나면서 배당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장 리츠는 다수 투자자로부터 받은 자금과 대출을 통해 부동산을 사들이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분배하는 상품이다. 대출을 통해 부동산을 취득한 만큼 만기가 다가오면 새로 대출받아야 한다. 문제는 금리가 높아지며 수익률이 하락한다는 점이다.

특히 NH올원리츠의 타격이 크다. 지난 24일 기준 NH올원리츠 종가는 2920원으로 상장 리츠 최초로 2000원대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새로 대출을 받는 리파이낸싱 기간이 2024년 이후 도래하는 타 리츠와 다르게 NH올원리츠는 내년초 리파이낸싱을 진행해야 하는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레고랜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가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차입비용 증가를 넘어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자산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말 강원도가 레고랜드 사업의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이후 상장 리츠들의 주가는 급락했다. 

주가 급락은 또 다른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관의 손절매 물량이 나오면서 낙폭이 더 확대되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은 보유한 주식이 매입가 대비 일정수준 이상 손실이 나면 매도에 나선다. 최근 상장 리츠 주가가 하락하자 손절매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초 이후 상장 리츠 투자자 매매 동향을 보면 국내 상장된 21개 리츠 모두에서 기관은 순매도세를 나타냈다.

리츠업계 "배당 영향 제한적"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리츠업계는 이들을 달래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각 회사 홈페이지에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게시하는 한편 기업설명(IR)을 통해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NH올원리츠의 경우 리파이낸싱으로 인한 배당금 감소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계획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금융기관과 대출 금리조건을 최대한 협상하고, 그럼에도 늘어난 이자 비용은 임대료 상승이나 자(子)리츠 배당금 확대 등 추가 이익을 발생시켜 상쇄할 예정이다.

15개 상장 리츠들은 지난 19~20일 삼성증권이 개최한 'K-REITs corporate day'에 참가해 당분간 자산 신규 취득보다 자산관리와 임대료 인상에 집중해 배당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전했다.

오히려 배당금을 늘리겠다고 내건 리츠도 나왔다. 금리 인상으로 정기 예금과 채권 등의 금리가 높아지며 리츠 배당 수준과 비슷해지자 배당 매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내놓은 것이다. 코람코에너지리츠와 이지스밸류리츠는 보유한 자산을 처분해 향후 1~2년간 일시적으로 배당금을 상향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상장 리츠 가격이 저평가돼 있다며 오히려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는 의견도 있다. 상장 리츠들이 밝힌 계획대로 배당금이 유지될 경우 주가 배당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디앤디플랫폼리츠의 경우 지난 24일 종가 3080원을 기준으로 할 때 주가배당률이 9.81%에 달한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리츠 주가 하락세는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면서 "배당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주가 배당률이 높아진 지금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을만하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주식의 주가순자산비율(PBR)과 비슷하게 리츠의 순자산가치를 평가하는 지표인 P/NAV가 현재 과도하게 저평가돼있다고 설명한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상장 리츠 평균 P/NAV는 0.6배에 형성되는데 이는 단번에 자산가치가 20% 급락한다는 것을 가정한 것으로, 극단적인 수치"라며 "대부분 리츠들의 차입 만기가 2023년부터 도래하기 때문에 최근의 우려는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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