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넷째 주 공모주 일정을 알아볼까요. 이번 주에는 LG CNS 이후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대어가 2건이나 기다리고 있어요. 디엔솔루션즈와 롯데글로벌로지스인데요. 두 곳은 상장공모 주식의 절반 이상이 기존 주주의 지분을 파는 형태인 구주매출이에요.디엔솔루션즈 몸값 5조 책정
먼저 디엔솔루션즈가 22일부터 수요예측을 시작해요. 디엔솔루션즈의 공모규모는 1조원을 넘어서고, 회사가 제시한 공모가를 적용하면 시가총액이 4조1004억~5조6633억원으로 예상돼요. 상장에 성공하면 올해 네번째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신입생인데요.
디엔솔루션즈는 공장에서 쓰이는 금속절삭기계나 자동화 장치 등을 만들어요. '기계를 만드는 기계'라고 볼 수 있어요. 이 회사는 대우중공업에서 태동해 두산그룹에서 사업을 본격화했어요. 그때는 인프라코어 산하에 있었고 이름은 '두산공작기계'였어요.
이후 2016년에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공작기계부문만 떼어 인수했고, 자동차 부품회사인 DN오토모티브에 지분을 모두 처분했어요. 그래서 지금 최대주주는 DN오토모티브가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인 지엠티홀딩스에요.
최대주주인 지엠티홀딩스는 이번 IPO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지분 일부를 팔 예정이에요. IPO를 할 때 신주만 찍어내는게 아니라 기존주주들이 갖고있는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파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를 구주매출이라고 불러요. 신주발행과 다르게 회사가 아닌 기존주주들의 주머니로 돈이 들어가죠. 지엠티홀딩스 뿐 아니라 산업은행, 스틱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PE 등 기관 투자자들의 지분도 구주매출에 포함돼요. 구주매출 비중은 56.8%로 신주 모집보다 많아요.
회사와 주관사가 제시한 공모가는 6만5000~8만9700원이에요. 작년 순이익에 비교회사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을 곱해 계산했어요. 공모가를 산출하기 위해 선정한 비교기업은 해외 회사가 대부분이이에요. 독일 DMG모리, 일본 오쿠마, 화냑 그리고 국내 기업 LS일렉트릭이 있어요. 디엔솔루션즈는 해외기업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국가별 증권시장의 밸류에이션 차이가 존재하지만 실질적으로 비교대상으로 삼을만한 국내 기업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어요.
회사는 해외 IR에도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고 해요. 주관사단엔 국내 증권사 뿐 아니라 UBS와 메릴린치도 있어요.
작년 매출액을 2조112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6% 증가했어요. 반면 영업이익은 6% 감소한 4104억원을 기록했고, 순이익도 2991억원으로 7% 줄었어요. '롯데택배' 롯데글로벌로지스도 수요예측
코스피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회사가 한 곳 더 있는데요. 바로 롯데그룹의 물류 계열사 롯데글로벌로지스에요. 우리에겐 롯데택배로 익숙하죠.
이 회사도 구주매출 비중이 상당한데요. 총 공모주식 가운데 절반이 구주매출이에요. 이번 IPO 과정에서 지분을 모두 매각하는 기관은 에이치PE라는 사모펀드에요. 에이치PE는 LLH라는 유한회사를 세워 지분 22%를 매입했어요.
최대주주인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갖고있는 구주를 팔지 않기로 했어요. 롯데지주가 가진 37.78%(공모 후 기준), L제2투자회사 지분 11.63%, 호텔롯데 지분 8.92% 등은 모두 상장 후 6개월간 팔지 못하도록 묶어놓기로했어요.
롯데글로벌로지스는 IPO를 상당히 오래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에이치PE가 2017년 투자를 집행하면서 맺은 계약 영향이 커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상장에 실패할 경우 롯데그룹은 LLH가 갖고있는 지분을 모두 인수해야 해요.
또 경영실적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LLH쪽에서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계약도 맺었어요. 풋옵션은 갖고있는 주식을 특정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에요.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회사 실적이 안 좋아지면서 LLH가 주당 5만720원으로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게 된 상태에요. 더욱이 공모가가 주당 5만720원에 못미칠 경우 최대주주인 롯데그룹이 LLH에 그 차액을 보전해주기로 했어요.
이 계약 조건 때문에 롯데그룹이 공모가를 높게 잡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는데요. 의외로 욕심을 부리지 않았아요. 희망 공모가 범위는 1만1500~1만3500원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4789억~5622억원이에요. 에이치PE에게 투자금을 받을 당시 인정받은 몸값이 9000억원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비해서도 한참 낮아요. 만약에 공모가가 1만1500원으로 정해진다면 롯데그룹(롯데지주·호텔롯데)이 물어줘야 하는 돈은 약 2900억원에 달해요. 롯데그룹에 이번 수요예측 결과가 중요한 이유에요.
공모가 산정 방식을 살펴보면 국내 물류 경쟁사인 CJ대한통운, 한진을 비교기업으로 선택했어요. 이들의 평균 상각전 영업이익(EV/EBITDA) 6.4배에 회사의 작년 영업이익을 곱해 공모가를 산출했어요.
회사는 300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쓰고 나머지 550억원은 스마트 물류 구축 등 시설 자금에 쓰고 자회사 운영에 사용하기로 했어요.
작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1%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대폭 늘었어요.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41% 증가한 902억원을 기록했고, 순이익도 173% 늘어난 405억원으로 집계됐어요.
이밖에도 △항암제 개발회사 이뮨온시아 △필러 회사 바이오비쥬 △3D 프린팅 회사 링크솔루션 등도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해 수요예측 문을 두드릴 예정이에요.
청약도 두 건이 대기 중이에요. 지난 주 수요예측을 끝낸 나우로보틱스는 22일 공모가를 확정한 다음 24~25일 이틀 간 대신증권, 아이엠증권을 통해 청약을 접수받아요. 원일티엔아이는 22일 수요예측을 마치고 마찬가지로 24일부터 청약 신청을 받아요. NH투자증권을 통해 청약 신청이 가능해요.

*공모주 수요예측 및 청약 일정은 증권신고서 중요내용 정정으로 인한 효력 발생 연기 시 미뤄질 수 있어요.
*공시줍줍의 모든 내용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분석일 뿐 투자 권유 또는 주식가치 상승 및 하락을 보장하는 의미를 담고 있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