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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 진성매각' 논란도... PEF "경영권 우리가"

  • 2023.02.06(월) 18:04

경영권 이전해도 최 회장 2대주주, 이사추천권도 보유
자녀들도 BW 확보…새 최대주주의 주주로 참여 가능
PEF "경영간섭 제한, 전문성 인정한 협력관계" 선그어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이 사모펀드(PEF)에 경영권을 넘기는 과정에서 '진성매각'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경영권이 PEF에 이전된다고 해도 최 회장과 자녀들이 오스템임플란트에서 여전히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점들이 곳곳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최회장 측, CB콜옵션 팔아 새 최대주주 지분 확보

경영참여형 PEF인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하 PEF)은 지난달 25일 경영권 인수를 목적으로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공개매수를 발표했다. 최대주주인 최 회장 지분 9.3%를 주당 19만원에 인수하고 소액주주 지분도 동일한 가격에 오는 24일까지 모두 인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PEF는 특수목적회사(SPC) 덴티스트리를 통해 공개매수로 소액주주 지분 15.4% 이상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최 회장으로부터 인수할 지분을 합하면 최소 25% 이상을 확보하게 되고, 최대주주에 올라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 개요 / 그래픽= 비즈니스워치

PEF는 공개매수 최소수량이 채워지면 최 회장 자녀가 보유한 전환사채(CB) 콜옵션(매도청구권)도 넘겨받는다. 오스템임플란트 주식뿐 아니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CB와 콜옵션까지 모두 공개매수 대상에 포함했고 최 회장 자녀들이 매각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해당 CB는 오스템임플란트가 2020년 5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회사는 2021년 콜옵션 행사 최대치(CB 발행액의 40%)인 200억원 규모의 콜옵션 행사권리를 최 회장에게 부여했고, 최 회장은 지난달 19일 이를 두 자녀에게 증여했다. 

전환가격이 주당 3만8736원으로 주식 51만6315주로 바꿀 수 있는 규모다. 이를 PEF 공개매수가격 19만원을 적용해 계산하면 최 회장 측은 200억원을 들여 980억원을 얻게 되는 셈이다. 

PEF는 CB콜옵션의 대가로 980억원에서 일부 비용과 콜옵션 취득가(200억원)을 제외한 776억원을 현금으로 최 회장 자녀들에게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대신해 776억원 규모의 덴티스트리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지급하기로 했다. 

최대주주 자녀들이 BW를 통해 경영권 이전 후에도 새로운 최대주주 덴티스트리의 주주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성매각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이와관련 PEF 관계자는 "CB 콜옵션 취득을 현금으로 할 경우 조달비용이 발생하는데, 최대주주 자녀들이 SPC에 지분 참여를 원해 현금 대신 BW를 발행해 지급하기로 한 것"이라며 "매각 과정에서 매도인이 매매대금 일부를 SPC에 재투자하는 것은 통상적인 관행"이라고 말했다. 

최대주주 자녀에게 CB콜옵션 가격을 현급으로 지급하고 이들이 그 자금으로 SPC에 재투자 하는 과정을 묶어 현금지급시 발행하는 조달자금을 줄였다는 것이다. 특히 SPC는 프라이빗에쿼티(PE), 등기이사 등으로 지분 투자가 제한돼 있어 최대주주 자녀의 경우 CB나 BW를 통해서만 투자가 가능해 BW를 지급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우선 PEF 공개매수가 성공한다는 전제 하에서다.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은 아직 구체적으로 공시되지 않지만 현 최대주주 자녀들이 새로운 최대주주 덴티스트리의 지분 상당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되는 부분이다. 

즉 경영권이 최 회장일가에서 덴티스트리로 이전된 후에도 바뀐 경영진의 주요 주주로 최 회장 일가가 남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공개매수 후에도 2대주주...…PEF "공동경영 아냐" 선그어 

공개매수 완료 후 최 회장의 거취도 주목되는 점이다. 행동주의펀드 KCGI는 앞서 오스템임플란트의 저평가가 지배구조 문제라고 지적하며 최 회장의 퇴진과 경영일선에서 아예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PEF는 지배구조 문제에 동감하면서도 최 회장과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PEF 공개매수가 마무리되면 최 회장은 여전히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9.6%를 보유한 2대주주로 남게 된다. 또 이사회 중 2명의 이사(사외이사 포함)를 후보자를 지명할 수 있고 1인은 PEF와 합의하에 지명하며, 일정한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의결권을 공동행사 할 수 있다. 

직접적 참여가 아니더라도 회사의 주요 사항을 결정하는 이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대규모 횡령사건으로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문제가 불거지면서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위협이 이어지자 최 회장이 경영의 끈을 아예 놓지 않는 선에서 차후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다시 행사할 가능성이 있는 최적의 조건으로 PEF와 손잡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PEF 측은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인수는 경영권 행사가 주목적으로 공개매수가 완료되면 경영권은 PEF에 있다"고 말했다. 이사회 과반(4명)을 PEF가 장악하고 있는 만큼 실질적으로 공동경영권을 가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 회장의 직접적인 경영간섭은 제한한다는 취지다. 다만 최 회장의 전문성과 치과의사들 사이에서의 인맥 등을 인정해 협력 관계를 유지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PEF 관계자는 "최 회장이 임플란트 분야의 R&D 전문가이며 영업이 필요한 치과 의사들 사이에서 높은 영향력이 있어 협력관계로 서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PEF 측은 또 오스템임플란트의 저평가가 거버넌스만의 문제는 아니며, 디지털 전환과 미국 시장 진출을 통한 지속 성장을 위해 7년 이상의 장기 투자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PEF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는 최근 덴탈업계 화두인 디지털 전환이 매우 미흡해 이를 위한 솔루션 개발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중국시장 의존도가 높은 것도 리스크가 큰 부분으로 선진국 시장에 반드시 나가야 밸류(기업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내 영업시장 구축에 성공해야 장기적인 성장과 원하는 밸류 수준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많은 투자가 필요하고 시간도 오래 걸릴 수 있다. 때문에 단기적 이익은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는 게 PEF의 설명이다.

PEF 측은 "최소 7년 이상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우리 입장에서도) 굉장히 긴 호흡의 프로젝트이고 난이도도 높은 투자"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최 회장 일가가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배력을 다시 가져오지 않더라도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만큼 PEF와 손잡고 회사의 장기적 성장성에 베팅, 향후 잔여 지분과 BW 행사를 통해 추가적인 자본이득을 얻기 위한 목적이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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