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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매파본색…내년 금리인하 기대 다시 옅어졌다

  • 2023.09.23(토) 07:00

[서학개미 브리핑]
매파적 금리 동결…연내 추가 인상 시사
내년 전망치는 상향…고금리 유지 가능성

또 섣부른 기대였을까. 미국의 통화 긴축 기조가 시장의 기대와 달리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색채를 드러냄과 동시에 긴축 종료에 대한 기대감을 눈에 띄게 약화시켰다.

미국의 고금리 유지 소식은 미국 국채 금리 상승 등 전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더불어 최근 주식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오른 국제유가 상승 압력을 키우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픽=비즈워치

일단 금리 동결…연말까지 한 번 더 올린다

연준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9~20일 개최한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5.25~5.50%로 유지했다. 지난 6월에 이어 또다시 동결로 결론 내린 것으로, 시장 예상과 일치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회의 직전 금리 동결 확률은 99%였다.

이번 FOMC는 당장의 금리 조정 결과보다는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태도를 엿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런 점에서 FOMC 회의에 참석한 연준 위원들이 생각하는 적정 금리 수준을 나타내는 점도표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됐다.

점도표를 보면 중간값 기준으로 올해 말까지의 금리는 5.6%로 6월과 동일하게 유지됐다. 현재 금리를 고려하면 연내 금리를 한 번 더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6월 FOMC 당시 점도표와 달라진 점은 앞서 5.6% 이상의 금리를 전망한 위원이 3명이었던 반면 이번에는 아예 없었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회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소멸했다"며 "연준은 기존과 동일하게 1회 추가 금리 인상 여지를 남기면서 금융시장 내에 최소한의 긴장감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이와 함께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에서 2.1%로, 내년 추정치는 1.1%에서 1.5%로 높였다. 실업률 전망치의 경우 올해는 4.1%에서 3.8%로, 내년 추정치는 4.5%에서 4.1%로 낮췄다. 이는 내년 미국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금리 인하 기대 후퇴…고금리 당분간 유지할 듯

시장이 가장 주목한 것은 내년 점도표다. 연준이 금리 인하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일각의 기대와는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내년 말 금리 전망은 4.6%에서 5.1%로 오히려 상향됐고 2025년 역시 3.4%에서 3.9%로 0.5%포인트 높아졌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한 내년 금리 인하 폭 전망이 1%포인트(0.25%포인트 기준 4회)에서 0.5%포인트(2회)로 절반이나 축소된 것이다. 

여기에 연준 수장인 제롬 파월 의장은 "언젠가 어느 시점에 금리 인하가 적절한 시기가 오겠지만 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는 애매모호한 답변을 내놓으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과 관련한 발언을 기대했던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FOMC 결과가 나온 뒤 달러인덱스와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은 이런 시장 분위기를 반영한다. 최근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 중 하나인 유가 상승 압력도 커질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내년 금리 인하 시점과 그 폭이 유동적이라고 본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리 상승 동인은 연준 때문만은 아니었다"며 "성장률과 채권 발행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지금 미국 정치권에서 진행되고 있는 내년도 예산안 협상 이슈가 일단락된 이후에는 금리가 하향 안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 유지 기간은 결국 미국 경제 체력과 직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신이 생기기 전까지 매파적인 태도를 유지하려 할 가능성이 큰 만큼 내년 금리 인하 시점은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게 되면 통화정책이 변경될 여지도 다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높은 금리 수준보다 미국 경제 체력이 얼마나 강한지가 고금리 유지 기간을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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