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정부가 레고랜드 사태발 자금경색에 대응해 50조원+α(알파) 규모의 유동성 공급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늑장대응이 사태 악화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정부의 인식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당시와 유사하다며, 현실적인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이번 레고랜드 사태와 관련해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책임을 물기 위해 진상조사단을 꾸려 사실 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당대표는 금융위기 대책 마련 긴급 현장점검차 27일 오후 1시15분경 한국거래소를 방문했다. 이날 자리에는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 민생경제위기대책위 간사인 홍성국 민주당 의원,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참석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이어, 레고랜드 사태에 대한 정부 적시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연달아 비난했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안그래도 살얼음판 같은 위기상황에서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헛발질로 살얼음이 깨졌다"며 "자금시장의 금융혼란 위기가 현실화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4주 가까이 정부가 이를 방치해 위기가 현실이 되도록 만들었는데 정상적인 국정운영인지 의심된다"며 "정부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무대책으로 주식시장, 채권시장에서는 혼란과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리스크를 해소하는게 정부의 역할인데, 정부가 리스크의 핵이 돼버렸다"고 했다.
이 대표는 "금융권 PF 대출 잔액이 6월 기준 112조원, 문제가 된 유동화증권까지 합치면 150조원을 넘는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가 70조원인데 시장안정을 위해 정부가 총력을 기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IMF 사태 당시에도 정부의 안일한 생각과 입장이 국난을 일으켰다"며 "지금 정부의 인식이 그때와 비슷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정부의 추가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건실한 기업들마저 자금시장 경색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부도 사태가 벌어질지 모르는 극단적 위기상황"이라며 "현실적이고 강력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증권안정펀드 가동과 공매도 한시적 금지 등 주식시장 부양책을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시장이 알아서 하겠지'라는 정부의 태도로 시장의 불안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때 바로 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정부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백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광열 강원 경제부지사가 브리핑에서 '도 재정이 이 정도는 지원할 수 있다'고 발언한데 대해 "채권과 금융전반에 경색을 몰고 온 당사자가 이러한 발언을 한 것은 시장의 논리가 아니라 처음부터 정치적인 논리로 문제를 바라봤음을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백 의원은 "2050억원 (상환을) 피하려다가 50조원 이상으로 대처해야하는 상황이 됐다"며 ”윤석열 정부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유동성 공급대책을 긴급히 내놨지만 경제위기 속에 자금시장 변동성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백 의원은 "긴축기조에서 유동성 공급대책을 펴 상충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후과를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며 "시나리오 별로 위기대응 매뉴얼을 미리 만들어 대처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 사장 출신 홍성국 의원은 "국고채 이외에 거래가 잘 되지 않고 신용 스프레드가 벌어지며 회사채 금리가 더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채권시장이 크게 흔들리는데 장기적으로 주택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 의원은 "김진태발 경제위기는 채권시장, 강원도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문제라고 인식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백 의원은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에 대한 후속 조치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김종민 간사가 진상조사단의 단장을 맡았다"며 "조사단을 중심으로 이후 계획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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