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초대형 횡령 사건으로 파문을 일으킨 오스템임플란트가 1년 만에 다시 주식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사모펀드(PEF)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와 MBK파트너스가 손잡고 경영권 인수를 위한 '공개매수'에 나선 것이다.
앞서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행동주의펀드 KCGI가 3대주주에 이름을 올린 뒤 최대주주의 퇴임과 거버넌스 개선 등을 요구하며 적극적인 주주활동에 나선 가운데, 또다른 사모펀드가 경영권 인수를 위한 공개매수를 선언하면서 새로운 국면이 펼쳐지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이번 공개매수 성패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와 MBK파트너스가 만든 특수목적법인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이하 덴티스트리)'는 지난 25일부터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공개매수를 시작했다.
공개매수 기간은 오는 2월 24일까지 한 달간이며, 매수 가격은 1주당 19만원이다. 덴티스트리는 최소 공개매수 수량을 239만4782주(미상환 전환사채 전량 행사 포함한 잠재발행주식총수의 15.4%)로 잡았다. 금액으로는 4550억원에 달한다.
덴티스트리는 앞서 오스템임플란트 최대주주인 최규옥 회장의 보유주식 중 144만2421주(잠재발행주식총수의 약 9.3%)를 공개매수 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매수하는 주식매매계약 및 투자합의서를 체결했다.
덴티스트리가 최소 조건인 15.4%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최 회장 지분 인수분을 포함 최소 24.6%를 보유해 최대주주가 되지만, 최소수량을 채우지 못하면 주식매매계약도 철회된다.
공개매수 성패 '주가'가 관건
공개매수의 성패는 덴티스트리가 공개매수 최소 조건인 15.4% 지분을 확보하느냐에 달렸다.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시장 가격(주가)이 공개매수가를 넘기지 않는게 중요하다. 현재 주가는 18만6000원(26일 종가)으로 공개매수가인 19만원을 턱밑까지 쫓아왔다.
다만 시장에서는 높아진 주가 수준에도 공개매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경영권 이슈로 주가가 상승함에 따라 개인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물량을 기관에서 받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가 공개매수를 응할 경우 증권사 창구에 직접 찾아가 청약을 진행해야 한다. 이 경우 주당 19만원의 현금을 받을 수 있지만 시장에서 거래하는 것과 달리 장외거래에 해당하기 때문에 별도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기관투자자들 역시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을 법인세 형태로 내야하지만, 공개매수가보다 낮은 가격에 개인으로부터 받아낸 물량으로 차익실현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이번 공개매수와 관련해 정통한 시장 관계자는 "공개매수 사례가 많지 않았던데다 방법이 번거롭고 양도소득세까지 내야 하는 만큼 개인들이 공개매수에 들어오기는 쉽지 않다"면서 "실제 25~26일 개인들의 매도 물량을 기관이 받아내고 있는데, 기관은 18만원대에 산다고 해도 3주만에 대략 3% 정도의 수익을 얻는 것이므로 공개매수에 대거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이어 "공개매수가보다 주가가 높게 올라가려면 이를 받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며 "공개매수 실패시 리스크를 져야하는데 개인이 이런 리스크를 짊어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관 참여로 공개매수 성공 청사진?
아울러 일찌감치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확보한 기관투자자들은 이번 공개매수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국내 대표 '큰손'인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오스템임플란트의 보유지분을 줄여가고 있지만 앞서 주식을 매입할 당시 주당 매입단가가 5만원 미만으로 공개매수 참여를 통해 차익 실현에 나설 여지가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6월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71만9567주를 약 11만6000원에 매입해 5% 이상 주주에 등재됐다. 공개매수에 참여하면 불과 반년 만에 60%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2대주주인 라자드자산운용의 보유주식은 102만6046주인데, 평균매입단가는 14만~15만원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이 역시 공개매수가와 비교 시 20%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다. 이들 기관의 참여만 반영해도 현재 상장 주식의 15% 수준이다.
덴티스트리 관계자는 "이번 공개매수는 상장폐지를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다"라며 "유통주식 수 전체가 대상이긴 하지만 최소 매수 수량인 15.4%만 확보해도 경영권 인수는 충분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덴티스트리 입장에서는 최소 수량이 사실상 목표치인 셈이다. 더욱이 최소 수량 확보는 충분할 것이라는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설사 국민연금이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도 최근 개인 물량을 흡수한 기관의 공개매수 참여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번 공개매수는 성공할 것이라는 판단이다.공개매수가격 KCGI가 예상한 기업가치엔 못미쳐
한편, 이번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최대주주와 일반주주의 주식 1주를 동일가격에 매수하는 첫 사례라는 점도 관심을 끈다. 다만 일각에선 앞서 KCGI가 예상한 오스템임플란트의 기업가치와 비교해 공개매수가가 너무 낮다는 지적도 있다.
KCGI가 예상한 오스템임플란트 기업가치는 3조9000억~10조원. 이를 기반으로 최소 예상 기업가치에 도달하려면 예상 공개매수가는 약 26만원 이상이 돼야 한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장기적 기업가치를 따지다보니 기준이 좀 다를 수 있다"면서도 "이번 공개매수가는 우리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하단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덴티스트리 측은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가는 미국 글로벌 덴털 기업과 같거나 그보다 높은 수준"이라면서 "특히 지난 3개월 회사 평균 주가와 비교하면 50% 이상 높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