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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빠진 '전통강호' 미래에셋·한투…신한·메리츠 '선두권'

  • 2022.11.23(수) 08:36

[워치전망대]①10대 대형증권사 3분기 실적 분석
신한, 여의도 사옥 매각에 1위…메리츠, 강자 입증
미래·한투 하위권 추락…NH, 순익 100억대 '부진'

유동성 축소, 금리 상승 등 어려운 영업환경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 증권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이에 지난 3분기 10대 대형 증권사 평균 당기순이익은 1년 전과 비교해 반 토막 가까이 났다. 작년에는 연간 순익 '1조 클럽' 증권사가 5곳이나 됐지만 올해는 1조원대 진입을 바라보는 증권사가 한두 곳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투자증권은 여의도 사옥 매각에 힘입어 3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8배 가까이 불어나며 '깜짝' 1등을 차지했다. 메리츠증권은 하이난항공 관련 채권 회수작업을 마무리하며 영업만으로 유일하게 2000억원대 순익을 달성했다. 지난 분기 최하위에 머물렀던 하나증권도 절치부심하며 플러스(+) 성장을 이뤘다.    

이런 가운데 매분기 순익 1, 2위를 다투던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하위권으로 추락한 점이 눈에 띈다.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순익은 1000억원을 턱걸이했다. CJ CGV 전환사채(CB) 공모 미매각으로 실권주 물량을 떠안으면서 일회성 손실이 발생한 여파가 컸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분기에 이어 분기 순익 1000억원대 달성에 실패했다. 고금리 환경 속에서 채권 운용 성적이 부진한 탓이다. 상반기 금융지주 계열사 중 견조한 실적을 뽐내던 NH투자증권도 무너졌다. 분기 순이익이 100억원대에 그치며 평소 모습과 어울리지 않게 '꼴찌'의 불명예를 안았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비즈니스워치

신한, 사옥 팔고 깜짝 1등…메리츠 상위권 굳히기

23일 비즈니스워치가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2조원 이상 10개 대형 증권사의 3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익을 분석한 결과, 전체 순익은 1조36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다. 다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20% 늘었다.

전통 강호들이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으로 실망감을 안긴 가운데 신한투자증권이 예상치 못한 분기 순익 1위에 올랐다. 신한투자증권의 3분기 순익은 38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5% 급증했다. 

다만 신한투자증권의 1위에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 서울 여의도 사옥 매각에 따른 이익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사옥 매각을 제외한 순이익은 595억원에 그쳤다. 

영업 측면에선 오히려 2위 메리츠증권이 더 돋보였다. 메리츠증권의 3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2175억원을 기록하며 2분기에 이어 굳건하게 상위권을 유지했다. 이에 올해 누적 순익 6583억원을 달성하면서, 국내 증권사중 유일하게 6000억원을 넘겼다.

하이난 항공 관련 채권 인수를 마무리한데다 환율 상승으로 외화 관련 평가이익이 증가하면서 남다른 이익을 과시할 수 있었다.

하나증권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순익이 늘어난 몇 안되는 증권사 중 하나다. 하나증권의 3분기 순익은 146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 늘었다. 

특히 3개월 만에 실적 반전을 이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 2분기 196억원의 분기 순이익을 기록하며 대형사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올 3월 지분을 사들인 베트남 BIDV의 증권 자회사인 BSC 주가가 하락하면서 평가손실이 약 700억원가량 발생한 탓이다. 그러나 3분기에는 주가가 반등하며 반대로 300억원에 달하는 평가익을 거둬들였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리딩 증권사의 '추락'

이와 대조적으로 자기자본 기준 국내 최대 증권사이면서 지난 분기 선두를 점했던 미래에셋증권은 7위로 내려앉아 체면을 구겼다. 3분기 순익이 1044억원으로, 간신히 1000억원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69% 급감한 것이다. 

CJ CGV CB 미매각에 따른 타격이 상당했다. 지난 7월 CJ CGV의 4000억원 규모 CB 공모청약에서 3689억원가량의 실권주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공모 주관을 맡은 증권사들이 물량을 떠안았다. 이중 미래에셋증권은 자기계정을 통해 2305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물량을 인수했다. 그에 따른 평가손실은 527억원에 달한다. 트레이딩 부문 수익은 10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줄었다. 

기업공개(IPO) 주관 수수료를 포함한 투자은행(IB) 수수료 손익도 같은 기간 288억원으로 63% 감소했다. 하반기 IPO 투자심리가 꺾인 가운데 '밀리의 서재' 공모를 철회한 점도 IB 수익 감소로 이어졌다. 다행히 위탁매매 수수료는 123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 줄어드는데 그쳤다. 해외물 수수료 수익이 증가한 덕분으로 해석된다.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에 이어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연간 순익 1조원을 가볍게 돌파하며 미래에셋증권을 따돌리고 왕좌 자리에 오른 것과 대비된다.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순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85% 줄어든 905억원을 기록했다. 순위는 전분기와 마찬가지로 8위에 머물렀다.

금리 상승 여파로 주식과 채권 운용 손실이 대폭 늘어난 영향이 컸다. 3분기에만 주식과 채권 운용손실이 각각 377억원, 145억원에 달했다. 

NH투자증권은 3분기 순익이 119억원을 기록하며 10대 증권사 중 최하위에 그쳤다. 금융지주 계열사 중에서도 가장 부진한 모습이다. 작년 3분기 대비해 94.45% 줄었고 2분기와 비교하면 10분의 1토막 난 셈이다. 채권 운용 손실이 특히나 뼈아팠다. 운용수익 및 관련 이자수지는 전년 동기 대비 52% 쪼그라들었다. 

아울러 거래대금 축소로 위탁매매 수익은 44% 감소했다. IPO 주관 수수료 등이 포함된 IB 관련 수익은 28% 감소했다. 

지난 분기 6위였던 대신증권은 부동산 시장 부진에 따라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대신증권의 3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한 382억원으로 집계됐다.

트레이딩·기타 수익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78% 줄어든 170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 조정으로 인해 미국 부동산 분양수익이 예상보다 많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분기에는 반영된 분양수익은 306억원으로, 나머지는 4분기에 추가로 인식할 예정이다. 

여기에 지난해 서프라이즈 실적을 기록한 자회사들의 성적도 악화됐다. 대신에프앤아이의 세전이익은 2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넘게 줄었다. 지난해 나인원한남 분양과 관련해 일회성 수익이 발생한 데 따른 역기저효과다. 저축은행 역시 세전이익이 66% 감소한 43억원으로 집계됐다. 

키움·삼성·KB증권은 '무난한 성적표' 

키움, 삼성, KB증권 등은 3분기 1200억원대의 순익을 올리며 무난한 성적표를 내놨다.

리테일 비중이 큰 키움증권의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감소한 1241억원을 기록했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가량 줄었지만 증권업계 평균 브로커리지 손익 감소폭이 40%인 점을 감안했을 때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증권의 순익은 작년동기대비 54% 감소한 1234억원을 기록했다. IB부문은 딜 연기 등 영향으로 14% 감소했으며 운용부문은 채권 금리 상승 영향으로 38% 줄었다. 

다만 지난 분기와 비교해 운용수익은 5% 감소하는데 그쳤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운용 규모를 축소하고 파생결합상품 운용에서 손실을 줄인 덕분이다. 

KB증권의 3분기 순익은 27% 감소한 1231억원을 기록했다. 위탁·자산관리 부문 손익이 43% 줄었으며 IB부문 손익은 64% 감소했다. 그러나 자산운용부문의 손익이 113% 증가하고 기타사업 부문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이익을 방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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